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장품 TOP50, 자국 기업 비중 확대 속 한국 기업 순위 하락
LG생활건강 18→27위, 아모레퍼시픽 31→32위… 로컬 브랜드 점유율 57.37%로 상승
입력 2026.06.08 06:00 수정 2026.06.0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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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는 K-뷰티가 중국 시장에선 아직 뚜렷한 반등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 화장품 시장 내 자국 브랜드 점유율이 57%를 넘어선 가운데 LG생활건강은 순위가 크게 하락했고, 아모레퍼시픽도 전년 수준에 머물렀다. 상위 기업 중심의 시장 재편이 진행되면서 중국 내 경쟁 환경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중국향료향정화장품공업협회(CAFFCI)가 발표한 ‘2026 화장품 기업 TOP50’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두 곳뿐이었다. 2025년 중국 본토에서 판매된 화장품 브랜드의 전 채널 소매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출된 순위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8위에서 27위로 9계단 하락했고, 아모레퍼시픽은 31위에서 32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2025년 중국 내 소매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중국 ‘2026 화장품 기업 TOP50’. LG생활건강은 27위, 아모레퍼시픽은 32위에 올랐다. ⓒCAFFCI기자명

한국 기업의 순위 변화는 중국 화장품 시장 전반의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시장 성장률은 둔화됐지만 상위 기업으로의 매출 집중은 강화됐고, 중국 자국 브랜드의 영향력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외자 브랜드 중심이었던 시장 구도가 점차 변화하는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는 의미다.

CAFFCI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중국 화장품 전 채널 거래액은 1조1042억45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2.83% 증가했다. 시장 전체 성장률은 높지 않았지만 TOP50 기업의 소매 총액은 3884억4400만 위안으로 7.8% 늘었다.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5.18%로 전년보다 1.62%p 상승했다. 성장의 과실이 상위 기업으로 집중되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진 셈이다.

중국 자국 브랜드의 약진도 이어졌다. 자국 브랜드 시장 점유율은 2024년 55.20%에서 2025년 57.37%로 상승했다. 3년 연속 외자 브랜드를 넘어선 수치다. TOP50 기업 가운데 중국 자국 기업은 33곳이나 됐다. TOP50 진입 기준 역시 높아졌다. 2024년 17억 위안이던 기준은 2025년 19억 위안으로 상승했다. 50억~100억 위안 규모 기업은 14곳으로 전년보다 2곳 늘었고, 100억 위안 이상 기업은 8곳으로 증가했다.

 

상위권 흔든 로컬 강자들

그러나 중국 자국 기업의 약진이 곧 외자 기업 전체의 약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로레알은 여전히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선두를 차지하며, 중국 화장품 시장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럭셔리화장품 부문 점유율도 약 30%에 이른다. 에스티로더(Estée Lauder), P&G(Procter & Gamble), 시세이도(Shiseido)는 2~4위를 차지했다. 최상위권에선 외자 기업 중심 구도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반면 중상위권에선 중국 자국 기업의 존재감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프로야(珀莱雅)는 5위를 유지하며 중국 자국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상메이(上美)는 8위에서 7위로 올라섰고, 거쯔바이오(巨子生物)는 14위에서 9위로 뛰어오르며 TOP10에 진입했다. 상하이자화(上海家化)는 9위에서 12위로 밀려났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프로야, 상메이, 마오거핑(毛戈平)이 있다. 중국 신신투자(鑫鑫投资)는 현재 중국 자국 뷰티 시장이 이들 3개 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3강 경쟁’ 구도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로야는 2025년 매출 105억9700만 위안을 기록하며 중국 자국 뷰티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100억 위안대 매출을 유지했다. 다만 성장세는 둔화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1.68%, 순이익은 3.50% 감소했다. 주력 브랜드 성장세가 약화되자 색조와 해외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플라워노즈(Flower Knows·花知晓) 지분 확대도 같은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상메이는 더우인을 기반으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여준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신신투자에 따르면 한수(韩束)는 숏드라마와 라이브커머스를 결합한 콘텐츠 전략을 통해 홍만요(红蛮腰) 시리즈를 히트상품으로 성장시켰다. 2025년 한수 단일 브랜드 매출 비중은 80.2%에 달했다. 특정 브랜드 의존도라는 과제는 남아 있지만 최근 성장세를 이끈 핵심 동력으로 평가된다.

마오거핑은 하이엔드 전략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순위는 2024년 22위에서 2025년 11위로 11계단 상승했다. 색조 매출은 29억9600만 위안, 스킨케어 매출은 18억73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전국 131개 도시에서 운영 중인 412개 직영 카운터와 3300명 이상의 뷰티 컨설턴트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더우인이 바꾼 경쟁 공식

기업 판도 변화의 배경에는 채널 구조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CAFFCI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온라인 거래액은 7217억7300만 위안으로 전체 시장의 65.36%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4.45%였다. 오프라인 거래액은 3824억7200만 위안으로 34.64%를 기록해 사실상 정체 상태를 보였다.

온라인 중심 구조가 굳어지면서 더우인과 라이브커머스, 숏폼 콘텐츠 활용 능력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상메이의 성장 사례도 이런 변화와 맞닿아 있다. 더우인을 중심으로 형성된 콘텐츠 소비 환경이 브랜드 성장 경로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채널 변화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비용 부담도 키우고 있다. 신신투자에 따르면 프로야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95.47%에 달했다. 판관비 비중은 49.63%로, 매출 100 위안당 약 50 위안을 마케팅과 판매 활동에 투입하는 셈이다. 베이타이니(贝泰妮)의 판관비 비중도 2022년 40.8%에서 2025년 49.9%로 높아졌다.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출 확대보다 수익성 관리가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이제 성장률보다 점유율 경쟁이 더 중요해지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시장 성장률은 2.83%에 그쳤지만 TOP50 기업 소매 총액은 7.8% 증가하며 상위 기업 중심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 중국 자국 브랜드의 시장 확대와 글로벌 기업의 최상위권 수성이 동시에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경쟁은 단순 규모 확대보다 브랜드력과 채널 운영 역량, 수익성을 얼마나 균형 있게 확보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에서의 선전을 노리는 K-뷰티 기업들 역시 과거와 다른 경쟁 구도에 맞는 성장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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