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드벡, AI 활용 전면 확대…미국 상업화 조직에 ‘AI 운영모델’ 심는다
에버사나와 파트너십 확대…마케팅·메디컬 커뮤니케이션·시장접근·미디어까지 적용
단순 AI 도구 도입 넘어 ‘에이전틱 AI+컴플라이언스+전문가’ 결합 운영체계 구축
룬드벡 “바이오닉 역량 책임 있게 확장”…신경과학 전문기업 경쟁력 강화 전략과 연계
입력 2026.08.28 06:00 수정 2026.08.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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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드벡(Lundbeck)이 미국 상업화 조직 전반으로 인공지능(AI)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 전략 수립과 콘텐츠 개발, 상업적 실행 과정에 적용해온 AI 기반 업무방식을 마케팅과 메디컬 커뮤니케이션, 시장접근(Market Access), 미디어 운영 등으로 넓히면서 AI를 개별 업무를 지원하는 도구가 아닌 상업화 조직의 운영체계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에버사나(Eversana)는 지난 25일 룬드벡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자사의 ‘AI Agency’ 플랫폼을 룬드벡의 미국 상업화 조직 전반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에버사나가 AI Agency 플랫폼을 공개한 지 약 1년 만에 공개적으로 이름을 밝힌 첫 제약사 파트너가 룬드벡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협력은 생성형 AI를 콘텐츠 제작 등에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에이전틱 AI(Agentic AI)와 자동화, 컴플라이언스 체계, 사람의 전문성을 결합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연구개발을 넘어 제품의 시장 진입과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등 제약산업의 상업화 영역에서도 AI 활용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룬드벡이 미국 사업에서 AI 기반 운영모델 확대에 나선 셈이다.

룬드벡은 앞서 에버사나의 AI 기반 워크플로를 전략 기획과 콘텐츠 개발, 상업적 실행 등에 도입했다. 이번 협력 확대를 통해 AI 활용 영역을 마케팅, 메디컬 커뮤니케이션, 시장접근, 미디어 운영으로 넓히고, 운영 효율성을 추가로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활용 사례도 에버사나와 함께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기존 업무에 AI 프로그램을 하나씩 추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AI를 중심으로 업무 수행방식 자체를 재설계한다는 데 있다.

파룩 카판(Faruk Capan) 에버사나 최고혁신책임자(CIO)는 이번 파트너십에 대해 기존 업무흐름에 단순히 AI 도구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생명과학산업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AI 기반 운영모델’을 함께 구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는 스스로 여러 단계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에이전틱 AI와 내재화된 컴플라이언스(embedded compliance), 사람의 전문성을 결합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제약사의 상업 조직이 실행 속도를 높이면서도 생명과학산업에서 요구되는 품질과 과학적 엄격성을 유지하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제약산업에서 AI 활용을 확대할 때 속도와 효율성 못지않게 규제 준수와 의학·과학적 정확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한 접근으로 풀이된다. 일반 산업과 달리 의약품 마케팅과 메디컬 커뮤니케이션 등은 제품 정보의 정확성과 규제 준수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다. 에버사나가 AI의 자동화 능력만을 강조하기보다 컴플라이언스와 사람의 전문성을 하나의 운영모델 안에 포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룬드벡 역시 이번 협력 확대를 회사의 장기적인 사업 전략과 연결하고 있다.

톰 깁스(Tom Gibbs) 룬드벡 미국법인 수석부사장 겸 사장은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Focused Innovator’ 연구개발 전략을 진전시키는 핵심 축 가운데 하나로 ‘바이오닉 역량(bionic capabilities)’ 구축을 제시했다.

여기서 바이오닉 역량은 사람의 전문성과 기술 역량을 결합해 조직의 업무 수행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다. 룬드벡은 에버사나와의 협력을 확대함으로써 미국 상업 조직 전반에서 이러한 역량을 책임 있게 확장하고 업무 실행의 속도와 품질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깁스 사장은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고객과 환자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면서도 회사가 유지해온 높은 업무 기준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에버사나의 AI Agency는 의약품 상업화 과정을 대상으로 설계된 엔드투엔드 AI 플랫폼이다.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됐으며 에이전틱 AI와 고도화된 자동화, 사람의 전문성을 결합한다.

이를 토대로 전략 개발부터 콘텐츠 제작, 옴니채널을 통한 고객 접점 관리까지 확장 가능한 업무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에버사나는 이러한 접근법을 ‘Pharmatizing AI’, 즉 제약산업에 맞게 AI를 구현하는 전략으로 설명하고 있다.

마크 티어러(Mark Thierer) 에버사나 최고경영자(CEO)는 제약산업이 특허절벽과 광범위한 재정적 압박에 직면하면서 기존과 다른 사업방식을 찾아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AI가 이러한 환경에서 새로운 사업 운영방식을 만드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티어러 CEO가 제시한 AI 활용 범위는 마케팅이나 콘텐츠 제작에 한정되지 않는다. 마케팅과 영업에서 제품 출시에 이르는 상업화 과정 전체를 AI 기반으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이러한 AI 역량이 제약사들이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접근은 최근 제약산업 전반에서 확대되고 있는 AI 활용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현재 대형 제약사부터 중소 규모 기업까지 AI를 신약 연구개발뿐 아니라 업무 지원, 상업 및 기업 운영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하고 있다. 에버사나는 AI Agency가 단순히 카피라이팅이나 콘텐츠 제작을 개선하는 AI 도구와는 다른 형태라고 강조한다.

에버사나와 구글의 장기간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구축된 플랫폼을 통해 개별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약사의 상업화 운영 구조 자체를 AI와 결합한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룬드벡의 AI 확대 전략은 최근 회사가 강조하고 있는 신경과학 분야의 성장 전략과도 연결된다.

룬드벡은 신경과학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면서 규모에 비해 높은 경쟁력을 갖춘 ‘neuroscience challenger’를 지향하고 있다. 찰 반 자일(Charl van Zyl) 룬드벡 CEO는 최근 회사가 규모 이상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바 있다.

회사 성장에는 편두통 치료제 바이엡티(Vyepti)와 오츠카제약과 협력하고 있는 비정형 항정신병 치료제 렉설티(Rexulti)가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해당 제품들의 성장에 힘입어 룬드벡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상업화 조직의 AI 활용 확대는 제품 포트폴리오 자체를 강화하는 연구개발 전략과 함께 이를 시장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상업화 역량 강화의 성격을 갖는다.

특히 적용 영역이 전략 수립과 콘텐츠 개발에서 마케팅, 메디컬 커뮤니케이션, 시장접근, 미디어 운영으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AI가 특정 부서의 생산성 도구를 넘어 상업 조직 전반을 연결하는 기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에버사나 역시 룬드벡과의 협력을 시장 경쟁력과 직접 연결하고 있다. 티어러 CEO는 룬드벡이 AI Agency 플랫폼을 미국 상업화 운영에 적용함으로써 마케팅부터 제품 유통에 이르는 과정에서 보다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변화하는 데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AI가 사실상 모든 제약사와 서비스 기업 최고경영진의 주요 의제로 올라와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 경영진들이 AI를 실제 사업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가운데 에버사나가 이를 지원하는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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