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AI 대전환 ⑧·끝] 지속 가능한 제약 AX 마지막 관문 '운영과 성과'
단순 도입 넘어 '전사 확산'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에이전트 관리가 핵심

인간 책임부터 위험 기반 관리까지… 규제 극복 위한 제약 특화 4대 거버넌스 원칙

"진짜 성과 남기는 기업만 생존"… 무한 순환하는 자생적 AI 실행 생태계 구축해야
입력 2026.09.04 06:00 수정 2026.09.0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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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편 연재 요약] 

지난 7회차에 걸쳐 본지는 제약 현장에서 겉도는 AI 혁신의 한계를 짚고, 이를 타개할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해왔다.

-1~2편: 개인의 활발한 챗봇 사용이 제약사의 공식 업무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뼈아픈 역설 진단

-3편: 글로벌 선도기업들의 전략을 분석하며 나아갈 방향성 설정

-4~5편: 실제 AI 적용 과제 선정 및 사람과 AI가 협력하는 워크플로우(Human+AI Workflow) 설계 방법론 제시

-6편: 설계를 바탕으로 실제 현장에서 비즈니스 가치를 확인하는 검증(PoC) 과정

-7편: 검증된 AI를 전사로 확산하고 내재화할 전담 조직 구성과 운영 리듬 점검

 

어디에 AI를 적용할지 정하고, 사람과 AI가 함께 일하는 구조를 설계하며, 현장 가치 검증과 전담 조직까지 모두 갖췄다면 이제 가장 중요하고도 마지막인 관문이 열린다. 수십, 수백 개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AI와 에이전트를 어떻게 통제하고 안전하게 운영하며, 궁극적인 사업 성과로 증명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다.

단순한 업무를 돕는 에이전트가 단 2~3개일 때는 담당 부서가 수작업으로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AI 혁신이 품질보증(QA), 인허가(RA), 약물감시(PV), 제조 공정 등 규제가 엄격한 전사 핵심 영역으로 확산되는 순간, 관리의 난이도는 차원이 달라진다. 누가 어떤 에이전트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 AI가 어떤 버전의 표준작업지침서(SOP)를 참조했는지, 결과물을 누가 승인했는지, 프롬프트나 워크플로우가 언제 변경되었는지, 나아가 모델 업데이트 시 시스템 검증(CSV)을 다시 해야 하는지 등 거대한 운영 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 

즉, 기업 내 AI 적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기술적 성능 자체보다 이를 제어하는 '운영 통제' 역량이 사업의 사활을 가르게 된다.

제약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AI 운영 거버넌스는 크게 네 가지 대원칙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인간 책임'이다. AI가 검색, 분석, 초안 작성 등의 업무를 훌륭히 수행하며 고도화된 자동화를 이룬다 하더라도, 이것이 곧 '책임의 자동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품질과 규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최종 결과는 반드시 사람이 검토하고 승인해야 한다는 원칙을 워크플로우 설계 단계부터 박아두어야 한다.

둘째는 '데이터 및 추적성'이다. 제약 업무에서는 도출된 답변이 단순히 맞는 것을 넘어 명확한 근거가 필수적이다. AI가 어떤 문서를 참고했는지 출처를 밝히고, 누가 어떻게 내용을 수정하고 최종 승인했는지 사용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의 이력이 낱낱이 시스템에 추적 가능하도록 기록되어야 한다.

셋째 원칙은 '위험 기반 관리'다. 단순한 회의록 정리 에이전트와 규제 기관 감사나 제조 품질 관리를 지원하는 에이전트의 위험 수준은 동일선상에 놓일 수 없다. 각 업무의 규제 리스크와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영향도에 따라 검토와 승인, 로그 기록, 시스템 검증, 변경 관리의 강도를 철저하게 차등 적용하는 위험 기반 운영이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라이프사이클 및 변경 관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AI는 한 번 검증했다고 끝나는 일회성 솔루션이 아니며, 사내 규정이 바뀌고 문서 지식베이스가 매일 갱신되며 프롬프트가 끝없이 수정된다. 모든 변화는 영향 평가, 테스트, 승인, 배포, 모니터링이라는 엄격한 라이프사이클 관리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결국 제약 AI 거버넌스는 권한 제어와 로그 기록 같은 '시스템 통제' 영역과 GMP 영향 판단 및 최종 승인이라는 '인간의 판단' 영역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만 진정으로 완성될 수 있다.

