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거래 근절 못하면 공멸한다
제약-도매-약국-병원 기형구조속 진행, 장기안목서 떨쳐야
입력 2005.03.25 18:20
수정 2005.03.28 08:56
약업계에 음성거래 근절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약품 유통의 틀 속에 놓여 있는 제약사 도매업계 병의원 약국 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음성거래가 근절되지 않고 계속 이어질 경우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제는 노력을 통한 정상영업을 통해 찾을 것을 찾자는 것이다
실제 요양기관과 제약사 도매업소 사이에 의약품 납품을 둘러싼 음성거래가 폭넓게 퍼져 있다는 게 정설이다.
지금까지는 좁은 시장에 도매업소, 제약사가 난립하다 보니 자사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뤄지는 리베이트 등 음성거래가 일정부분 묵인돼 온 것이 사실. 또 이것이 영업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업계 전체 발전을 위해서나 개별 업소의 위험요인 제거와 발전을 위해서 안 된다는 것이다.
음성거래는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로 거론되는 부분이 뒷마진. 약국 13-14곳당 도매업소 1곳이라는 이해 못할 ‘기형적 구조’에 업을 차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생존의 법칙이 교묘히 결합되며 ‘현금’이 오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일부 업소에서는 일반약이 뒷마진의 한 수단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파악됨) 상황은 뒷마진을 제공하지 않으면 거래선을 확보할 수 없는 단계에까지 진행됐다는 것이 보편적인 진단이다.
액수도 만만치 않다는 업계의 분석이다. 거래선 매출액의 3%를 넘어 일부 업소에서는 5%에서 7%대까지 제공하고 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월 매출 20억이면 5% 경우 1억이 고스란히 건네지고 있는 것. 순이익 1%도 남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하소연하면서도 순이익의 수 배를 약국에 뒷 돈으로 건네주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 문제는 초연했던 도매상들도 어쩔 수 없이 나설 수 없는 구조(제공하지 않으면 당장 거래선이 끊기고 매출에 타격이 온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가 짜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정상영업을 하는 많은 약국들도 흔들리기는 마찬가지다.
뒷마진 부분에서는 현금은 아닐지라도, 비슷비슷한 수많은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는 제약사도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 보편적인 진단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일종의 비자금이 어디서 창출되는지는 파악되지는 않지만, 손해를 보면서 건네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보면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을 늘려 제약사로부터 인정을 받으려는 도매상과 달리 약국에서도 경영이 어렵다 보니 동참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는 약국도 더 힘들게 하는 것”이라며 “인정할 수 있는 회전일을 적용하고 제대로 된 도매상을 거래하며 뒷마진 부분을 없애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득이 된다고 본다. 이 부분에만 매달리며 매달리며 경영구조 개선 등에 나서지 않으면 후일 이 부분이 사라졌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지금까지는 큰 제제없이 통용됐지만, 의약분업 이후 계속했다면 이 액수도 만만치 않다. 앞으로 도매상과 약국의 세무부분에서 큰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많다.”고 진단했다.
병원을 둘러싼 음성거래도 마찬가지다. 도매상이 늘고, 제약사의 신제품도 쏟아지며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타 분야와 마찬가지로 거래선을 트기 위해 어느 정도는 통용의 여지가 있지만 성실한 영업으로 성장해 온 도매업소들이나 제약사들도 동참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
노력을 통한 영업을 바탕으로 창출한 거래선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단 번의 게임으로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는 양상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
일각에서 제약사 및 도매업소와 병의원의 결탁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통일원화를 통해 수그러들기는 했지만 병의원도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정부에서 시동을 걸고 있다는 것.
실제 모 도매상 경우 모 병원에 상당액수의 리베이트를 제공, 이 병원 소요의약품을 독식한 것이 알려지며 검찰이 회계장부를 압수,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몇몇 도매상과 제약사의 연관성이 드러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건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업소 뿐 아니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또 다른 인사는 “구조상 어느 정도는 인정될 수 있다고 본다. 또 이런 부분이 일거에 해소될 수는 없다. 문제는 그간 4대 법안에 치우쳤던 정부에서도 이 부분들이 일정부분 마무리되며 부정부패 척결에 나서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 이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는 올바른 틀을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움직일 경우 제대로 된 업소는 더욱 성장할 수 있고, 이렇지 않은 업소는 도태될 틀이 마련될 수 있다고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