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관련 경영 전문가와 국립대학병원 교수들이 의기투합해 벤처 기업을 설립, 지방이라는 경계를 넘어 주목받고 있다. 

2일 에이아이씨유(AICU)에 따르면  대변 사진 한 장으로 염증성 장질환을 모니터링, 예측하는 시스템인 ‘피칼스캐너(Fecal scanner)’를 개발해 올 상반기 중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설립된 신생기업이다. 

이 회사 황은아 대표는 정성문 경북대병원 의료인공지능연구센터 교수와 의기투합, 회사를 설립했다. 황 대표가 경영을, 정성문 교수가 기술개발을 총괄한다. 

여기에 경북대병원 박재찬 신경외과 교수, 김은수 소화기내과 교수, 강경훈 칠곡 경북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임상 전문가로 힘을 보탰다.

회사가 개발한 시스템은 2 가지다. 환자(가입자)가 촬영해 전송한 사진 만으로 염증성 장질환을 알아내는 기술인 '피칼스캐너'와 걷는 모습 촬영한 사진 만으로 퇴행성 뇌질환을 진단 및 모니터링하는 기술인  '게이트 스캐너(Gait scanner)'다.

이 중 피칼스캐너 기술은 해외에서 먼저 관심을 보였다. 

에이아이씨유에 따르면 미국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쓰로운(Throne)사와 지난해 12월 기술이전 계약 및 공동사업화 협약을 체결했다. 기술 수출액은 50만 달러(약 6억 9000만원) 규모다.

피칼스캐너는 대변 사진 한 장으로 염증성 장질환인 궤양성 대장염등을 진단,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촬영한 본인 대변 사진을 앱으로 전송하면 AI 딥러닝으로 이미지 자동분석과정을 거쳐 환자나 의료진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에이아이씨유는 5개 국내 대학병원 소화기내과에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환자 509명으로부터   대변사진 3710장을  수집, 칼프로텍틴 분변검사와 피칼스캐너 성능을 비교 분석한 결과,  칼프로텍틴 분변검사는 대장내시경 활성화도 85% 수준을 보인 반면,  피칼스캐너는 93%에 달하는 정확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에이아이씨유는 현재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은 개발을 완료했고 안드로이드용 앱을 개발 중이다. 상반기 중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시장에 출시하는 게 목표로,  월 구독료 방식으로 1개월 900원(10회), 1년 9900원(120회)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황 대표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염증성장질환 환자는 전세계적으로 680만 명인데 앞으로도 누적되는 임상 자료를 기반으로 꾸준히 피칼스캐너 검사 정확도를 높여 나갈 예정"이라며 "국내외에서 의료기기 개발을 최종 목표로 관련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우선 헬스기기 형태로 시장에 출시하고 궁극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승인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우리나라 식약처, 2026년 미국 식품 FDA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이아이씨유가 개발한 또다른 시스템인 '게이트스캐너(gait scanner)'는 보행 영상을 분석해 뇌졸중, 정상압수두증,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뇌질환을 모니터링하고 진단,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국내외 FDA 의료기기로 승인된 보행분석기(GAITRite)를 활용해 임상적 의미를 갖는 20가지 보행 임상 정보를 추출해 질환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카메라가 있는 스마트폰이나 키오스크 앞에서 5m 정도만 걸어도 최대 98.7%에 달하는 정확도로 정보를 추출한다.

측정값 정확도는 기존 종합병원의 고가 의료장비와 비슷한 반면, 비용은 훨씬 경제적이다. 대형병원 게이트라이트 촬영 비용은 회당 5~7만 원인 반면 게이트스캐너는 환자가 장소 상관없이 손수 찍은 3초 보행 영상을 월 구독료 1만 9900원으로 30회 분석이 가능한 수준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황은아 대표는 "기존 보행 분석기가 매우 고가이고 이를 작동하기 위한 전문검사자가 필요하며 5m 이상 고정된 검사 공간이 필요하다는 문제점을 게이트스캐너는 개선했다"며 "키오스크 형태 보행분석기를 이미 개발했고, 스마트폰 앱도 개발해 본격적인 서비스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