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뷰티 기업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브라질 국빈 방문을 계기로 통관·인허가 개선과 현지 유통망 확대를 추진하며 중남미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28일(현지시간)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는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이상목 사장과 에이피알 김병훈 대표, 구다이글로벌 천주혁 대표, 실리콘투 김성운 대표가 참석했다. 이들 기업은 26일부터 29일까지 이어지는 이 대통령의 브라질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현지 기업들과 교역 확대 및 시장 진출 방안을 논의했다.
경제사절단 15곳 중 4개사가 뷰티
이번 국빈 방문에 동행한 국내 기업 15곳 가운데 K-뷰티 관련 기업은 아모레퍼시픽, 에이피알, 구다이글로벌, 실리콘투 등 4곳이다. 그간 정상외교에 동행한 화장품 기업이 대형사 위주로 구성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에이피알과 구다이글로벌, 실리콘투의 합류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에이피알은 메디큐브와 뷰티 디바이스를 앞세워 신흥 뷰티 강자로 성장했고, 구다이글로벌은 조선미녀에 이어 티르티르와 스킨1004 등 해외에서 성장한 인디 브랜드를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대형 브랜드사부터 신흥 기업, 유통사로 이어지는 최근의 다변화된 K-뷰티 수출 구조가 사절단에 폭넓게 반영됐다.
이들 4개사는 거대 내수 시장을 갖춘 브라질을 중남미 공략의 교두보로 삼고 현지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브라질 현지 드러그스토어와 멀티브랜드숍을 통해 미쟝센, 려 등 헤어케어 제품을 주력으로 유통망을 구축했다. 라네즈 역시 멕시코, 칠레 등에 이어 브라질과 페루로 판매 지역을 넓혔다.
신흥 주자들도 현지 채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하반기 브라질에 메디큐브를 선보인 이후 멕시코 세포라 입점 등 중남미 14개국으로 온오프라인 채널을 확장했다. 구다이글로벌은 세포라 브라질을 통해 주요 브랜드 판매를 개시했으며 향후 인접국 진출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멕시코 법인을 가동한 실리콘투는 연내 브라질 법인 설립을 목표로 현지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미국·유럽 이을 신시장 확보 총력
이 대통령은 27일 브라질 대통령관저에서 룰라 브라질 대통령과의 공동언론발표에서 "브라질 내 K-컬처에 대한 높은 관심에 맞춰 K-뷰티와 K-푸드가 널리 소개되고, 브라질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가 정상외교에 K-뷰티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화장품 수출의 빠른 증가세가 자리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K-뷰티 수출 성과 제고 및 확산 방안'을 확정하고 2030년 화장품 수출 150억 달러, 수출 중소기업 1만개사, 세계 화장품 수출 2강 진입을 목표로 제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7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3% 증가했다. 연간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수출액은 114억 달러다. 상반기와 같은 수출 규모가 하반기에도 이어지면 올해 연간 수출액은 140억 달러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150억 달러 목표가 내년 중 조기 달성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는 미국과 유럽에서의 수출 증가 덕분이다. 올해 상반기 미국 수출액은 14억5000만 달러로 41.5% 증가해 전체 화장품 수출의 20.7%를 차지했다. 유럽 주요국에서는 폴란드가 72.8%, 영국이 150.6%, 네덜란드가 220.4%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은 프랑스를 비롯한 기존 화장품 강국의 브랜드가 주요 유통망과 소비자 인지도를 확보한 성숙 시장"이라며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미국·유럽 내 입지를 넓히는 동시에 브라질 등 진출 초기 시장을 선제적으로 개척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3위 시장인데 한국 수출은 32위
국내 뷰티 기업들이 브라질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2억1000만 명의 내수시장과 인접국으로 이어지는 확장성에 있다. 브라질화장품산업협회에 따르면 2024년 브라질의 화장품·위생용품·향수 소비시장 규모는 374억 달러로 세계 시장의 5.8%를 차지했다.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시장이다.
