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 바뀐다…NAMs 시대, 식약처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FDA·EMA·PMDA, 비동물시험 규제 수용 체계 구축 확대
식약처도 오가노이드·MPS 활용 위한 규제과학 전략 추진
김주환 식약처 연구관, 한국FDC규제과학회 춘계학술대회서 발표
입력 2026.06.08 06:00 수정 2026.06.0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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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비임상자원연구과 김주환 보건연구관이 ‘2026 한국FDC규제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약업신문 = 최윤수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주요 규제기관들이 오가노이드, 미세생리시스템(MPS), 인공지능(AI) 기반 예측모델 등 새로운 접근법(NAMs·New Approach Methodologies)의 규제 활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관련 제도 수용을 위한 규제과학 기반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

김주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비임상자원연구과 보건연구관은 지난 5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2026 한국FDC규제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NAM 글로벌 규제 동향과 오가노이드 제도 수용을 위한 규제과학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글로벌 규제 동향과 국내 대응 전략을 소개했다.

김 연구관은 발표를 통해 NAMs의 등장 배경과 FDA, 유럽의약품청(EMA),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의 제도 운영 현황, 국내 규제 수용 기반 구축 현황 등을 설명했다.

동물대체시험법에서 NAMs로 확대되는 평가체계
김 연구관은 NAMs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 동물대체시험법의 발전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발표에 따르면, 전통적인 동물대체시험법은 3R(Replacement·Reduction·Refinement) 원칙을 기반으로 발전해 왔다. 동물 사용을 대체하고, 사용 수를 줄이며, 실험 과정에서 동물의 고통을 감소시키는 것이 주요 목표였다.

이러한 접근을 바탕으로 인체 피부모델, 인공각막모델 등 다양한 시험법이 개발됐으며 일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시험가이드라인에도 반영됐다.

그러나 신약개발 과정에서 활용되는 비임상 평가 분야에서는 보다 복잡한 문제가 제기됐다. 동물모델이 독성 및 약효 평가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동물과 사람 사이의 생물학적 차이로 인해 인체 반응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김 연구관은 이러한 한계를 배경으로 NAMs가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NAMs는 단순히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시험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생체 반응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한 새로운 평가 접근법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오가노이드, 미세생리시스템(MPS), 컴퓨터 모델링, AI 기반 예측기술, 인실리코 모델 등이 포함된다.

신약개발 실패율과 인체 예측력 확보 요구
김 연구관은 신약개발 과정에서 후보물질의 약 95%가 임상시험 단계에서 실패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비임상 단계에서 확인된 결과가 실제 인체에서 재현되지 않는 문제와 연관돼 있다. 동물실험에서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됐지만 임상시험 과정에서는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새로운 독성이 발견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규제기관과 산업계는 사람의 생물학적 특성을 보다 잘 반영할 수 있는 평가모델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NAMs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관은 최근 규제과학 분야에서 'Human Relevant Model'이라는 개념이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평가모델이 실제 사람의 생리학적 반응을 얼마나 잘 설명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기술 수용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FDA Modernization Act 이후 변화 가속
발표에서는 FDA의 제도 변화도 소개됐다.

김 연구관은 2022년 미국에서 FDA Modernization Act 2.0이 제정된 이후 NAMs 활용 논의가 더욱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법안은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요구되는 비임상 자료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법률에서는 '동물실험(Animal Study)' 중심으로 규정됐던 부분이 '비임상시험(Nonclinical Test)' 개념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오가노이드, 장기칩, 컴퓨터 모델링 등 다양한 평가기술을 규제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김 연구관은 FDA Modernization Act 3.0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미국 규제체계가 비동물 기반 평가기술 활용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FDA가 제시한 NAMs 활용 기준
김 연구관은 올해 FDA가 공개한 NAMs 활용 관련 가이드라인 초안도 소개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NAMs를 규제 의사결정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활용 목적(Context of Use)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해당 시험법이 독성 예측을 위한 것인지, 최초 인체투여 용량 설정을 위한 것인지, 특정 독성기전을 확인하기 위한 것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인체 생물학적 연관성(Human Biological Relevance)을 입증해야 하며, 기술의 재현성과 신뢰성을 포함한 기술적 특성 평가(Technical Characterization)도 수행해야 한다.

아울러 해당 기술이 실제 규제 의사결정에 활용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적합성(Fitness for Purpose) 평가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관은 NAMs 기술 개발뿐 아니라 활용 목적에 따른 과학적 검증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Validation과 Qualification의 차이
발표에서는 Validation과 Qualification의 차이도 소개됐다.

김 연구관은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고 해서 즉시 규제자료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Validation은 시험법 자체의 정확성, 재현성, 신뢰성을 확인하는 단계다. 반면 Qualification은 해당 기술이 특정 규제 목적에 활용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과정이다.

즉 기술이 과학적으로 검증됐더라도 실제 허가심사 과정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적합성 평가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관은 최근 글로벌 규제기관들이 Qualification 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특정 활용 목적에 기반한 검증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주환 연구관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약업신문 = 최윤수 기자

FDA·EMA·PMDA의 제도 운영 현황
FDA는 NAMs 활용 확대를 위해 Drug Development Tool(DDT) 프로그램과ISTAND(Innovative Science and Technology Approaches for New Drug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ISTAND 프로그램은 새로운 평가기술의 규제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기술 개발자는 활용 목적을 제시하고 FDA와 함께 검증 계획을 수립한 뒤 단계별 평가를 진행하게 된다.

김 연구관은 미국 Emulate의 간 장기칩이 현재 ISTAND 프로그램 최종 단계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EMA 역시 Qualification Advice, Qualification Opinion, Letter of Support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새로운 평가기술에 대한 적격성 검토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의약품·보건의료제품규제청(MHRA)은 사전평가(Pre-assessment)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PMDA 역시 NAMs 관련 워킹그룹을 운영하면서 규제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식약처도 제도 수용 기반 구축
김 연구관은 국내에서도 관련 제도 기반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개정된 의약품 품목허가 심사규정과 생물학적제제 허가심사 규정 등에서는 세포 기반 시험, 오가노이드, MPS, 컴퓨터 모델링 자료 제출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다만 자료 제출이 가능하다는 것과 규제 활용 기준이 마련됐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현재 식약처는 오가노이드와 MPS를 활용한 안전성 평가법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백신 품질관리 분야 대체시험법 개발과 AI 기반 독성예측 플랫폼 구축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또 FDA의 DDT 프로그램과 ISTAND 프로그램을 참고한 국내형 적합성 평가체계 구축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연구관은 향후 NAMs의 규제 활용 확대를 위해서는 국제 표준화, 데이터 축적, 검증 체계 구축, 규제기관과 산업계 간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활용 목적 기반의 적합성 평가 체계와 국제 공조를 통한 검증 기준 마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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