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통과 설사, 혈변 등으로 대표되는 장질환은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특히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으로 대표되는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IBD)은 일시적인 장염과 달리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질환이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염증성 장질환 치료 환경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스테로이드와 면역조절제를 중심으로 질환을 관리하던 시기를 지나 종양괴사인자(TNF)-α를 억제하는 생물학적제제가 치료에 본격적으로 사용됐고, 이후 IL-12/23과 IL-23 등 보다 세분화된 염증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가 등장했다. 여기에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하는 경구용 JAK 억제제까지 가세하면서 선택할 수 있는 치료 기전 자체가 다양해졌다.
실제 최신 해외 치료지침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확인된다. 미국소화기학회(AGA)는 중등도~중증 크론병에서 인플릭시맙, 아달리무맙과 같은 기존 TNF 억제제뿐 아니라 우스테키누맙, 리산키주맙, 구셀쿠맙, 우파다시티닙 등을 치료 옵션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기존 치료를 단계적으로 거친 뒤 고도화된 치료제로 넘어가는 방식보다 적절한 환자에서 효과가 높은 치료제를 보다 이른 시점에 사용하는 방향이 강조되고 있다.
궤양성대장염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2025년 미국소화기학회(ACG) 가이드라인에는 TNF 억제제를 비롯해 IL-12/23 억제제, IL-23 억제제, JAK 억제제 등 다양한 기전의 치료제가 중등도~중증 환자의 관해 유도 및 유지 치료에 포함됐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변화에 맞춰 다국적 제약사의 다양한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가 사용되고 있다.
TNF 억제제가 연 IBD 생물학적제제 시대
염증성 장질환 치료의 변화를 이야기할 때 TNF 억제제를 빼놓기 어렵다. TNF-α는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대표적인 사이토카인 가운데 하나로, 이를 차단하는 생물학적제제가 등장하면서 중등도~중증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의 약물치료 선택지가 크게 확대됐다.
대표적인 치료제가 애브비의 ‘휴미라’(아달리무맙)다.
아달리무맙은 TNF-α에 결합해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단클론항체다.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뿐 아니라 류마티스관절염, 건선, 건선성관절염, 강직성척추염 등 여러 면역매개 염증질환에 사용돼 왔다.
TNF 억제제의 등장은 염증성 장질환 치료의 중요한 변곡점이었다. 기존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와 다른 표적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생물학적제제가 중등도~중증 환자의 주요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는 기반이 마련됐다.
현재는 아달리무맙과 인플릭시맙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면서 시장 환경도 달라졌다. 동시에 TNF와 다른 염증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제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IBD 치료제 선택의 폭은 한층 넓어졌다.
TNF 다음 표적은 IL-12·23…스텔라라가 넓힌 치료 선택지
TNF 이후 주목받은 표적 가운데 하나가 인터루킨(IL)이다.
얀센의 ‘스텔라라’(우스테키누맙)는 IL-12와 IL-23이 공유하는 p40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단클론항체다. TNF 자체를 억제하는 기존 치료제와 다른 염증 경로에 개입한다.
우스테키누맙은 건선을 시작으로 적응증을 넓혀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 치료 영역까지 진입했다. 이에 따라 기존 TNF 억제제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거나 다른 기전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추가됐다.
현재 우스테키누맙은 국제적인 IBD 치료지침에서도 주요 치료 옵션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ACG 궤양성대장염 가이드라인은 중등도~중증 환자의 관해 유도에 IL-12/23 p40 항체인 우스테키누맙을 권고하고 있으며, 치료에 반응한 환자의 관해 유지에도 지속적인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크론병에서도 위치는 확고하다. AGA는 중등도~중증 크론병 환자에게 우스테키누맙 사용을 권고 대상에 포함했다.
