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약사·의사들도 업권 갈등 조짐
AMA "약사가 피임약 등 취급 거부하면 내가 하리"
입력 2005.06.21 19:22 수정 2005.06.21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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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최근 약사와 의사간 업권 갈등(?)이 불거질 조짐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0일 일리노이州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의사회(AMA) 연례 대의원총회에서 "피임약 등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의 판매를 약사가 양심상의 사유로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고, 필요한 경우 의사에게도 피임약을 판매할 수 권한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요지의 결의문이 채택되었기 때문.

결의문에는 피임약을 취급하는 약국이 병원으로부터 반경 30마일 이내에 개설되어 있지 않을 경우 의사가 환자에게 피임약을 직접 제공할(dispense) 수 있도록 법적으로 허용해 줄 것과 약사측이 양심상 특정 의약품의 판매를 거부할 경우 곧바로 구입이 가능한 다른 약국을 소개해 줄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 등이 골자로 포함되어 있다.

아울러 의사회가 약사회측과 회동을 갖고, 이 문제에 대해 협의를 가질 것임을 시시하는 조항도 삽입됐다.

이와 관련, 최근 미국에서는 약사들의 개인적인 신념이나 종교적인 이유 등으로 인해 피임약의 판매를 거부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사회적 이슈화하고 있는 형편이다.

실제로 일부 약사들의 경우 수정된 난자가 자궁에 착상되지 못하도록 하는 기전을 지닌 '모닝 애프터 필'에 대해 "임신중절제와 다를 바 없다"며 취급을 꺼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약사가 소송을 제기당하는 사례까지 줄을 잇고 있을 정도.

이에 따라 일부 州에서는 약사가 도덕적·종교적 또는 개인적 신념 등의 사유로 특정 처방약의 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상정되어 법제화를 앞두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일리노이州의 로드 블라고예비치 주지사는 지난 4월 "약국은 응급피임약을 반드시 구비해야 하고, 원하는 환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법을 제정하기도 했었다.

뉴저지州에서 개원의로 활동 중인 피터 카멜 박사는 "우리가 약사의 전문직능에 대해 참견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둔다"고 말했다.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의약품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 의사들의 관심사라는 것.

카멜 박사는 "미국 의사회가 이 문제에 적극 대처해야 할 것이며, 개인적으로 양심에 거스르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약사는 환자에게 처방된 의약품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州에서 가정의로 활동하고 있는 매리 프랭크 박사는 표결에 앞서 가진 발언에서 "비단 피임약 뿐 아니라 정신질환 치료제나 통증 치료제 등의 경우에도 비슷한 대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약사회(APA)는 약사가 특정 처방약의 조제 및 판매를 거부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허용하되, 이 경우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의약품을 손에 넣을 권리를 보장해 주기 위해 다른 약국을 알선하게끔 하는 방식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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