브라질로의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2020년 518만 달러에서 지난해 5430만 달러로 5년 동안 10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브라질은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 대상 207개국 가운데 32위에 머물러 시장 규모와 국내 기업의 진출 수준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격이 있다.
브라질 시장은 진입이 만만치 않은 곳으로 꼽힌다. 브라질 위생감시청(ANVISA) 화장품·위생용품국 줄세마라 그레셀리즈 올리베이라 보건규제 전문관은 "제품의 사용 부위와 위험도 분류를 명확히 확인하는 것부터 성분·효능 입증, 라벨링의 적합성까지 전 과정에 걸쳐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며 "단순히 서류만 보완해서는 시장 진입이 어려우며 제품 개발과 원료 선택 단계부터 브라질 기준을 반영한 총체적인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와 ANVISA가 공동 개최한 웨비나에서 강조했다.
해외 기업은 ANVISA에 제품을 직접 등록·신고할 수 없고, 기업운영허가(AFE)를 보유한 브라질 수입업체가 인허가와 판매 후 안전관리 책임을 맡는다. 인허가와 유통을 함께 담당할 현지 파트너를 확보해야 하는 데다 수입비용도 높다. 코트라에 따르면 스킨케어 등 HS코드 3304 품목의 수입관세율은 18%이며, 각종 세금과 ANVISA 인허가·통관 비용이 더해지면 현지 가격이 원가의 2~3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
정부가 이번 경제사절단 순방에서 통관·인허가 부담 완화와 현지 파트너 및 판로 확보에 지원 초점을 맞춘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27일 룰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 화장품의 브라질 진출을 위한 통관·인허가 절차 개선을 직접 요청했다. 같은 날 중소벤처기업부는 회원사들이 현지 화장품 총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브라질화장품산업협회와 기업 정보 교류·공동 연구개발 및 생산을, 메르카도리브레와 유망 브랜드 발굴·입점·판촉 지원을 각각 협의했다.
업계는 이번 정상외교와 부처 간 협력을 통해 현지 통관 및 유통 장벽 완화의 기반이 마련된 만큼, 향후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중남미 시장 진출과 안착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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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기업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브라질 국빈 방문을 계기로 통관·인허가 개선과 현지 유통망 확대를 추진하며 중남미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28일(현지시간)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는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이상목 사장과 에이피알 김병훈 대표, 구다이글로벌 천주혁 대표, 실리콘투 김성운 대표가 참석했다. 이들 기업은 26일부터 29일까지 이어지는 이 대통령의 브라질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현지 기업들과 교역 확대 및 시장 진출 방안을 논의했다.
경제사절단 15곳 중 4개사가 뷰티
이번 국빈 방문에 동행한 국내 기업 15곳 가운데 K-뷰티 관련 기업은 아모레퍼시픽, 에이피알, 구다이글로벌, 실리콘투 등 4곳이다. 그간 정상외교에 동행한 화장품 기업이 대형사 위주로 구성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에이피알과 구다이글로벌, 실리콘투의 합류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에이피알은 메디큐브와 뷰티 디바이스를 앞세워 신흥 뷰티 강자로 성장했고, 구다이글로벌은 조선미녀에 이어 티르티르와 스킨1004 등 해외에서 성장한 인디 브랜드를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대형 브랜드사부터 신흥 기업, 유통사로 이어지는 최근의 다변화된 K-뷰티 수출 구조가 사절단에 폭넓게 반영됐다.
이들 4개사는 거대 내수 시장을 갖춘 브라질을 중남미 공략의 교두보로 삼고 현지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브라질 현지 드러그스토어와 멀티브랜드숍을 통해 미쟝센, 려 등 헤어케어 제품을 주력으로 유통망을 구축했다. 라네즈 역시 멕시코, 칠레 등에 이어 브라질과 페루로 판매 지역을 넓혔다.
