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유통] 의약품도매유통 선진화 방안
입력 2005.03.28 10:03 수정 2006.11.1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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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충열(한국의약품도매협회 전무이사)
1. 머리말

의약품산업은 국민경제에 공헌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또한 의약품산업은 경기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계속 안전적 성장이 가능한 산업이다. 그러므로 선진국에서는 일찍이 의약품산업을 국가의 핵심적 기간산업으로 육성하였고 제약업계도 이에 부응하여 첨단 과학을 응용한 신약개발에 지속적인 집중 투자를 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제약회사들은 그동안 시류를 좇는 모방품 생산과 유통에만 전념하였기 때문에 양적으로는 세계 12~13위의 의약품 생산시장을 형성시켰지만, 신약개발 및 유통시스템 등 질적인 측면에서는 아직도 후진국 범위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의약분업이후 국내 의약품시장이 선진 외자기업에 지배당하고 있는 오늘의 현상은 어찌 보면 사필귀정이요 자업자득이라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국내 의약품 산업의 선진화 추진은 우리 시대의 과제이자 소명(召命)이다.

의약품산업은 제약업·도매유통업·요양기관(약국 및 의료기관 등)이라는 삼대 그룹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중 도매유통업은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필수 기관이다. 허리가 부실하면 힘을 쓸 수 없는 것처럼, 도매유통 업계가 후진 상태로 정체되어 있으면 의약품산업 전체의 선진화를 기대할 수 없다.

2. 도매유통의 주요 현황과 문제점

가. 의약품 유통 경로의 복잡 · 다양화
국내 의약품 유통경로는 ① 제약업소 도매업소 요양기관 ② 제약업소 도매업소 도매업소 요양기관 ③ 제약업소 요양기관 ④ 제약업소 도매업소 (부로커) 요양기관과 같은 기본 경로에, 이를 바탕으로 다양하게 변형된 유통경로와 불법 유통경로까지 뒤엉켜 매우 복잡·다양하게 형성되어 있다.

선진국의 경우 제약회사가 개발·생산한 의약품이 도매를 통하여 90%이상(일본 95%, 독일 93%, 영국 91%, 덴마크 100%, 프랑스 85%, 미국 80%)이 유통되는 데 대하여 우리나라의 경우 도매를 통한 유통은 약 55%에 불과한 실정이다.

제약 직거래 비중의 과다(우리나라 약45%, 선진국 약10%)와 복잡하게 형성된 유통경로는 물류비의 증가, 유통질서의 파괴, 불법유통거래 발생, 거래 시 금품류 수수 등과 같은 각종 부작용을 유발 · 심화시키고 있다.

나. 도매업소의 과포화 상태 심화
국내 의약품 도매업소(일반종합도매)가 비정상적으로 과다하다하게 늘어나고 있다. 04년 12월말 현재 1,419처(일반종합도매 963개처, 제약도매 111개처, 수입 및 시약도매 225개처)의 도매업소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금도 매월 10~15개 처씩 도매업소가 증가되고 있다.

앞으로 언제까지 이런 현상이 이어질지 모를 일이다. 도매업소의 시설면적 기준 폐지를 기회삼아 제약회사 정년퇴직 영업 간부들이 생계 수단으로 영세한 품목 도매업을 차리기 때문이다. 의약품시장규모와 도매유통비중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큰 선진국의 경우 의약품도매업소 수가 미국 71, 일본 160, 독일 26, 프랑스 19, 영국 24, 덴마크가 불과 4개 처인 것과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의 의약품도매업소의 과밀 정도가 어떠한 상태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러한 도매업소의 과포화 상태는 의약품도매업소를 영세하게 만들어 정상적 역할수행이 불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과잉경쟁을 유발시켜 의약품거래질서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 도매업소 규모의 영세성과 저마진성
최근 국내 도매업소의 업소 당 평균 자본금 규모는 약 5억원이고 연간 매출액과 자산총액은 각각 약 50억원과 약45억원에 불과 한데, 가까운 일본의 경우 도매 업소당 평균 자본금 규모가 약 40여억원, 연매출 약 5,000억원, 총 자산 규모도 약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의약품 창고 면적을 보면 우리나라 도매업소의 절대 다수가 업소당 평균 약 40여평 내외인데 비해 일본의 경우 1,000평 미만 업소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국내 도매업계의 규모의 영세성은 효율성 높은 선진적 · 현대화 물류활동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제약업계의 직거래 강화와 외자도매업소의 국내 진출에 빌미가 되고 있다.