그러나 IBD 표적치료의 세분화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IL-12와 IL-23을 함께 겨냥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IL-23을 보다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치료제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IL-23만 선택적으로 겨냥…스카이리치 등장
애브비의 ‘스카이리치’(리산키주맙)는 이러한 변화를 대표하는 치료제 가운데 하나다.
리산키주맙은 IL-23의 p19 소단위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인간화 단클론항체다. 우스테키누맙이 IL-12와 IL-23이 공유하는 p40을 표적으로 한다면 리산키주맙은 IL-23 경로를 보다 선택적으로 억제한다는 차이가 있다.
스카이리치 역시 처음부터 장질환 치료제로 개발된 제품은 아니다. 판상건선 치료를 중심으로 사용 범위를 넓혀왔으며 이후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 영역으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IL-23 억제제의 부상은 최근 IBD 치료 변화에서 주목할 부분이다.
2025년 ACG의 궤양성대장염 가이드라인은 리산키주맙을 구셀쿠맙, 미리키주맙과 함께 IL-23 p19 억제제로 분류하고 중등도~중증 환자의 관해 유도 치료제로 권고했다. 관해 유도에 반응한 환자에서는 같은 치료를 지속해 관해를 유지하는 방안도 권고됐다.
크론병에서도 리산키주맙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2025년 개정된 ACG 크론병 가이드라인에는 리산키주맙을 비롯한 새로운 IL-23 억제제가 기존 TNF 억제제, 우스테키누맙 등과 함께 중등도~중증 질환의 유도 및 유지 치료 옵션으로 포함됐다.
특히 ACG는 과거 TNF 억제제에 노출된 환자에서는 리산키주맙을 우스테키누맙보다 우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결국 IBD 생물학적제제 치료는 TNF라는 하나의 주요 표적에서 출발해 IL-12/23을 거쳐 IL-23을 보다 선택적으로 겨냥하는 단계까지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트렘피어까지 합류…IL-23 계열 경쟁 본격화
IL-23을 겨냥한 치료제 확대는 한 제품에 그치지 않는다.
얀센의 ‘트렘피어’구셀쿠맙) 역시 IL-23의 p19 소단위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단클론항체다.
구셀쿠맙 역시 건선 분야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치료제다. 이후 임상개발이 IBD로 확대되면서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에서도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등장했다.
이 같은 변화는 IL-23이 단순한 신규 표적 가운데 하나를 넘어 IBD 치료에서 하나의 독립적인 치료군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최신 해외 가이드라인에서 구셀쿠맙의 위치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ACG는 2025년 궤양성대장염 가이드라인에서 구셀쿠맙을 리산키주맙, 미리키주맙과 함께 중등도~중증 환자의 관해 유도 치료로 권고했다.
AGA 역시 중등도~중증 크론병에서 구셀쿠맙을 권고 치료제에 포함하고 있다.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와 기존 고도화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에 따라 약제의 상대적인 위치는 달라질 수 있지만 IL-23 억제제 자체가 크론병의 주요 치료군으로 편입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에 따라 IL-23 계열 내부에서도 서로 다른 치료제들이 경쟁하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주사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린버크가 연 ‘경구 표적치료’
IBD 치료제 발전의 또 다른 축은 투여 방식이다.
TNF 억제제와 IL 계열 치료제 상당수가 단클론항체를 기반으로 하는 생물학적제제인 반면, 애브비의 ‘린버크’(우파다시티닙)는 경구 투여하는 소분자 JAK 억제제다.
우파다시티닙은 세포 내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Janus kinase, 즉 JAK 경로를 억제해 염증반응을 조절한다. 생물학적제제처럼 특정 사이토카인 자체를 항체로 차단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경구제라는 점에서 기존 생물학적제제와 구별된다.
IBD에서 고도화 치료가 곧 주사형 생물학적제제를 의미했던 환경에서 경구용 표적치료제가 등장하면서 환자와 의료진이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방식도 다양해졌다.
