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제약산업 혁신 민·관협의체' 출범…산업 생태계 재편 불가피
혁신형 제약 R&D 기준 대폭 상향-'준혁신형' 신설...K-제약바이오,체질 개선
리베이트 제재 기간 5년으로 합리화…외국계 제약사 전용 트랙 신설
입력 2026.09.02 15:30 수정 2026.09.0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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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업신문=김홍식 기자

정부가 대한민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도약을 위해 산업 생태계 재편에 칼을 빼들었다. 무늬만 혁신인 기업을 솎아내기 위해 혁신형 제약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기준을 대폭 상향하고, 유망 중소·벤처 제약사를 위한 준혁신형 제도를 신설해 촘촘한 성장 사다리를 구축한다.

보건복지부는 2일 오후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제약산업 현안 공유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1차 제약산업 혁신 민·관협의체'를 출범하고 첫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협의체는 향후 ▲혁신형 및 준혁신형 제약기업 육성 방안 ▲의약품 판매위탁사(CSO) 관리·감독 강화 ▲제네릭 중심 기업 규모화·수출 기업화 ▲바이오·개량·천연물 신약 개발 촉진 ▲인공지능(AI) 활용 신약개발 촉진 등의 핵심 안건을 매월 논의해 오는 11월까지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의 핵심은 단연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의 대대적인 개편이었다. 2012년 도입된 이 제도는 R&D 비중이 높은 기업을 인증해 가점, 세제 혜택, 약가 우대 등을 제공하며 제약산업 성장을 견인해왔다. 현재 47개 사(일반 32, 벤처 11, 외국계 4)가 인증을 유지 중이다.

복지부는 산업 전반의 R&D 역량이 향상된 현실을 반영해 혁신형 제약기업의 R&D 투자 비중 기준을 일제히 2%p씩 상향했다. 

이에 따라 연간 매출액 1000억원 미만 기업은 종전 7%(최소 50억원)에서 9%(최소 70억원 이상)로, 1000억원 이상 기업은 5%에서 7%로 요건이 강화됐다. 

미국(cGMP)이나 유럽(EU GMP) 등 선진 품질기준을 충족한 기업 역시 기존 3%에서 5%로 기준이 높아졌다. 평가 심사항목도 기존 25개에서 17개로 간소화하는 대신, 임상시험 건수나 수출 규모 등을 정량지표화해 평가의 객관성을 높였다.

업계의 지속적인 개선 요구가 있었던 리베이트 관련 결격사유도 행정기본법을 준용해 합리적으로 개편됐다. 

위반행위가 종료된 날로부터 5년이 지난 행위는 인증 결격사유 심사에서 제외된다. 다만, 처분 지연 꼼수를 막기 위해 소송(집행정지 등)이 제기된 경우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 이내에 인증을 취소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신설해 엄단 기조는 유지했다.

더불어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 생태계 기여를 유도하기 위해 '외국계 제약사' 전용 인증 기준도 별도 마련했다. 원천 기술이 본사에 있는 점을 감안해 특허 기술이전 성과 배점은 축소(8점→3점)하고, 국내 제휴 협력·오픈이노베이션(8점→14점) 및 국내 연구·생산시설 유치(5점→8점) 배점을 대폭 늘렸다.

강화된 R&D 기준으로 인해 유망 중소·벤처기업이 사각지대에 놓이는 것을 막기 위한 '준혁신형 제약기업(도약형)' 제도도 전격 도입된다.

준혁신형 제약기업의 R&D 비중 기준은 개정 전의 혁신형 제약기업 기준(매출 1000억원 미만 7%, 1000억원 이상 5% 등)을 적용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 

준혁신형으로 지정된 기업에게는 신규 등재 제네릭 의약품에 대해 '1+3년간 50% 약가 우대' 혜택 등이 주어져, 중소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을 위한 실질적인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성장 사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복지부는 올해 8월 18일부터 9월 18일까지 2026년 하반기 신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신청을 접수하고 있으며, 12월 중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준혁신형 제약기업 제도는 연내 법적 근거를 마련한 후 신규 신청을 개시한다.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은 "치열한 논의를 통해 우리나라의 성장을 이끌어갈 제약산업의 육성·발전 방향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동위원장인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도 "본 협의체에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제시한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어 R&D 및 제품 생산 등 제약바이오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발전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공식 출범한 '제1차 제약산업 혁신 민·관협의체'는 정부와 민간을 아우르는 총 21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과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공동으로 맡는다. 정부 측에서는 곽순헌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성창현 보건산업정책국장, 간사를 맡은 오성일 제약바이오산업과장과 신준수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 등 4명이 합류했다. 공공기관을 대표해서는 김용우 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육성단장이, 유관 협회에서는 엄승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무와 기노광 한국제약협동조합 실장이 참여한다.

산업계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제약바이오업계 위원으로는 이병무 유한양행 실장, 김재득 종근당 이사, 김기호 HK이노엔 전무, 류기웅 동국제약 전무, 홍경표 동아ST 상무, 최청하 안국약품 전무, 류신숙 현대약품 전무, 김기범 동구바이오제약 전무 등 8명이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학계 및 전문가 그룹에서는 김동숙 국립공주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 백민경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이상원 성균관대학교 제약학과 교수, 한장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상생협력실장이 포함돼 정책의 전문성을 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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