또한, 성실신고회원조합과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2003년 의약품도매업의 매출액대비 당기순이익율은 불과 1% 내외인 실정이어서 이러한 상태가 그대로 지속된다면 머지않아 의약품도매업계는 대부분 도산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3. 도매유통 선진화 방안

가. 선진국형 의약품 유통체계 확립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 의약품산업은 제약회사의 요양기관에 대한 직거래 비중 과다로 많은 문제들이 발생되어 왔다. 제약회사의 높은 직거래 비중은 판 · 관비 과다지출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의약품 가격에 반영되어 국민의 부담이 가중될 뿐만 아니라 거래부조리를 유발시켜 사회 문제로까지 비화되기도 하며 유통전문기관인 도매기능을 위축시킴으로서 문제의 직거래가 다시 활성화되도록 하는 악순환을 불러오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진국형 유통체계를 확립시킬 필요가 크다. 선진국형 유통체계란 제약회사는 연구·개발·생산에 주력하고 유통은 도매가 전담하는 역할분담 체계로서 제약 도매 요양기관 환자로 이어지는 일원화된 단순한 유통구조를 말한다.

그러나 유통구조의 틀을 선진형으로 바꾸는 조정 작업은 강한 의지와 결단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업계의 자구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이런 의미에서 그동안 의약품유통구조의 선진화에 기여해온 제약회사의 종합병원 직거래 금지 제도는 앞으로 상당기간 더 존속할 가치가 있다.

나. 지역 공동물류센터 설치 활성화 유도
1997년 정부 당국이 의약품 유통개혁 수단으로「물류조합」을 선택하였으나 성격, 조직, 설립요건, 운영방식의 비현실성 등 때문에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공동물류 방식을 통해 유통개혁을 하겠다는 판단은 올바른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비효율적인 소규모의 전근대적 물류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대다수의 도매업계가 대외경쟁력을 갖춰 선진화하려면 공동물류 이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상기물류 사업을 활성화하려면 현행 공동물류 관련 규정이 대폭 개정되지 않으면 안 된다. 먼저 공동물류 설치 근거법령을 국민건강보헙법에서 약사법으로 옮기고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준용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 보험의약품 거래대금 직불제가 폐지된 이상 공동물류 근거법령이 국민건강보험법에 규정되어야 할 이유가 없고,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을 준용함으로서 업무 범위에 대해 지역적인 제한을 받거나 의약품공동물류와 관련 없는 중소기업청이나 산자부의 통제를 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 특성이나 도매의 성격에 알 맞는 공동물류를 활발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공동물류 출자자 50인 이상의 설립 요건을 5명이상으로 대폭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

다. 도매 필수시설 하한 기준 설정
상기 도매업계 현황에서 살펴 본 것처럼 도매시설 면적기준 폐지이후 수많은 도매업소가 계속 신설되고 있고 이들 업소들은 창고시설이 대부분 20~30평에 불과하여 15,000여 품목의 의약품이 생산·유통되는 약업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일반종합도매로서의 기능 수행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도매업계가 발전할 수 있겠으며 그 어떤 발전 방안이 효과를 거둘 수 있겠는가?

도매업소는 충분한 면적과 공간을 갖춘 창고시설을 설치하여야 하고 또한「의약품유통관리기준」에서 정하는 각종 필수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이들 시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하한 기준을 설정할 필요성이 있다.

일본이나 중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사례 등을 감안할 때 갱의실은 6.6㎡이상, 전실은 16.5㎡이상, 불량의약품보관소는 6.6㎡이상, 반품의약품보관소는 9.9㎡이상, 인화·폭발성의약품보관소는 6.6㎡이상, 생물학적 제제 보관소는 9.9㎡이상, 마약류보관소는 9.9㎡이상 그리고 기타 의약품 보관소는 100㎡이상으로 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생각한다.

라. 유통 전문 인력의 양성
의약품 유통구조가 선진형으로 일원화되려면 도매영업을 책임지고 있는 도매 영업사원의 자질을 높이지 않으면 안 된다. 도매 영업사원의 영업력이 제약회사 영업사원보다 낮다면 도매거래로 매출액 감소를 우려하는 제약회사들이 직거래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도매영업사원들의 영업력이 제약회사 영업사원들보다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도매업계도 영업사원에 대한 인사제도를 개혁하여 직판체제를 구축하고 급여수준 개선과 더불어 도매 영업사원의 질적 수준을 제약회사의 영업사원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교육훈련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으면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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