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과당경쟁...새벽 개문 늘고 있다
전문성 강화 시간부족·결집력 약화 우려
입력 2005.07.07 13:55
수정 2005.07.11 09:59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잡고, 일찍 문을 여는 약국이 부자가 된다(?)'
최근 약국가에 따르면 아침 일찍 문을 여는 약국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아침 6시 경에 개문을 하는 사례도 종종 목격되고 있다.
시장 주변에 위치한 경기 성남지역 A 약국은 오전 6시 30분이 되면 약국을 시작한다.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한 경쟁약국 역시 같은 시간에 업무를 개시하고 있다.
이 지역은 분업 이전 4개 약국이 위치해 있었으나 분업 이후 현재 12곳으로 약국이 늘어났다.
당연히 약국간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개문시간까지 앞당기게 된 것.
이 약국 약사는 "약국들이 늘어나다 보니 보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했다"며 "이른 아침시간의 경우 피로회복제 등을 찾는 고객이 많은 데 이들 새벽고객의 경우 차후 처방전을 들고 방문하는 빈도가 높아 새벽 개문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경기지역 B 약국은 오피스텔 밀집지역에 위치한 만큼 아침 일찍 출근하는 샐러리맨 고객들을 위해 오전 7시부터 업무를 시작하고 있다.
이른 아침 시간인 만큼 숙취해소제와 피로회복제를 중심으로 드링크류가 주로 판매되고 있다.
이 약국의 경우 처방조제를 제외하고 오전 7시부터 9시 사이에 판매되는 매약 매출이 하루 전체 판매의 30%가 넘을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약국 약사는 "인근에 3곳의 약국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8시 이전에 문을 여는 곳은 우리 약국 뿐이다. 아침 일찍 방문하는 고객에게는 바쁜 오후시간보다 보다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어 단골확보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새벽 고객을 확보해 약국경영활성화를 도모하는 약국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새벽 개문이 분업 이후 치열해진 약국간 경쟁의 산물인 만큼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오히려 약사 사회의 응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새벽부터 문을 열 경우 근무시간이 15시간 이상 소비되는 만큼 별도의 여유시간은 물론 전문성 강화를 위한 공부시간도 부족할 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례로 서울 노원지역 C 약국은 전형적인 동네약국이지만 최근 약국 개문 시간을 평소 9시에서 7시 30분으로 앞당겼다.
인근 경쟁약국이 아침 7시에 문을 열기 때문이다.
이 약국 약사는 "주변 약국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두달 전부터 아침 일찍 문을 열고 있다. 특별히 매출신장을 기대한다기 보다는 일단 고객들이 동네주민들인 만큼 단골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것 뿐이다. 보통 밤 10시에 문을 닫는데 혼자서 하루 15시간을 일한다는 것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경쟁약국과는 당연히 서먹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