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매확대 과학적 기준마련 시급
업계, 잔류기준 중심 사용관리 필요성 주장
입력 2005.07.29 15:02
수정 2005.08.01 23:49
“건기식의 질적, 양적 발전은 용매 확대에 달렸다”
건강기능식품에 사용되는 용매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고시형 건기식의 추출용매를 물, 주정, 헥산으로 규정한 현재의 규정 하에서는 순도 높은 기능성물질을 추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제품의 질을 유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신제품을 개발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어 산업발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
게다가 규정을 피하기 위한 불법적인 용매 사용으로 소비자 안전도 위협받게 된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건기식 업계는 해외에서 용례가 있는 용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잔류용매 기준을 강화하는 등 제도개선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 용매의 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내비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리가 식품위생법에서 건기법으로 넘어온지 한참이 지났지만 용매에 대한 기준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화학기술, 추출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해 현실에 맞는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 “안전성 최우선” 정부 소극적 입장
현재 건기법에서 허용하는 용매는 △고시형 건기식의 경우 물, 주정, 헥산 △개별인정형 건기식의 경우 물, 주정, 에테르, 아세톤, 이소프로필 알콜, 헥산, 이산화탄소 등으로 제한되어 있다. 고시형과 개별인정형을 합쳐 10여개의 용매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
‘과거 식품으로 분류되던 고시형 품목들은 식품과 동일하게 용매에 대한 규정을 정했고 개별인정형 품목의 경우는 이 외에도 추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용매를 정해줬으므로 용매에 대한 규제가 사실상 완화되었다’는 것이 식약청의 입장이지만 업계의 시각에서는 너무 미흡한 수준이다.
정부 측이 이처럼 용매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은 △그동안 관련 기술의 발전이 없었다는 점 △분석방법 한계로 단속이 어렵다는 점 △소비자에게 굉장히 민감한 문제로 다가온다는 점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관련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지 못한 상황이라 산업계 자체도 용매확대를 폭넓게 수용할 준비가 되지 못했고 분석방법이 다양하지 못해 잔류용매로만 이를 관리하기도 어렵다는 것. 뿐만 아니라 잘못된 정보가 떠돌 경우 용매 때문에 제품의 이미지를 버릴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기능성보다는 안전성에 비중을 둔다’는 건기식 관리이념에 따라 안전하다는 확실한 입증자료가 없는 한 업계가 원하는 수준으로 용매가 확대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 품질저하, 역차별 등 문제발생 지적
그러나 업계의 입장에서는 정부의 더딘 행보가 답답할 수밖에 없다.
용매 제한으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건기식 산업의 정착과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업계가 제시하는 문제점은 우선 품질 저하 및 신제품 개발 제한이다.
용매를 제한함으로 해서 기능성분의 함량이 현저히 떨어질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원치 않는 부유물들이 생겨 품질관리에도 애로점이 많다는 설명이다. 특히 용매로 기능성분을 추출한 고품질 제품 개발이 원천적으로 어려워지기 때문에 제품개발에는 더욱 심각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두 번째 문제는 외국산 제품들과의 역차별 문제.
외국에서 생산된 제품의 경우 잔류용매만 검출되지 않으면 별 무리 없이 국내로 들여올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예 생산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 역차별 문제가 제기된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에서 들여온 원료 중 고농도인 것들은 추출법에 대한 의심을 받지만 잔류용매가 검출되지 않아 무리 없이 수입 된다”며 “생산 자체가 어려운 국내사들의 입장에서는 형평성이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 잔류용매 기준, 소비자 교육 필요
업계가 제시하는 합리적 용매관리 방안은 잔류용매 중심의 관리와 소비자 교육이다.
사용할 수 있는 용매 자체를 제한하기 보다는 제품화 이후 잔류용매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여 기능성과 안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자는 의견.
이미 제조공정서를 제출하게 되어있고 다양한 시험법들도 많이 개발되어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잔류기준을 중심으로 한 용매관리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나노기술을 이용한 분석법도 많이 개발되어 마음만 먹으면 잔류용매를 통한 용매관리가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외국과 같이 용매 사용여부와 잔류량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PL법을 강화하는 방안 등도 제시했다.
◆ 업계 실무작업반, 심포지엄 검토
현재 식약청은 용매 확대를 위한 작업으로 보건산업진흥원을 통해 건강식품에 사용되는 용매의 합리적 관리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용매관리 규정의 개선점을 찾고 좀더 합리적인 모습으로 바꾸어 나가겠다는 것.
위탁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진흥원은 7월25일 건기식 용매제도 개선 산업체 작업반 설명회를 통해 연구 방향을 밝히고 업계의 지원을 부탁했다.
진흥원 측은 △잔류기준 설정을 위한 과학적 근거 축적 △외국의 용례 비교검토 △ICH 가이드라인 등 국제 기준 적용의 타당성 △용매의 독성 및 최종제품의 안전성 등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업계의 의견을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제도개선 실무 작업반을 구성하고 오는 9월12일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해 용매관리의 기본방향 설정을 위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연구를 책임자인 품질평가팀 조양희 박사는 “현장에서 근무하는 연구자가 모든 케이스를 적용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실무 작업반을 구성해 용매의 관리기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향후 용매별 작업반을 구성해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9월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해 해외 사례 및 국내 현황을 취합하고 이 결과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