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확보·동네약국 중심"…약 배송 확대 논란에 선 그은 복지부
"12월 단계적 검증 우선…안전성·동네약국 중심 검증 거칠 것"
약사회·시민사회 "사회적 합의 파기, 의료영리화" 전면 반발에 진화 나서
"비대면 복약지도 수가 인상 등 실효성 대책 고민…플랫폼 종속 없을 것"
입력 2026.09.04 06:00 수정 2026.09.0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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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순헌 보건의료정책관이 전문기자협의회 현안 질의에 답하고 있다.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오는 12월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앞두고 불거진 '약 배송 전면 확대' 논란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단계적 검증' 카드를 꺼내며 진화에 나섰다. 

전면 확대를 우려하며 전면 투쟁을 예고한 약사회와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을 의식한 듯, 주무 부처 국장이 직접 "12월 제한적 시행을 통해 안전성과 동네약국 중심의 시장 질서를 먼저 검증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섣부른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정부는 비대면진료 이용자의 의약품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장기적으로 약 배송 전면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한약사회를 비롯한 약사사회는 환자 안전과 약사의 전문적 역할, 기존의 사회적 합의 파기를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 무상의료운동본부 등 보건의료 시민사회단체들까지 가세해, 약 배송 확대가 플랫폼의 의료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궁극적으로 의료영리화·민영화를 촉진할 것이라며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서두르지 않고 '단계적 접근'을 밟겠다는 실무적 원칙을 분명히 하며 진화에 나섰다. 

곽순헌 보건의료정책관은 3일 전문기자협의회와의 현안 질의에서 약 배송 전면 확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곽 정책관은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아직 12월 제도 시행도 안 된 상태인 만큼, 시행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문제점이 없게끔 검증한 다음에 확대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그는 약 배송을 둘러싼 최대 쟁점으로 ‘안전성’과 ‘시장 질서’ 두 가지를 꼽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확대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첫 번째 쟁점인 안전성 문제에 대해서도 "약 배송 시 화상 통화 등 쌍방향 소통을 통한 대면 복약지도가 반드시 이뤄지도록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대면진료가 대면 진료의 보완인 것처럼, 약이 배송될 때도 철저한 비대면 복약지도가 필요하다"며 "실효성 있는 제도의 안착을 위해 복약지도 수가를 조금 더 올려주는 방향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 쟁점인 시장 질서 파괴 및 플랫폼 종속 우려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곽 정책관은 "약사회에서 대형 창고형 약국으로 처방이 대량 쏠릴 것을 우려하는데, 과거 원격진료 도입 시 대형병원 쏠림을 우려해 1차 의원 중심으로 묶었던 것과 똑같은 논리"라며 "약 배송 역시 당연히 동네약국 중심으로 가야 시장 질서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플랫폼 업체가 약국을 종속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약사에게 선택권이 주어지는 원칙하에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곽 정책관은 "12월에 법이 정한 제도를 먼저 시행해 보고, 안전성이나 시장 질서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다면 국민 편의를 위해 그때 확대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라며 "만약 문제가 생기면 교정해서 가야 한다. 준비가 한창인 상황에서 갑자기 전면 시행 법안이 통과돼 당장 시행하라고 하면 현장에 큰 혼란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복지부의 '단계적 검증론'이 들끓는 반대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한약사회는 현행 제한적 약 배송이 치열한 국회 논의를 거쳐 마련된 결과물인 만큼, 제도가 시행되기도 전에 정부가 '확대'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섣부르다는 입장이다. 현재 약사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복지부가 제안한 범부처 민관협의체 참여를 거부하는 등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보건의료 시민사회단체 역시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며, 플랫폼 산업 육성보다는 지역사회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이 먼저라고 맞서고 있다. 국회 내에서도 제도를 우선 시행해 실제 효과와 부작용을 확인한 뒤 확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복지부가 동네약국 중심, 플랫폼 종속 방지, 복약지도 수가 인상 등의 구체적인 카드를 꺼내며 약사회 달래기에 나선 가운데, 12월 제한적 제도 시행 전후로 얽히고설킨 각계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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