우파다시티닙은 궤양성대장염뿐 아니라 크론병에서도 주요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2025년 ACG 궤양성대장염 가이드라인에서는 중등도~중증 환자의 관해 유도 치료에 우파다시티닙을 높은 근거 수준으로 권고했다. 치료에 반응한 환자에서 관해 유지를 위해 지속하는 것도 권고된다.
크론병에서도 우파다시티닙은 새로운 치료지침에 포함됐다. AGA의 중등도~중증 크론병 약물치료 가이드라인은 우파다시티닙을 인플릭시맙, 아달리무맙, 우스테키누맙, 리산키주맙, 구셀쿠맙 등과 함께 치료 옵션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JAK 억제제는 생물학적제제와 안전성 프로파일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의 연령과 동반질환, 감염 및 심혈관계 위험 등을 고려한 치료제 선택이 필요하다.
치료 목표도 달라졌다…‘증상 개선’ 넘어 장기 관해로
치료제가 다양해지면서 IBD 치료의 목표 역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복통이나 설사, 혈변 등 환자가 경험하는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다면 최근에는 임상적 관해를 유지하는 동시에 객관적인 염증 상태까지 관리하는 방향으로 치료 목표가 확대되고 있다.
2025년 ACG 궤양성대장염 가이드라인에서도 치료 목표로 내시경적 개선을 제시하고 있다. 장기간 스테로이드 없이 관해를 유지하고 입원과 수술 등 질환으로 인한 부담을 낮추기 위해 증상뿐 아니라 장 점막의 상태까지 평가하는 방향이다.
크론병 치료에서도 장기간의 질환 진행과 합병증을 줄이는 문제가 중요해졌다. AGA는 최신 가이드라인에서 중등도~중증 크론병 환자에게 기존의 단계적 치료전략보다 고도화 치료를 보다 이른 단계에서 사용하는 방향을 강조했다.
이는 IBD 약물치료의 중심이 단순한 증상 억제에서 질환의 장기 경과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치료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어떤 약이 가장 좋은가’보다 ‘어떤 환자에게 어떤 기전의 약을 선택할 것인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환자가 이전에 어떤 치료제를 사용했는지, 치료에 얼마나 반응했는지, 동반질환은 무엇인지, 투여방법에 대한 선호도와 순응도는 어떤지 등에 따라 치료 선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 시대 IBD 치료…효과만큼 환자 특성 고려해야
염증성 장질환은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 발병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만성질환이라는 특성상 환자 역시 장기간 질환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고령 환자가 늘어날수록 IBD 치료에서도 연령과 동반질환을 고려하는 문제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고령층에서는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등 여러 만성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여러 약물을 함께 복용하는 다약제 사용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감염에 대한 취약성 역시 치료제 선택에서 고려할 요소다.
특히 IBD 치료제가 TNF 억제제 하나의 계열에서 IL-12/23, IL-23, JAK 등으로 다양해진 만큼 환자의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른 기전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휴미라를 비롯한 TNF 억제제가 IBD 생물학적제제 시대를 열었다면 스텔라라는 IL-12/23이라는 새로운 경로를 제시했다. 여기에 스카이리치와 트렘피어 등 선택적 IL-23 억제제가 가세했고 린버크는 경구 JAK 억제제라는 또 다른 치료 방식을 추가했다.
최근 IBD 치료의 변화는 새로운 약 하나의 등장보다 선택할 수 있는 치료 기전 자체가 늘어나고 있다는 데 있다.
TNF에서 IL-12/23으로, 다시 IL-23으로 표적은 보다 세분화됐고 세포 외 사이토카인을 차단하는 생물학적제제와 함께 세포 내 신호전달을 조절하는 경구 소분자 치료제까지 선택지가 확대됐다.
