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략, 지역·세대·문화 차이 이해가 출발점
[2025 코스모프로프 아시아] 클린·포용성·지속가능성·웰니스도 시장마다 '제각각'
입력 2025.11.18 06:00 수정 2025.11.1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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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소비자의 클린뷰티·포용성 등에 대한 요구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문화별 차이가 있으므로 소비자를 면밀히 파악하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왔다.

홍콩컨벤션&전시센터에서 지난 12~14일 진행된 '2025 코스모프로프 아시아 홍콩' 에서도 다양성·포용성·지속가능성 등은 핵심 주제였다.  부대 행사 ‘코스모 토크 (cosmo talks)’  둘째 날 세션 ‘세계 주요 뷰티·스킨케어 시장에서 나타나는 소비자 주도 트렌드’에서도 업계 전문가들은 데이터와 산업 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변화하는 소비자의 기준에 대한 대담을 가졌다.

홍콩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지난 13일 열린 ‘코스모 토크’ 에서  '세계 주요 뷰티·스킨케어 시장에서 나타나는 소비자 주도 트렌드'를 주제로 논의하고 있는 전문가들. (왼쪽부터) ‘스태티스타’ 리서치 전문가 도미니크 페트루치, ‘님미야’ 창립자 니키 드 예거, ‘케오니’ 창립자 아슈와지트 가르그, ‘뷰티매터’ 존 카파렐리 대표. ⓒ홍콩=화장품신문 김민혜 기자


시장별로 다른 '클린 뷰티'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도미니크 페트루치(Dominique Petruzzi) 스태티스타(Statista) 뷰티·퍼스널케어 부문 리서치 전문가가 화장품 시장 전망 관련 데이터를 공유했다. 스태티스타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은 약 6500억 달러 규모를 기록했고, 2030년이면 80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별로는 최대 규모 시장 미국의 뒤를 중국·일본·인도가 잇고 있다. 페트루치는 미국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브랜드 속성으로 무독성 성분, 다양한 컬러·타입 선택지, 천연·유기농 성분 등을 꼽았다. 스태티스타 자체 설문 조사 결과 ‘지속가능성이 구매 시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답한 비중은 38%였다. 포장과 관련해선 30%가 ‘개선을 체감했다’고 했지만, 34%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답했다. 특히 MZ세대는 가장 적극적으로 성분 라벨을 확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페트루치는 "클린 뷰티에 대한 인식은 시장마다 형태가 다르다"고 말했다. 브라질·인도는 소비자의 클린 제품 구매 의향이 높아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게 예측됐으나, 미국은 이미 시장이 성숙단계에 들어서  성장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브라질에선 자원 사용 방식과 환경 보호를 지속가능성의 핵심 요소로 인식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세션의 사회자 존 카파렐리(John Cafarelli) 뷰티매터(BEAUTYMATTER) 대표가 “미국 시장의 경우 2010년대 초반엔 클린·지속가능 트렌드가 차별화 포인트였지만, 이제는 기본 조건이 됐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페트루치는 "클린·지속가능을 정의하는 국제적 기준이나 법적 정의가 없기 때문에 시장마다 다른 프레임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준의 부재는 천연과 클린의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는 '천연'은 자연 유래 여부에 초점을 두지만, '클린'은 신중한 성분 선택과 유해성 배제에 기반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도 기반의 지속가능 뷰티기업 케오니(Kheoni)의 창립자 아슈와지트 가르그(Ashwajeet Garg)는 클린과 천연 원료 차이를 '양심(conscience)'이란 단어로 설명했다. 그는 인도의 오염된 수원과 환경 훼손 사례를 언급하며 “자연 원료를 사용했더라도 채취 과정이 환경을 파괴한다면 클린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처럼 인구가 많은 국가의 경우, 자원은 구조적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제품이 사용된 후의 배출 과정까지 고려해야 지속가능한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포용성, 소비자 기준으로 재정의

포용성의 우선순위도 시장과 문화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네덜란드의 인디 뷰티 브랜드 님미야(Nimya) 창립자 니키 드 예거(Nikkie de Jager)는 소비자가 자신을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브랜드의 핵심 가치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인 커밍아웃 경험을 언급하며 "포용성을 회의실에서 논의할 안건으로 올리는 순간, 자연스러움은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또한 "모델의 다양성이 부족하면 소비자는 그 속에서 본인의 모습을 찾기 어렵게 된다"면서 “포용성의 핵심은 다양성에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에선 포용성이 피부색이나 모발 특성을 넘어서 신체적 제약을 고려한 접근성으로 확장되고 있다. 페트루치는 "일부 브랜드가 사용이 어려운 소비자를 고려한 기능을 제품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브라질에서도 다양한 소비자를 위한 포용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유럽은 젠더 뉴트럴 제품과 중장년층을 향한 포용 측면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에선 기존의 획일화된 미적 기준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비자를 포용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페트루치는 말했다.

글로벌 확장 과정에선 기술적 한계가 발생하기도 한다. 페트루치는 "예를 들어, 미국에서 개발한 포뮬러를 중국 판매용 제품에 적용하려면 제형 자체는 물론 피부 특성, 기후 조건까지 다시 검토해야 한다"며 "포용성이 단순한 마케팅 전략에 머무르면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웰니스, 감정·의식 기반 소비로 확장

웰니스는 중국과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스태티스타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의 94%, 미국 소비자의 84%가 웰니스를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에선 전통 의학과 여러 단계의 스킨케어 루틴에서 비롯된 ‘의식적 소비’가 뷰티에 결합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정신 건강, 수면, 스트레스 관리처럼 감정 상태를 중심에 둔 웰니스가 주요 구매 동인이다. 페트루치는 미국에서 섭취형 제품과 보충제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흐름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가르그는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사용성을 확보한 개발 과정을 공유하기도 했다. 19종 식물성 원료를 조합한 아유르베다 전통 제형은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한계가 있어,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오일 기반 비누화 공정을 적용해 사용성을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한 천연 소재 포장재와 재생 박스 등을 활용해 지속가능성과 의식적 사용 경험을 동시에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고 언급했다.

브랜드가 동일한 메시지를 내세워도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방식은 지역·세대·문화에 따라 전혀 다르게 구성될 수 있다. 카파렐리는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글로벌 전략의 출발점"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세션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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