
레전드바이오텍(Legend Biotech)이 최고경영자(CEO)의 갑작스러운 사임과 함께 임시 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회사는 주력 제품인 다발골수종 CAR-T 치료제 ‘카빅티(Carvykti)’의 사업을 이끌어온 앨런 배시(Alan Bash)를 임시 CEO로 선임하고 영구 후임자 물색에 착수했다. 카빅티를 둘러싼 경쟁 압력과 중·후기 임상 파이프라인 부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영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새 지도부의 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레전드바이오텍은 잉 황(Ying Huang) CEO가 사임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자료에 따르면 회사 이사회는 황 CEO의 사임 통보 이후인 23일 배시를 임시 CEO로 선임했다. 현재 영구 후임자를 선정하기 위한 포괄적인 탐색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회사는 황 CEO의 사임이 회사의 운영이나 정책, 관행, 재무제표 또는 재무보고 내부통제와 관련된 의견 차이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황 CEO는 원활한 업무 인계를 지원하기 위해 오는 8월까지 회사 고문으로 남을 예정이다.
황 CEO는 레전드바이오텍에서 7년간 재직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2020년 CEO로 선임됐으며, 당시 창업자인 장팡량(Fangliang Zhang) 박사가 중국에서 세관 관련 조사를 받으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회사를 이끌었다. 장 박사는 당국이 기소 없이 조사를 종결한 이후인 2022년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했다.
장 의장은 성명을 통해 “황 CEO의 리더십과 헌신, 지난 7년간 레전드바이오텍에 기여한 점에 감사한다”며 “그가 재임하는 동안 레전드바이오텍은 선구적인 세포치료제 기업에서 탄탄한 상업적 기반과 차별화된 혁신 플랫폼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번 경영진 교체는 2022년 공동창업자이자 전 최고과학책임자(CSO)인 프랭크 판(Frank Fan) 박사와의 결별 과정과는 다른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당시 양측의 갈등은 소송으로 이어졌지만, 이번에는 전임 CEO가 일정 기간 고문으로 남아 경영 인계를 지원하는 방식이 선택됐다.
임시 CEO를 맡은 배시는 2024년 카빅티 부문 사장으로 레전드바이오텍에 합류했다. 그는 존슨앤드존슨(J&J)과 공동으로 사업화하고 있는 다발골수종 CAR-T 치료제 카빅티를 중심으로 회사의 상업 부문을 관리해 왔다. 카빅티가 레전드바이오텍 사업의 핵심 수익원이라는 점에서 제품과 상업화 전략을 이해하는 경영진을 임시 수장으로 선임해 사업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배시 임시 CEO가 사업 전반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실행력을 유지하는 한편, 상업·임상·운영 부문의 우선 과제를 추진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시 임시 CEO가 이끌게 된 레전드바이오텍은 최근 2년여 동안 카빅티의 경쟁 환경 변화와 중국 연계 사업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에 직면해 왔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CAR-T 후보물질 ‘아니토-셀(anito-cel)’과 J&J가 개발 중인 이중특이항체 병용요법 등이 잠재적인 경쟁 치료제로 부상하면서 회사 주가는 지난 2월 수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레전드바이오텍은 이후 차세대 파이프라인의 초기 임상 결과를 통해 반등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회사가 2026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공개한 CD19·CD20 이중표적 생체 내(in vivo) CAR-T 치료제 ‘LB2501’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전치료 경험이 있는 B세포 비호지킨림프종 환자 가운데 최고 용량을 투여받은 6명에서 객관적반응률 100%, 완전반응률 83.3%가 관찰됐다.
해당 용량군에서는 중대한 이상반응이나 신경독성이 보고되지 않았다. 이 결과가 공개된 이후 레전드바이오텍 주가는 6월 초 상승했지만, 이후 다시 ASCO 이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카빅티의 시장 지위와 중·후기 단계 파이프라인 부족에 대한 우려가 재차 부각된 결과다.
카빅티의 제품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J&J는 지난 15일 카빅티가 또다시 분기 기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실적은 시장 분석가들의 예상치에 대체로 부합했지만, 같은 날 레전드바이오텍 주가는 10% 하락했다.
J&J가 다발골수종 치료 영역에서 여러 이중특이항체 병용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카빅티의 장기적인 시장 위치를 둘러싼 변수로 꼽힌다. 제니퍼 타우버트 J&J 혁신의약품 부문 글로벌 의장은 당시 실적 발표에서 기성품 형태로 투여할 수 있는 ‘텍베일리(Tecvayli)’와 ‘다잘렉스(Darzalex)’ 병용요법이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다발골수종에서 완치 가능성을 지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시가 임시 CEO로 선임된 23일에는 J&J가 텍베일리와 ‘탈베이(Talvey)’ 이중특이항체 병용요법의 임상 결과도 공개했다. J&J에 따르면 두 T세포 관여 항체의 병용요법은 초기 치료 단계의 다발골수종에서 표준치료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89%, 전체 사망 위험을 62% 낮췄다.