장질환 치료가 단순히 증상을 줄이는 것을 넘어 장기간 관해를 유지하고 질환 진행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이러한 치료제들을 환자별로 어떻게 선택하고 배치할 것인지가 향후 IBD 치료의 주요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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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통과 설사, 혈변 등으로 대표되는 장질환은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특히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으로 대표되는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IBD)은 일시적인 장염과 달리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질환이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염증성 장질환 치료 환경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스테로이드와 면역조절제를 중심으로 질환을 관리하던 시기를 지나 종양괴사인자(TNF)-α를 억제하는 생물학적제제가 치료에 본격적으로 사용됐고, 이후 IL-12/23과 IL-23 등 보다 세분화된 염증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가 등장했다. 여기에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하는 경구용 JAK 억제제까지 가세하면서 선택할 수 있는 치료 기전 자체가 다양해졌다.
실제 최신 해외 치료지침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확인된다. 미국소화기학회(AGA)는 중등도~중증 크론병에서 인플릭시맙, 아달리무맙과 같은 기존 TNF 억제제뿐 아니라 우스테키누맙, 리산키주맙, 구셀쿠맙, 우파다시티닙 등을 치료 옵션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기존 치료를 단계적으로 거친 뒤 고도화된 치료제로 넘어가는 방식보다 적절한 환자에서 효과가 높은 치료제를 보다 이른 시점에 사용하는 방향이 강조되고 있다.
궤양성대장염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2025년 미국소화기학회(ACG) 가이드라인에는 TNF 억제제를 비롯해 IL-12/23 억제제, IL-23 억제제, JAK 억제제 등 다양한 기전의 치료제가 중등도~중증 환자의 관해 유도 및 유지 치료에 포함됐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변화에 맞춰 다국적 제약사의 다양한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가 사용되고 있다.
TNF 억제제가 연 IBD 생물학적제제 시대
염증성 장질환 치료의 변화를 이야기할 때 TNF 억제제를 빼놓기 어렵다. TNF-α는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대표적인 사이토카인 가운데 하나로, 이를 차단하는 생물학적제제가 등장하면서 중등도~중증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의 약물치료 선택지가 크게 확대됐다.
대표적인 치료제가 애브비의 ‘휴미라’(아달리무맙)다.
아달리무맙은 TNF-α에 결합해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단클론항체다.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뿐 아니라 류마티스관절염, 건선, 건선성관절염, 강직성척추염 등 여러 면역매개 염증질환에 사용돼 왔다.
TNF 억제제의 등장은 염증성 장질환 치료의 중요한 변곡점이었다. 기존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와 다른 표적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생물학적제제가 중등도~중증 환자의 주요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는 기반이 마련됐다.
현재는 아달리무맙과 인플릭시맙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면서 시장 환경도 달라졌다. 동시에 TNF와 다른 염증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제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IBD 치료제 선택의 폭은 한층 넓어졌다.
TNF 다음 표적은 IL-12·23…스텔라라가 넓힌 치료 선택지
TNF 이후 주목받은 표적 가운데 하나가 인터루킨(IL)이다.
얀센의 ‘스텔라라’(우스테키누맙)는 IL-12와 IL-23이 공유하는 p40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단클론항체다. TNF 자체를 억제하는 기존 치료제와 다른 염증 경로에 개입한다.
우스테키누맙은 건선을 시작으로 적응증을 넓혀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 치료 영역까지 진입했다. 이에 따라 기존 TNF 억제제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거나 다른 기전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추가됐다.
현재 우스테키누맙은 국제적인 IBD 치료지침에서도 주요 치료 옵션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ACG 궤양성대장염 가이드라인은 중등도~중증 환자의 관해 유도에 IL-12/23 p40 항체인 우스테키누맙을 권고하고 있으며, 치료에 반응한 환자의 관해 유지에도 지속적인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크론병에서도 위치는 확고하다. AGA는 중등도~중증 크론병 환자에게 우스테키누맙 사용을 권고 대상에 포함했다.