신흥 주자들도 현지 채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하반기 브라질에 메디큐브를 선보인 이후 멕시코 세포라 입점 등 중남미 14개국으로 온오프라인 채널을 확장했다. 구다이글로벌은 세포라 브라질을 통해 주요 브랜드 판매를 개시했으며 향후 인접국 진출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멕시코 법인을 가동한 실리콘투는 연내 브라질 법인 설립을 목표로 현지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미국·유럽 이을 신시장 확보 총력
이 대통령은 27일 브라질 대통령관저에서 룰라 브라질 대통령과의 공동언론발표에서 "브라질 내 K-컬처에 대한 높은 관심에 맞춰 K-뷰티와 K-푸드가 널리 소개되고, 브라질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가 정상외교에 K-뷰티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화장품 수출의 빠른 증가세가 자리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K-뷰티 수출 성과 제고 및 확산 방안'을 확정하고 2030년 화장품 수출 150억 달러, 수출 중소기업 1만개사, 세계 화장품 수출 2강 진입을 목표로 제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7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3% 증가했다. 연간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수출액은 114억 달러다. 상반기와 같은 수출 규모가 하반기에도 이어지면 올해 연간 수출액은 140억 달러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150억 달러 목표가 내년 중 조기 달성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는 미국과 유럽에서의 수출 증가 덕분이다. 올해 상반기 미국 수출액은 14억5000만 달러로 41.5% 증가해 전체 화장품 수출의 20.7%를 차지했다. 유럽 주요국에서는 폴란드가 72.8%, 영국이 150.6%, 네덜란드가 220.4%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은 프랑스를 비롯한 기존 화장품 강국의 브랜드가 주요 유통망과 소비자 인지도를 확보한 성숙 시장"이라며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미국·유럽 내 입지를 넓히는 동시에 브라질 등 진출 초기 시장을 선제적으로 개척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3위 시장인데 한국 수출은 32위
국내 뷰티 기업들이 브라질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2억1000만 명의 내수시장과 인접국으로 이어지는 확장성에 있다. 브라질화장품산업협회에 따르면 2024년 브라질의 화장품·위생용품·향수 소비시장 규모는 374억 달러로 세계 시장의 5.8%를 차지했다.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시장이다.
브라질로의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2020년 518만 달러에서 지난해 5430만 달러로 5년 동안 10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브라질은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 대상 207개국 가운데 32위에 머물러 시장 규모와 국내 기업의 진출 수준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격이 있다.
브라질 시장은 진입이 만만치 않은 곳으로 꼽힌다. 브라질 위생감시청(ANVISA) 화장품·위생용품국 줄세마라 그레셀리즈 올리베이라 보건규제 전문관은 "제품의 사용 부위와 위험도 분류를 명확히 확인하는 것부터 성분·효능 입증, 라벨링의 적합성까지 전 과정에 걸쳐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며 "단순히 서류만 보완해서는 시장 진입이 어려우며 제품 개발과 원료 선택 단계부터 브라질 기준을 반영한 총체적인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와 ANVISA가 공동 개최한 웨비나에서 강조했다.
해외 기업은 ANVISA에 제품을 직접 등록·신고할 수 없고, 기업운영허가(AFE)를 보유한 브라질 수입업체가 인허가와 판매 후 안전관리 책임을 맡는다. 인허가와 유통을 함께 담당할 현지 파트너를 확보해야 하는 데다 수입비용도 높다. 코트라에 따르면 스킨케어 등 HS코드 3304 품목의 수입관세율은 18%이며, 각종 세금과 ANVISA 인허가·통관 비용이 더해지면 현지 가격이 원가의 2~3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
정부가 이번 경제사절단 순방에서 통관·인허가 부담 완화와 현지 파트너 및 판로 확보에 지원 초점을 맞춘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27일 룰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 화장품의 브라질 진출을 위한 통관·인허가 절차 개선을 직접 요청했다. 같은 날 중소벤처기업부는 회원사들이 현지 화장품 총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브라질화장품산업협회와 기업 정보 교류·공동 연구개발 및 생산을, 메르카도리브레와 유망 브랜드 발굴·입점·판촉 지원을 각각 협의했다.
업계는 이번 정상외교와 부처 간 협력을 통해 현지 통관 및 유통 장벽 완화의 기반이 마련된 만큼, 향후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중남미 시장 진출과 안착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