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약국] 한방ㆍ일반약 시장의 위축
입력 2005.03.28 10:27 수정 2006.11.1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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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순<부산대 약대 졸, 온누리약국체인 회장>
친절경영·상담전문 약사상 재정립 절실
분업후 의사 맹신 심화…약사 '제품강매' 의혹 눈초리만


내수경기의 부진으로 인해 작년부터 우리 약국들의 경영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거기다 의약분업이후로 소비자들이 처방전이외의 약품구매를 꺼리는 바람에 일반적인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 한방제제의 판매는 더욱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의 평준화와 인터넷의 발달로 확연히 달라진 소비자들의 성향 중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이, 그분들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건강과 질병에 대한 지식이 전부인 줄 착각한다는 사실이다.

소비자들은 그들의 상식에 기반하여 의사들이 좀 더 깊은 진단을 하기 위해 정밀검사를 요구하면 과잉진료 한다고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약사들이 그들에게 필요한 영양제 하나라도 권하면 강매한다고 몰아붙인다.

또 하나의 성향이 의약분업이후에는 자기의 질병에 관련된 모든 약을 의사의 처방전에만 의존한다는 것이다.

고혈압 처방전을 받아온 고객에게 혈관을 강화하는 영양제의 복용을 권하면 의사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한다.
고객들은 발가락에 티눈이 있어도 병의원만 찾아가고, 의사선생님의 말씀이 아니면 티눈반창고 하나도 사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 모두는 약사면허증을 약국에 걸었던 그 순간에 자신의 약국에 들어오는 모든 고객들을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조금이라도 경감시켜주겠다는 사명감으로 가슴이 부풀었을 것이다.

그러나 의약분업이후에 고객들에게 오해받고 의심받는 것이 두려워 우리는 영양제와 한방약을 권해야 될 많은 고객들에게 절망하면서 직무유기를 해왔다.

그리고 이는 일반약과 한방약의 위축을 가져오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뿐인가?

처방전을 들고 오지 않으면 약국에 오지 않으려는 성향 때문에 처방전이 적은 약국은 아예 일반 매약을 위한 고객도 없다.

이러한 변화된 사회현상과 소비자들 때문에 우리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절망하고 있다.

그리고 푸념한다. 아무리 상담을 잘 하면 뭐하냐? 고객이 오지를 않고, 와도 먹혀들지 않는다고. 그리고 잘못하면 강매한다고 수모를 당하기도 한다고. 맞는 말씀이다. 옛날에는 한마디만 해도 신뢰를 했지만 지금은 열 마디도 모자란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고혈압 처방전을 가지고 오는 고객에게, 당뇨 처방전을 가지고 오는 고객에게, 병원검사결과 병이 없다고 판정 받은 지치고 괴로운 고객들에게 왜 한방약을 복용시켜야하며 왜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을 권해야 하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알면서도 강매한다는 누명이 겁이 나서 권하지 못하고 있다.

자, 이제 우리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성향과 사회의 변화들을 어느 정도 파악했으니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
약과 병에 대한 깊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고객들의 신뢰를 얻었던 화려했던 과거의 영화를 기억에서 지워야한다.

고객들이 약사들의 한마디를 신뢰하던 과거는 인터넷정보검색과 의사를 먼저 만난다는 새로운 제도 때문에 이미 무너졌다.

고객들이 우리를 다시 신뢰하게끔 하자면 약과 병에 관한 일반소비자들보다, 의사보다 정보의 우위에 있어야한다. 끊임없이 공부하여 깊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한다.

고객들이 강매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그분들이 알지 못하는 정보를 가지고 세세하게 깊게 설명해야한다. 길은 그 길뿐이다.

처음에는 저항을 할 것이다. 그러나 한번 신뢰하고 단골고객이 되면 인터넷의 정보보다 의사선생님의 말씀보다 더욱 신뢰를 하게 될 것이다.
인내와 끈기, 전문가적 정보를 얻기 위한 부단한 공부.
이 길만이 우리가 취급해야 마땅한 영역인 영양제, 건강기능식품, 한약이라는 수단을 가지고 우리들의 고객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길이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친절경영이다.

처방전이 많이 들어오는 약국은 오픈매장을 구비하여 건강에 관련된 여러 가지 제품을 구비하고 있으면 부가적 매출이 매우 높게 일어난다.

처방전을 조제할 동안 오픈매장에 진열된 각가지 건강관련제품을 쇼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방전이 20건도 안 되는 대부분의 약국들은 오픈매장을 해도 매출에 별로 보탬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방문고객수가 적으므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약국들은 아예 상담을 전문적으로 하는 카페약국으로 약국의 인테리어를 바꾸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약국 내에 컴퓨터, 등 안마기, 발 안마기, 책, 바둑, 장기 등을 갖추고 노인들이 편안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만들어 보자.

그리고 부모님들 대하듯 친절하게 차를 대접하자.

요즘 노인들은 70년대에 왕성하게 경제활동을 했기 때문에 경제적인 여유가 많아서 자녀들의 영양제나 한약들을 공급하는 분들이 많다.

이런 분들에게 하루의 몇 시간이라도 약국에서 보내게 한다면 자연적으로 건강에 관련된 많은 상담을 하게 될 것이고 필요한 영양제품이나 한방의 구매가 이루어질 것이고 또한 단골고객이 될 것이다.

21세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 인구의 고령화이다.

우리나라도 보건과 의료인프라가 비교적 안정적이기 때문에, 노인인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며 앞으로 증가되는 노인들은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경제적인 실권이 있는 분들이다.

경제적인 실권은 있으면서 여러 가지 성인병으로 의료쇼핑을 하고 다녀도 현대의학이 성인병에 대한 치료위주의 의학이 아니므로 현상유지는 되어도 위안이 되지는 않는다.

이 퇴행성 질환으로 고통스러운 노인들을 최소한 행복하게 해주는 어딘가는 있어야한다.

그 어딘가가 약국이 가장 적당할 것이다.

'성인병을 위한 상담 전문약국'
'주부들을 위한 상담 전문약국'

처방전이 있든 없든 영양제와 건강기능식품과 한약을 수단으로 하여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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