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산업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제품 개발과 효능 검증, 안전성 평가, 소비자 정보 제공 방식까지 데이터 기반 체계 구축 필요성이 커지면서 규제 행정 역시 AI 활용 방향을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 속에서 2026년 대한화장품학회(SCSK) 춘계학술대회가 15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그랜드볼룸 한라홀에서 열렸다. 학술대회는 초청강연과 분과별 세션, 포스터 발표 등으로 진행됐다. 특히 올해부터는 AI분과가 신설돼 △소재 △제형 △평가·임상 △피부&천연물 효능 기전 △안전성·대체법 △AI 등 총 6개 분과 강연이 운영됐다. 이날 대회엔 650여명의 회원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식약처, AI 심사 지원 체계 확대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는 AI 분야 강의엔 특히 관심들이 쏠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인공지능 전환 추진단 김민우 사무관이 초청강연자로 나서 ‘AI 심사지원 시스템 소개 및 화장품·의약품 등 적용 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 사무관은 식약처가 추진 중인 ‘의약품 AI 심사 및 산업지원 체계 구축 사업’을 소개하며, 반복적·정형화된 심사 업무를 AI가 보조하고 심사자는 전문적인 판단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행정 체계를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총 223억원을 투입해 AI 심사 지원 체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는 의약품 관련 민원 253종과 제네릭의약품 등 13종 검토서를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2027년에는 바이오의약품 관련 민원 187종과 자료제출의약품 등 19종 검토서로 범위를 확대한다. 2028년에는 의약외품과 한약 민원 107종, 화장품 포함 민원 77종까지 적용 대상을 넓히고 신약 등 23종 검토서를 지원할 예정이다.
김 사무관은 현재 허가·심사 업무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의약품 허가 민원은 약 1400건 수준이었으며, 이 가운데 신약은 약 26건, 개량신약은 약 23건이었다. 기능성화장품 심사의 경우에도 2024년 기준 약 964건이 접수됐다. 업체가 제출하는 인체적용시험 결과와 안전성 자료 분량이 방대해지면서 심사 효율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식약처가 구상하는 AI 심사 지원 체계는 크게 세 방향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심사업무 자동화다. 제출 자료 내 주요 정보를 구조화해 심사자가 필요한 내용을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특정 시험 방법이나 안전성 입증 자료 위치를 AI가 사전에 정리해 심사자에게 제공하는 형태다.
두 번째는 번역과 검토서 초안 작성 지원이다. 식약처는 심사 과정에서 반드시 검토서를 작성하는데, AI를 활용해 자료 요약과 번역, 검토 내용 정리를 지원하면 심사자의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는 산업체 지원 시스템이다. 업체가 자료 제출 전에 누락 여부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도록 하고, AI 기반 검색 기능을 통해 규정과 가이드라인, 질의응답 자료 등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이다.

연산 비용·보안·할루시네이션 등이 과제
김 사무관은 “최근 초거대언어모델(LLM)의 발전이 행정 분야 AI 활용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며 “기존 AI는 답변 도출 경위를 설명하기 어려운 블랙박스 성격이 강했지만, LLM은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문장 형태로 판단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 요약과 비교, 표 정리 등 반복적·정형화된 업무 지원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다만 실제 행정 업무 적용에는 여러 한계도 존재한다. 김 사무관은 먼저 연산 비용의 증가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의약품 신약 심사 자료의 경우, A4 기준 약 30만장 수준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며 “문서 길이가 길어질수록 연산량과 처리 비용이 급증한다”고 설명했다.
보안 문제도 주요 과제다. 기업의 제조 방법과 원료 공급처, GMP 체계, 시험성적서 등이 제출 자료에 포함되는 만큼 외부 상용 AI 서비스를 그대로 활용할 경우 정보 유출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이에 따라 정부 내부망 기반 GPU 인프라와 자체 서버 환경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AI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그럴듯하게 생성해 혼란을 초래하는 ‘할루시네이션’도 대표적인 문제점 중 하나로 언급됐다. 실제 존재하지 않는 판례나 사실을 그럴듯하게 생성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만큼, AI 답변은 반드시 근거 자료와 함께 검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사무관은 ”AI는 판단 주체가 아니라 판단 지원 도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식약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량 모델 활용과 외부 지식 연계 방식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외부 시스템 연동 규격인 MCP(Model Context Protocol)와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검색 증강 생성) 기반 기술을 활용해 필요한 순간에 관련 정보를 검색하고 이를 AI 프롬프트에 제공하는 구조다. 김 사무관은 “이 방식을 통해 LLM 내부 지식 의존도를 줄이고 할루시네이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 분야 데이터 표준화 필요성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성분명과 영문명, INCI명, CAS 번호, 별칭 등 서로 다른 정보를 표준화하고 안전성 데이터와 기능성 심사 자료를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사무관은 “AI 전환을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며 데이터 구조화와 표준화 중요성을 강조했다.
