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는 "무늬만" 의약품? 논란 재연
오히려 약물투여 배제하면 '의료사고' 반론도
입력 2005.07.19 20:06 수정 2005.07.19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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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울제는 "무늬만" 의약품?

영국의 한 연구팀이 16일 발간된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항우울제는 대부분 환자들에게 유의할만한 수준의 효과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항우울제 무용론을 제기하고 나서 또 다시 논란이 점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들이 의사로부터 항우울제를 처방받고 있는 데다 처방량이 지난 10여년 새 급증했던 것이 현실임을 상기할 때 눈길이 쏠리게 하는 대목.

화제의 보고서는 런던大 의대의 조안나 몬트리에프 박사·플리머스大 심리학과의 어빙 커시 교수 공동연구팀에 의해 작성된 것이다.

몬트리에프 박사는 "항우울제의 효능을 입증하고자 진행되었던 연구사례들을 검토한 결과 약물이 우울증을 눈에 띄게 완화시켜 주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기껏해야 항우울제들은 기분을 진정시키거나, 고양시켜 주었을 뿐이라는 것.

제약사들의 설명에도 불구, 우울증으로 규정지을 수 있는 생화학적 증상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몬트리에프 박사는 덧붙였다.

커시 박사도 "우울증은 개별환자들 자신이 알아서 대처해야 하는 증상인 만큼 약물치료가 필요없다고 본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그는 "6개 다빈도 처방 항우울제들과 관련한 연구사례 47건을 분석한 결과 80% 정도의 복용자들에게서 나타난 반응이 플라시보 복용群과 마찬가지였다(duplicated)"고 주장하는 연구논문을 지난 2002년 공개했던 장본인이다.

이들은 "결론적으로 중등도에서 중증에 이르는 우울증에 대해 항우울제를 1차적인 치료법으로 권고하고 있는 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정부에 건의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와는 별도로 미국에서도 최근 과연 항우울제가 안정환(安靜丸)인가를 묻는 견해가 고개를 들면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배우 톰 크루즈가 지난달 TV 프로그램 '투데이 쇼'에 출연해 공개적인 석상에서 항우울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는가 하면 매트 로어라는 여배우도 같은 프로그램에서 "도대체 우울증을 유발하는 뇌내 화학물질들의 불균형(chemical imbalances)이라는 것 자체를 있음을 입증하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는 후문.

심지어 톰 크루즈는 "정신의학(psychiatry)이라는 학문영역의 존재 자체를 믿지 않는다"고까지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몬트리에프 박사는 톰 크루즈의 발언에 대해 묻는 질문에 "전적으로 옳다"(absolutely right)고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미국 정신과의사협회(APA)의 대럴 레지어 학술위원장은 "몬트리에프 박사 등이 제기한 항우울제 무용론은 관련 연구사례들에 담긴 부정적인 측면만 취사선택해 부각시키고 있다"며 반론을 펼쳤다.

즉, 관련 연구사례들의 긍정적인 측면을 자의적으로 간과했을 뿐 아니라 잘못된 의미를 부여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

이제는 오히려 우울증 환자들에게 약물치료를 행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의료사고(medical malpractice)로 인식되고 있다고 레지어 박사는 지적했다.

레지어 박사는 "설령 항우울제 복용群과 플라시보 복용群 사이에 유의할만한 수준의 편차가 눈에 띄지 않았더라도 그것은 일부의 사례일 뿐이므로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경계 내부에서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의 전달기전을 변화시키는 작용을 발휘하는 항우울제들은 확실히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인 약물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몬트리에프 박사 등의 주장은 뇌를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보고 있으며, 따라서 중추신경계 질환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일부의 급진적인 견해에 불과하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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