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현재 실태 - 대한약사회 현황조사 결과
입력 2004.12.31 15:31 수정 2006.11.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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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 방치되어 있는 재고의약품의 규모가 600억대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한약사회가 제2차 재고의약품 반품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약국들을 대상으로 현황을 파악한 결과 약국당 300만원대가 넘는 재고의약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국당 300만원을 전국 2만여개 약국에 대입할 경우 전체 약국가에 쌓여 있는 재고의약품의 규모는 600억원을 넘는다는 것이 대한약사회측의 설명이다.

대한약사회는 지난 2001년 반품사업당시 파악한 재고약 규모가 총 514억대였으나 이번에는 17.7% 증가했으며, 약국당 평균 재고금액도 286만원에서 319만원으로 11.5%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의약분업이 진행되면 될수록 약국들은 누적되는 재고의약품으로 인한 경영압박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약국에 재고의약품이 누적되는 원인은 다양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잦은 처방약 변경이 가장 크고, 대체조제의 사실상 불가, 제약사들의 덕용포장 공급, 약국들의 의약품 관리실태 부실 등이 지적된다.

△잦은 처방약 변경

약국가에서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잦은 처방약 변경으로 인해 의약품 구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원들이 처방약을 변경하는 원인은 환자들에게 보다 우수한 의약품을 처방하기 위한 것이라는 명목을 내걸고 있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경영상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라는 것.

600억대 의약품 약국가에 방치

제약사에서 자사 제품에 대한 처방을 유도하기 위해 각종 리베이트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또 다른 업체에서 보다 나은 조건의 영업정책을 내걸다 보니 의원들이 처방약 변경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또한 일부 의원들이 특정 관계에 있는 약국에 환자들을 보내기 위한 방안으로 약을 수시로 바꾸는 현상도 비일비재한다는 것.

이같은 잦은 처방약 변경으로 인해 약국들은 처방약을 구비하는데 골몰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약국에 쌓인 재고약을 처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약국가에 따르면 대부분의 의원들이 인근 약국에서 알리지도 알고 처방약을 변경하고 있으며, 일부 의원은 한달 간격으로 처방약을 바꾸는 곳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체조제 불가

약국가는 의사들이 처방약을 자주 바꾸어도 대체조제가 원활히 된다면 재고약으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거의 없을 것이라고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약사법상에는 대체조제가 가능하다고 규정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대체조제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생물학적동등성을 인정받은 품목 약 2,500 품목은 대체조제를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대체조제를 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에게 설명해야 하고 그 결과를 사후에 의사들에게 통보를 해야 한다.

강남구의 한 약사는 "대체조제를 한 후 의사에 통보하도록 되어 있는 규정이 현재 의사와 약사와의 관계에는 대체조제를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약사는 "의사들의 성향상 자신의 처방을 약사가 변경한 것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대체조제를 한 약국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처방전을 보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특정 약국에 처방전을 가지 않도록 하는 방법으로는 환자들에게 해당 약국이 문제가 많다고 설명하는 직접적인 방법이 있는가 하면, 특정약을 처방하는 방법을 통해 환자들이 조제를 하지 못하는 지능적인 방법이 있다는 것.

이에따라 약국들은 형식적으로만 규정되어 있는 대체조제를 현실에 맞게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대체조제후 사후 통보하는 단서조항이 폐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약사들의 덕용포장 공급

약국들의 재고약 누적을 가져오는 원인중의 하나는 제약사들의 소포장 공급 기피와 덕용포장 공급이다.

제약사들이 소포장을 공급하면 필요한 양만큼의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되므로 재고약 누적으로 문제점이 해소될 수 있다.

그러나 제약사들이 소포장으로 공급하면 생산단가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500정 이상의 덕용포장을 공급하고 있다.

약국가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사나 일부 제약사들은 어느 정도 소포장 의약품 공급을 하고 있지만 중소업체들은 대부분 덕용형태로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약국당 300만원대 ···경영압박 심각
처방변경·대체조제 불가·덕용포장 등 외부 요인
주먹구구식 의약품관리 실태도 재고약 누적에 한몫


특히 중소업체들이 덕용형태로 공급하는 의약품은 의사들의 잦은 처방약 변경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약국들의 재고약 누적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에서 약국들의 의약품 구비에 따른 비용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약사들로 하여금 소포장 공급을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업체들로서는 그에 따른 혜택이 없다보니 소포장 생산을 기피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따라 약국가에서는 제약사들이 소포장 공급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약가 인상 등의 금전적인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한편, 약국가에 따르면 내년부터 소포장 의무화가 시행될 것이 유력해짐에 따라 일부 제약사에는 이를 악용해 소포장 의약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덕용포장으로만 의약품을 공급하는 비정상적인 영업정책을 펴고 있는 제약사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의약품 관리실태 부실
약국에 재고의약품이 누적되는 것은 외부적 요인외에도 약사들의 의약품 관리실태 부실이 한 몫하고 있다.

약 2만여개로 추산되는 약국들중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약제비 청구를 EDI로 하고 있다. EDI 청구를 한다는 것은 약국들이 약국관리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약국가에 출시되어 있는 약국청구 프로그램들은 의약품 관리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자신이 구입한 의약품 내역을 약국관리프로그램에 입력한 후 조제을 하고 나면 남아 있능 의약품의 양을 알 수 있게 된다.

또 의원들이 처방경향을 주기적으로 파악하면 인근 의원들이 다빈도로 사용하는 의약품을 알게 되고 자주 바뀌는 의약품의 성분이 어떤 것인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컴퓨터를 통해 약국의 의약품 소모량과 재고를 파악하는 약국들은 거의 드물고 주먹구구식으로 의약품 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 약국의 실정이다.

대한약사회의 한 관계자는 "약국가에 재고로 쌓여 있는 의약품 누적의 책임을 약사들에게도 있다"며 "약국관리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경우 약국의 재고의약품 규모는 적어도 20%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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