산업 지원 방향도 함께 공개됐다. 식약처는 AI 기반 자료 안내와 검색 지원, 자가 점검 체크리스트, 민원 신청 자료 자동 검증 기능 등을 검토하고 있다. 화장품 분야에선 GS1 Digital Link 기반 표시기재 정보 제공 서비스도 추진 중이다. QR코드를 통해 소비자가 표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향후 재고 관리와 사용기한 모니터링 등에도 활용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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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장의 변화 속에서 2026년 대한화장품학회(SCSK) 춘계학술대회가 15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그랜드볼룸 한라홀에서 열렸다. 학술대회는 초청강연과 분과별 세션, 포스터 발표 등으로 진행됐다. 특히 올해부터는 AI분과가 신설돼 △소재 △제형 △평가·임상 △피부&천연물 효능 기전 △안전성·대체법 △AI 등 총 6개 분과 강연이 운영됐다. 이날 대회엔 650여명의 회원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식약처, AI 심사 지원 체계 확대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는 AI 분야 강의엔 특히 관심들이 쏠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인공지능 전환 추진단 김민우 사무관이 초청강연자로 나서 ‘AI 심사지원 시스템 소개 및 화장품·의약품 등 적용 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 사무관은 식약처가 추진 중인 ‘의약품 AI 심사 및 산업지원 체계 구축 사업’을 소개하며, 반복적·정형화된 심사 업무를 AI가 보조하고 심사자는 전문적인 판단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행정 체계를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총 223억원을 투입해 AI 심사 지원 체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는 의약품 관련 민원 253종과 제네릭의약품 등 13종 검토서를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2027년에는 바이오의약품 관련 민원 187종과 자료제출의약품 등 19종 검토서로 범위를 확대한다. 2028년에는 의약외품과 한약 민원 107종, 화장품 포함 민원 77종까지 적용 대상을 넓히고 신약 등 23종 검토서를 지원할 예정이다.
김 사무관은 현재 허가·심사 업무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의약품 허가 민원은 약 1400건 수준이었으며, 이 가운데 신약은 약 26건, 개량신약은 약 23건이었다. 기능성화장품 심사의 경우에도 2024년 기준 약 964건이 접수됐다. 업체가 제출하는 인체적용시험 결과와 안전성 자료 분량이 방대해지면서 심사 효율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식약처가 구상하는 AI 심사 지원 체계는 크게 세 방향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심사업무 자동화다. 제출 자료 내 주요 정보를 구조화해 심사자가 필요한 내용을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특정 시험 방법이나 안전성 입증 자료 위치를 AI가 사전에 정리해 심사자에게 제공하는 형태다.
두 번째는 번역과 검토서 초안 작성 지원이다. 식약처는 심사 과정에서 반드시 검토서를 작성하는데, AI를 활용해 자료 요약과 번역, 검토 내용 정리를 지원하면 심사자의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는 산업체 지원 시스템이다. 업체가 자료 제출 전에 누락 여부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도록 하고, AI 기반 검색 기능을 통해 규정과 가이드라인, 질의응답 자료 등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이다.

연산 비용·보안·할루시네이션 등이 과제
김 사무관은 “최근 초거대언어모델(LLM)의 발전이 행정 분야 AI 활용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며 “기존 AI는 답변 도출 경위를 설명하기 어려운 블랙박스 성격이 강했지만, LLM은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문장 형태로 판단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 요약과 비교, 표 정리 등 반복적·정형화된 업무 지원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다만 실제 행정 업무 적용에는 여러 한계도 존재한다. 김 사무관은 먼저 연산 비용의 증가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의약품 신약 심사 자료의 경우, A4 기준 약 30만장 수준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며 “문서 길이가 길어질수록 연산량과 처리 비용이 급증한다”고 설명했다.
보안 문제도 주요 과제다. 기업의 제조 방법과 원료 공급처, GMP 체계, 시험성적서 등이 제출 자료에 포함되는 만큼 외부 상용 AI 서비스를 그대로 활용할 경우 정보 유출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이에 따라 정부 내부망 기반 GPU 인프라와 자체 서버 환경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AI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그럴듯하게 생성해 혼란을 초래하는 ‘할루시네이션’도 대표적인 문제점 중 하나로 언급됐다. 실제 존재하지 않는 판례나 사실을 그럴듯하게 생성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만큼, AI 답변은 반드시 근거 자료와 함께 검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사무관은 ”AI는 판단 주체가 아니라 판단 지원 도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식약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량 모델 활용과 외부 지식 연계 방식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외부 시스템 연동 규격인 MCP(Model Context Protocol)와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검색 증강 생성) 기반 기술을 활용해 필요한 순간에 관련 정보를 검색하고 이를 AI 프롬프트에 제공하는 구조다. 김 사무관은 “이 방식을 통해 LLM 내부 지식 의존도를 줄이고 할루시네이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 분야 데이터 표준화 필요성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성분명과 영문명, INCI명, CAS 번호, 별칭 등 서로 다른 정보를 표준화하고 안전성 데이터와 기능성 심사 자료를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사무관은 “AI 전환을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며 데이터 구조화와 표준화 중요성을 강조했다.
산업 지원 방향도 함께 공개됐다. 식약처는 AI 기반 자료 안내와 검색 지원, 자가 점검 체크리스트, 민원 신청 자료 자동 검증 기능 등을 검토하고 있다. 화장품 분야에선 GS1 Digital Link 기반 표시기재 정보 제공 서비스도 추진 중이다. QR코드를 통해 소비자가 표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향후 재고 관리와 사용기한 모니터링 등에도 활용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