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업 5년 약국은 여전히 힘들다
경영환경변화·제도개선 미비 ‘회의감 팽배’
입력 2005.06.29 10:33
수정 2005.06.30 07:31
의약분업 시행 5년차를 맞은 현재 약국가의 상황은 여전히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국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며 의약분업 제도 보완은 개선될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
본지가 의약분업 5년차를 맞아 형태별 약국운영의 현주소를 점검한 결과 직능에 대한 불안감과 제도자체에 대한 회의가 팽배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의약분업이후 약국환경은 약사의 자질과 환자에 대한 서비스보다는 약국 입지에 의해 크게 좌우되고 있다는 것이 약국가의 공통적인 목소리.
국민들의 의료이용 관행상 의료기관 인근에서 조제를 받는 경향이 강하다보니 병의원 인근에 약국들이 대거 몰려 있는 것이 현재 약국가의 현주소이다.
보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또 다른 한쪽에서는 환자 유치를 위해 의약품 가격경쟁에 나서다보니 약국가의 경영악화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
이에더해 최근에는 환자 본인부담금까지 할인해주는 경쟁까지 확산되고 있어 약사직능이 위협받고 있다.
약국경영의 성패가 입지에 따라 좌우되다보니 현재의 약국가는 양분돼 있다. 대형병원 또는 의료기관 인근에 소재해 처방전 수용에 의존하는 약국들과 하루에 평균 40건도 못되는 약국들로 갈라져 있는 것.
처방전 수용에 의존하는 약국들은 다른 약국에 환자들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무한경쟁을 하고 있으며, 동네약국들은 환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경영을 하고 있다.
약국가에서 시기를 받는 대상중의 하나인 이른바 ‘문전약국’들도 분업 초창기의 좋았던 시절이 다 지나갔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약사 1인당 조제건수 75건을 넘으면 수가가 삭감되는 ‘차등수가제’와 장기조제에 반영되던 의약품관리료의 비중이 줄어듬으로 인해 약국경영이 예전보다 못하다는 것.
반면, 동네약국의 입장에서는 대형병원 및 클릭닉인근 약국들의 처방전 수용경쟁의 여파로 환자 유치가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들중 일부는 의료기관 인근으로 이전해 처방전 수용을 위한 경쟁에 가세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약사회 내부의 갈등도 잠복단계를 넘어서 표면위로 부상할 움직임까지도 나타나고 있다.
약국경영 환경의 악화라는 요인외에도 의약분업 제도가 왜곡된 형태로 정착이 되어가는 것도 약국과 약사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약국가에서는 의약분업 초창기부터 대체조제 활성화와 성분명 처방을 요청하고 있지만 정부 의지 박약과 의료계의 반대로 단 한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행 약사법 상에서는 의사의 처방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대체조제’와 관련된 내용이 규정됐으나 ‘의사에 사후통보를 해야 한다’는 단서조항으로 인해 대체조제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이다.
대체조제가 불가능하다보니 약국가에서는 재고의약품이 쌓이게 되고 이는 결국 약국의 경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약사회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약국당 500만원이 넘는 재고의약품이 소진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대체조제가 불가능하다보니 약사직능을 바닥에 떨어진 상황이다. 약의 전문가라는 약사가 환자에게 투약할 적절한 약을 선정하지 못하고 오로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조제를 해야 하니 직능에 대한 회의심만 팽배해 있는 것이 약국가의 현실.
이로 인해 약국가에서는 약사들들 스스로 자신들을 ‘필 카운터(Pill Counter)라고 비하하기도 한다.
대체조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적극 유도했지만 그 기반이 측적된 현재까지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복지부는 의약분업 초창기때 대체조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동등성을 인정받은 품목이 적어도 2000품목이 넘어야 한다며 제약업체들을 독려했다.
그러나 생물학적동등성 인정품목이 3,000품목을 넘어섰지만 복지부는 대체조제와 관련해 제도를 개선할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약국 경영환경 변화와 제도 개선 미비로 인해 약국가는 의약분업 5년차를 맞고 있지만 분업이전의 호상황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