이러한 안전한 운영 체계를 완비했다면, 연재의 첫 번째 질문이었던 "AI 사용량은 늘었는데 왜 실질적인 업무 성과는 없는가"로 돌아가 분명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AI 도입의 성과는 더 이상 단순 로그인 횟수나 도입된 모델의 개수로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진정한 가치 실현은 현업이 실무에 이 기술을 활발히 채택해 사용하고 있는지, 문서 작성 등 반복 업무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었는지, 결재나 확인 절차 등 전체 업무 흐름이 단축되었는지, 휴먼 에러와 규제 누락이 감소했는지, 그리고 이 모든 요소가 종합되어 최종적으로 비용 절감이나 매출 증대라는 재무적 가치로 전환되었는지에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증명된다. 

기업은 이 성과 지표를 바탕으로 냉정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업무 효과가 큰 에이전트는 전사로 빠르게 확산하고, 잠재력은 있으나 활용도가 낮다면 교육과 사용자인터페이스(UX)를 개선해야 하며, 오류가 잦고 규제 위험이 높은 에이전트는 과감히 중단하거나 전면 재설계하는 결단력이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AI 운영은 단순히 더 많은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옥석을 가려 '성과 있는 진짜 AI'만을 현장에 남기는 치열한 과정이다.

'문제 발굴 → 방향 설정 → 과제 선정 → 워크플로우 설계 → 검증 → 조직 내재화 → 지속 운영 및 성과 창출'로 이어지는 이 거대한 실행 사이클은 한 번으로 끝나는 선형적인 프로젝트가 아니다. 

성과가 검증된 AI는 넓게 확산하고, 부족한 점은 개선하며, 효과가 없다면 과감히 폐기한 뒤 다시 새로운 업무 문제를 찾아 나서는 무한한 순환 구조다. 이 길고 험난한 여정을 제약사가 홀로 감당하기란 벅찬 과제지만, 다행히 시장에는 이를 지원할 강력한 도구와 전문 파트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앞서 취재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확인한 대안들은 '플랫폼과 거버넌스, 사람'의 유기적인 결합을 보여준다. 

복잡한 제약 특화 에이전트의 실행부터 기존 레거시 시스템 연계, 엄격한 보안 이력 관리까지 통제하는 통합 플랫폼인 아이티센클로잇의 '에이전트고(AgentGO)'와, 사람과 AI의 협업 워크플로우를 체계적으로 기획하고 성과 관리를 돕는 전문 솔루션인 베이글의 ’Vaple AI'가 현장에서 주목받는 대표적 사례다.

또한 베이글이 정의한 기업 내부에 자생적 역량이 뿌리내릴 때까지 현업의 시야를 열어주고 조직 내재화를 돕는 'AI Growth Partner' 역량이다. 이들의 방법론이 플랫폼과 맞물릴 때, 제약사의 AI 혁신은 단순한 외부 아웃소싱 의존을 넘어 기업 스스로 무한 순환할 수 있는 내재화를 이뤄낼 수 있다.

제약 산업에서 생성형 AI의 '도입' 여부를 묻는 시기는 이미 끝났다. 쏟아지는 기술의 홍수 속에서 어떤 기업은 화려한 챗봇의 표면적 기능에만 머물며 통제되지 않은 규제 리스크를 떠안은 채 도태될 것이고, 어떤 기업은 치밀한 워크플로우 설계와 강력한 운영 거버넌스를 무기 삼아 기존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압도적인 생산성과 사업적 격차를 벌려 나갈 것이다. 

지난 8회 차에 걸친 이 기획 연재가 짙은 안갯속에서 AI 혁신의 방향을 고민하는 대한민국 제약 산업에 실질적이고 흔들림 없는 나침반이 되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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