그러나 IBD 표적치료의 세분화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IL-12와 IL-23을 함께 겨냥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IL-23을 보다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치료제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IL-23만 선택적으로 겨냥…스카이리치 등장
애브비의 ‘스카이리치’(리산키주맙)는 이러한 변화를 대표하는 치료제 가운데 하나다.
리산키주맙은 IL-23의 p19 소단위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인간화 단클론항체다. 우스테키누맙이 IL-12와 IL-23이 공유하는 p40을 표적으로 한다면 리산키주맙은 IL-23 경로를 보다 선택적으로 억제한다는 차이가 있다.
스카이리치 역시 처음부터 장질환 치료제로 개발된 제품은 아니다. 판상건선 치료를 중심으로 사용 범위를 넓혀왔으며 이후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 영역으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IL-23 억제제의 부상은 최근 IBD 치료 변화에서 주목할 부분이다.
2025년 ACG의 궤양성대장염 가이드라인은 리산키주맙을 구셀쿠맙, 미리키주맙과 함께 IL-23 p19 억제제로 분류하고 중등도~중증 환자의 관해 유도 치료제로 권고했다. 관해 유도에 반응한 환자에서는 같은 치료를 지속해 관해를 유지하는 방안도 권고됐다.
크론병에서도 리산키주맙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2025년 개정된 ACG 크론병 가이드라인에는 리산키주맙을 비롯한 새로운 IL-23 억제제가 기존 TNF 억제제, 우스테키누맙 등과 함께 중등도~중증 질환의 유도 및 유지 치료 옵션으로 포함됐다.
특히 ACG는 과거 TNF 억제제에 노출된 환자에서는 리산키주맙을 우스테키누맙보다 우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결국 IBD 생물학적제제 치료는 TNF라는 하나의 주요 표적에서 출발해 IL-12/23을 거쳐 IL-23을 보다 선택적으로 겨냥하는 단계까지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트렘피어까지 합류…IL-23 계열 경쟁 본격화
IL-23을 겨냥한 치료제 확대는 한 제품에 그치지 않는다.
얀센의 ‘트렘피어’구셀쿠맙) 역시 IL-23의 p19 소단위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단클론항체다.
구셀쿠맙 역시 건선 분야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치료제다. 이후 임상개발이 IBD로 확대되면서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에서도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등장했다.
이 같은 변화는 IL-23이 단순한 신규 표적 가운데 하나를 넘어 IBD 치료에서 하나의 독립적인 치료군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최신 해외 가이드라인에서 구셀쿠맙의 위치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ACG는 2025년 궤양성대장염 가이드라인에서 구셀쿠맙을 리산키주맙, 미리키주맙과 함께 중등도~중증 환자의 관해 유도 치료로 권고했다.
AGA 역시 중등도~중증 크론병에서 구셀쿠맙을 권고 치료제에 포함하고 있다.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와 기존 고도화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에 따라 약제의 상대적인 위치는 달라질 수 있지만 IL-23 억제제 자체가 크론병의 주요 치료군으로 편입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에 따라 IL-23 계열 내부에서도 서로 다른 치료제들이 경쟁하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주사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린버크가 연 ‘경구 표적치료’
IBD 치료제 발전의 또 다른 축은 투여 방식이다.
TNF 억제제와 IL 계열 치료제 상당수가 단클론항체를 기반으로 하는 생물학적제제인 반면, 애브비의 ‘린버크’(우파다시티닙)는 경구 투여하는 소분자 JAK 억제제다.
우파다시티닙은 세포 내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Janus kinase, 즉 JAK 경로를 억제해 염증반응을 조절한다. 생물학적제제처럼 특정 사이토카인 자체를 항체로 차단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경구제라는 점에서 기존 생물학적제제와 구별된다.
IBD에서 고도화 치료가 곧 주사형 생물학적제제를 의미했던 환경에서 경구용 표적치료제가 등장하면서 환자와 의료진이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방식도 다양해졌다.