카빅티와 J&J의 이중특이항체 병용요법은 치료 방식과 환자 접근성에서 차이가 있지만, 다발골수종 치료 순서가 재편될 경우 환자군을 두고 영향을 주고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레전드바이오텍의 차기 CEO는 카빅티의 상업적 성장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변화하는 경쟁 구도에 대응하고,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후속 파이프라인을 진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번 임시 CEO 선임으로 단기적인 경영 공백을 메울 체계는 마련됐다. 다만 영구 후임자 선임 시점과 카빅티 이후의 성장 전략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레전드바이오텍의 차기 지도부가 주력 제품 의존도를 완화하고 후속 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사업 성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경영 체제 전환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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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바이오텍(Legend Biotech)이 최고경영자(CEO)의 갑작스러운 사임과 함께 임시 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회사는 주력 제품인 다발골수종 CAR-T 치료제 ‘카빅티(Carvykti)’의 사업을 이끌어온 앨런 배시(Alan Bash)를 임시 CEO로 선임하고 영구 후임자 물색에 착수했다. 카빅티를 둘러싼 경쟁 압력과 중·후기 임상 파이프라인 부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영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새 지도부의 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레전드바이오텍은 잉 황(Ying Huang) CEO가 사임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자료에 따르면 회사 이사회는 황 CEO의 사임 통보 이후인 23일 배시를 임시 CEO로 선임했다. 현재 영구 후임자를 선정하기 위한 포괄적인 탐색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회사는 황 CEO의 사임이 회사의 운영이나 정책, 관행, 재무제표 또는 재무보고 내부통제와 관련된 의견 차이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황 CEO는 원활한 업무 인계를 지원하기 위해 오는 8월까지 회사 고문으로 남을 예정이다.
황 CEO는 레전드바이오텍에서 7년간 재직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2020년 CEO로 선임됐으며, 당시 창업자인 장팡량(Fangliang Zhang) 박사가 중국에서 세관 관련 조사를 받으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회사를 이끌었다. 장 박사는 당국이 기소 없이 조사를 종결한 이후인 2022년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했다.
장 의장은 성명을 통해 “황 CEO의 리더십과 헌신, 지난 7년간 레전드바이오텍에 기여한 점에 감사한다”며 “그가 재임하는 동안 레전드바이오텍은 선구적인 세포치료제 기업에서 탄탄한 상업적 기반과 차별화된 혁신 플랫폼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번 경영진 교체는 2022년 공동창업자이자 전 최고과학책임자(CSO)인 프랭크 판(Frank Fan) 박사와의 결별 과정과는 다른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당시 양측의 갈등은 소송으로 이어졌지만, 이번에는 전임 CEO가 일정 기간 고문으로 남아 경영 인계를 지원하는 방식이 선택됐다.
임시 CEO를 맡은 배시는 2024년 카빅티 부문 사장으로 레전드바이오텍에 합류했다. 그는 존슨앤드존슨(J&J)과 공동으로 사업화하고 있는 다발골수종 CAR-T 치료제 카빅티를 중심으로 회사의 상업 부문을 관리해 왔다. 카빅티가 레전드바이오텍 사업의 핵심 수익원이라는 점에서 제품과 상업화 전략을 이해하는 경영진을 임시 수장으로 선임해 사업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배시 임시 CEO가 사업 전반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실행력을 유지하는 한편, 상업·임상·운영 부문의 우선 과제를 추진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시 임시 CEO가 이끌게 된 레전드바이오텍은 최근 2년여 동안 카빅티의 경쟁 환경 변화와 중국 연계 사업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에 직면해 왔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CAR-T 후보물질 ‘아니토-셀(anito-cel)’과 J&J가 개발 중인 이중특이항체 병용요법 등이 잠재적인 경쟁 치료제로 부상하면서 회사 주가는 지난 2월 수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레전드바이오텍은 이후 차세대 파이프라인의 초기 임상 결과를 통해 반등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회사가 2026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공개한 CD19·CD20 이중표적 생체 내(in vivo) CAR-T 치료제 ‘LB2501’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전치료 경험이 있는 B세포 비호지킨림프종 환자 가운데 최고 용량을 투여받은 6명에서 객관적반응률 100%, 완전반응률 83.3%가 관찰됐다.
해당 용량군에서는 중대한 이상반응이나 신경독성이 보고되지 않았다. 이 결과가 공개된 이후 레전드바이오텍 주가는 6월 초 상승했지만, 이후 다시 ASCO 이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카빅티의 시장 지위와 중·후기 단계 파이프라인 부족에 대한 우려가 재차 부각된 결과다.
카빅티의 제품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J&J는 지난 15일 카빅티가 또다시 분기 기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실적은 시장 분석가들의 예상치에 대체로 부합했지만, 같은 날 레전드바이오텍 주가는 10% 하락했다.
J&J가 다발골수종 치료 영역에서 여러 이중특이항체 병용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카빅티의 장기적인 시장 위치를 둘러싼 변수로 꼽힌다. 제니퍼 타우버트 J&J 혁신의약품 부문 글로벌 의장은 당시 실적 발표에서 기성품 형태로 투여할 수 있는 ‘텍베일리(Tecvayli)’와 ‘다잘렉스(Darzalex)’ 병용요법이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다발골수종에서 완치 가능성을 지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시가 임시 CEO로 선임된 23일에는 J&J가 텍베일리와 ‘탈베이(Talvey)’ 이중특이항체 병용요법의 임상 결과도 공개했다. J&J에 따르면 두 T세포 관여 항체의 병용요법은 초기 치료 단계의 다발골수종에서 표준치료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89%, 전체 사망 위험을 62% 낮췄다.
카빅티와 J&J의 이중특이항체 병용요법은 치료 방식과 환자 접근성에서 차이가 있지만, 다발골수종 치료 순서가 재편될 경우 환자군을 두고 영향을 주고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레전드바이오텍의 차기 CEO는 카빅티의 상업적 성장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변화하는 경쟁 구도에 대응하고,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후속 파이프라인을 진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번 임시 CEO 선임으로 단기적인 경영 공백을 메울 체계는 마련됐다. 다만 영구 후임자 선임 시점과 카빅티 이후의 성장 전략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레전드바이오텍의 차기 지도부가 주력 제품 의존도를 완화하고 후속 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사업 성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경영 체제 전환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