우파다시티닙은 궤양성대장염뿐 아니라 크론병에서도 주요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2025년 ACG 궤양성대장염 가이드라인에서는 중등도~중증 환자의 관해 유도 치료에 우파다시티닙을 높은 근거 수준으로 권고했다. 치료에 반응한 환자에서 관해 유지를 위해 지속하는 것도 권고된다.
크론병에서도 우파다시티닙은 새로운 치료지침에 포함됐다. AGA의 중등도~중증 크론병 약물치료 가이드라인은 우파다시티닙을 인플릭시맙, 아달리무맙, 우스테키누맙, 리산키주맙, 구셀쿠맙 등과 함께 치료 옵션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JAK 억제제는 생물학적제제와 안전성 프로파일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의 연령과 동반질환, 감염 및 심혈관계 위험 등을 고려한 치료제 선택이 필요하다.
치료 목표도 달라졌다…‘증상 개선’ 넘어 장기 관해로
치료제가 다양해지면서 IBD 치료의 목표 역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복통이나 설사, 혈변 등 환자가 경험하는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다면 최근에는 임상적 관해를 유지하는 동시에 객관적인 염증 상태까지 관리하는 방향으로 치료 목표가 확대되고 있다.
2025년 ACG 궤양성대장염 가이드라인에서도 치료 목표로 내시경적 개선을 제시하고 있다. 장기간 스테로이드 없이 관해를 유지하고 입원과 수술 등 질환으로 인한 부담을 낮추기 위해 증상뿐 아니라 장 점막의 상태까지 평가하는 방향이다.
크론병 치료에서도 장기간의 질환 진행과 합병증을 줄이는 문제가 중요해졌다. AGA는 최신 가이드라인에서 중등도~중증 크론병 환자에게 기존의 단계적 치료전략보다 고도화 치료를 보다 이른 단계에서 사용하는 방향을 강조했다.
이는 IBD 약물치료의 중심이 단순한 증상 억제에서 질환의 장기 경과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치료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어떤 약이 가장 좋은가’보다 ‘어떤 환자에게 어떤 기전의 약을 선택할 것인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환자가 이전에 어떤 치료제를 사용했는지, 치료에 얼마나 반응했는지, 동반질환은 무엇인지, 투여방법에 대한 선호도와 순응도는 어떤지 등에 따라 치료 선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 시대 IBD 치료…효과만큼 환자 특성 고려해야
염증성 장질환은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 발병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만성질환이라는 특성상 환자 역시 장기간 질환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고령 환자가 늘어날수록 IBD 치료에서도 연령과 동반질환을 고려하는 문제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고령층에서는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등 여러 만성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여러 약물을 함께 복용하는 다약제 사용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감염에 대한 취약성 역시 치료제 선택에서 고려할 요소다.
특히 IBD 치료제가 TNF 억제제 하나의 계열에서 IL-12/23, IL-23, JAK 등으로 다양해진 만큼 환자의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른 기전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휴미라를 비롯한 TNF 억제제가 IBD 생물학적제제 시대를 열었다면 스텔라라는 IL-12/23이라는 새로운 경로를 제시했다. 여기에 스카이리치와 트렘피어 등 선택적 IL-23 억제제가 가세했고 린버크는 경구 JAK 억제제라는 또 다른 치료 방식을 추가했다.
최근 IBD 치료의 변화는 새로운 약 하나의 등장보다 선택할 수 있는 치료 기전 자체가 늘어나고 있다는 데 있다.
TNF에서 IL-12/23으로, 다시 IL-23으로 표적은 보다 세분화됐고 세포 외 사이토카인을 차단하는 생물학적제제와 함께 세포 내 신호전달을 조절하는 경구 소분자 치료제까지 선택지가 확대됐다.
장질환 치료가 단순히 증상을 줄이는 것을 넘어 장기간 관해를 유지하고 질환 진행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이러한 치료제들을 환자별로 어떻게 선택하고 배치할 것인지가 향후 IBD 치료의 주요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