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전 알츠하이머까지 치료 목표”…로슈, 신경과학 신약개발 전략 공개
파킨슨병 프라시네주맙 3상 개발…응집 알파시누클레인 표적해 질병 진행 억제 평가
‘Brain Shuttle’ 적용 트론티네맙…28주 만에 90% 이상 아밀로이드 음성 도달
혈액검사부터 무증상 단계 치료까지…진단·치료 연계한 알츠하이머 개발 방향 제시
입력 2026.08.27 06:00 수정 2026.08.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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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ad Bonni 로슈(Roche) Pharma Research & Early Development(pRED) 신경과학 및 희귀질환 부문 수석부사장은 26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Global Bio Conference, GBC) 2026’ 기조연설에서 ‘신경과학 치료제의 도전 과제와 기회’를 주제로 로슈의 신경과학 연구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 약업신문 = 최윤수 기자

신경퇴행성질환 치료의 무게중심이 ‘증상 조절’에서 ‘질병 진행 억제’로, 다시 증상이 나타나기 전 병리를 찾아 개입하는 ‘선제적 치료’로 이동하고 있다.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 등 오랜 기간 신약개발의 난제로 꼽혔던 신경과학 분야에서 질병 생물학에 대한 이해와 바이오마커, 진단기술, 새로운 약물전달 기술이 맞물리면서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Azad Bonni 로슈(Roche) Pharma Research & Early Development(pRED) 신경과학 및 희귀질환 부문 수석부사장은 26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Global Bio Conference, GBC) 2026’ 기조연설에서 ‘신경과학 치료제의 도전 과제와 기회’를 주제로 로슈의 신경과학 연구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Bonni 수석부사장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최근 연구개발 성과의 배경으로 질병 생물학에 대한 이해와 새로운 기술의 발전을 제시했다. 로슈는 현재 신경과학과 희귀질환 분야에서 유전자치료와 RNA 기반 접근법을 포함한 여러 기술을 활용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표에서 먼저 소개된 질환은 파킨슨병이다.

Bonni 수석부사장은 파킨슨병을 진행성 신경퇴행성질환으로 설명하면서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극동지역에서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파킨슨병의 증상을 관리하기 위한 치료제는 있지만 질병의 진행 자체를 늦추는 치료제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킨슨병의 신경퇴행이 수년에 걸쳐 진행되고 임상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시점에는 이미 뇌에서 상당한 신경세포 손실이 발생한 상태라고 부연했다.

로슈는 이 같은 파킨슨병의 질병 진행에 개입하기 위한 후보물질로 ‘프라시네주맙(prasinezumab)’을 개발하고 있다.

프라시네주맙은 응집된 알파시누클레인(α-synuclein)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다. Bonni 수석부사장은 알파시누클레인이 파킨슨병의 병리학적 특징 가운데 하나이며 유전학적 자료와 전임상 연구에서도 치료 표적으로서의 근거가 제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프라시네주맙은 퇴행하는 신경세포에서 방출되는 응집 알파시누클레인을 표적으로 해 주변 신경세포로의 확산을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앞서 진행된 2상 PASADENA 연구에서는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

Bonni 수석부사장은 다만 해당 연구에서 프라시네주맙이 파킨슨병 진행을 늦출 가능성과 관련한 일부 신호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공개연장 연구에서는 프라시네주맙을 수년간 투여받은 환자의 운동기능 관련 지표를 외부 비교군과 비교한 결과를 소개하면서, 공개연장 연구인 만큼 결과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진행된 PADOVA 연구에서는 임상 평가변수에도 변화를 적용했다. 단순히 기존 척도의 점수 변화를 평가하는 대신 ‘확인된 운동기능 진행까지 걸리는 시간(time to confirmed motor progression)’을 평가했다.

Bonni 수석부사장은 해당 평가에서 프라시네주맙의 잠재적 임상효과를 시사하는 결과가 나타났지만 1차 평가변수는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사전 지정 평가변수와 연구 참여자의 약 4분의 3을 차지한 특정 하위집단에서는 명목상 통계적 유의성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프라시네주맙이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MRI를 이용해 뇌의 뉴로멜라닌과 철 침착을 평가한 분석에서는 잠재적인 생물학적 활성과 관련한 신호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재 프라시네주맙은 파킨슨병의 질병 진행을 늦추는 치료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3상 프로그램에 진입한 상태다.

Azad Bonni 로슈(Roche) Pharma Research & Early Development(pRED) 신경과학 및 희귀질환 부문 수석부사장. © 약업신문 = 최윤수 기자

이어 Bonni 수석부사장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그는 알츠하이머병을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특히 한국과 같이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국가에서 질환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발표에서는 2050년 전 세계 치매 및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약 1억4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환자 증가에 따라 의료시스템과 사회가 부담해야 할 비용뿐 아니라 환자와 가족이 겪는 부담 역시 크다고 설명했다.

Bonni 수석부사장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질병 진행을 늦추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과 함께 무증상 단계에서 증상 단계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하거나 늦추는 치료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병에서는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비롯한 여러 병리학적 특징이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아밀로이드를 대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됐고 여러 실패를 거쳤지만 최근에는 아밀로이드가 임상적으로 검증된 표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치료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추가적인 개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로슈는 항체를 뇌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로 ‘Brain Shuttle’을 개발하고 있다.

Bonni 수석부사장은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이 혈액과 뇌 조직을 구분하는 필수적인 구조이지만 항체와 같은 큰 분자가 뇌에 도달하는 데에는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Brain Shuttle은 뇌 혈관 내피세포에 존재하는 트랜스페린 수용체를 이용해 항체를 뇌 조직으로 이동시키는 기술이다. 트랜스페린 수용체에 결합한 항체가 세포를 통과하는 과정을 거쳐 뇌 조직으로 전달되고, 아밀로이드 항체가 플라크와 결합해 제거 과정에 관여하도록 설계됐다.

Bonni 수석부사장은 로슈가 해당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15년 이상 연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전임상 연구에서는 기존 항체가 주로 큰 혈관 주변에 분포하는 반면 Brain Shuttle 기술을 적용한 항체는 뇌 조직에 보다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양상이 관찰됐다. 그는 항체가 뇌에 얼마나 많이 전달되는지뿐 아니라 뇌 조직 내에서 어떻게 분포하는지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로슈는 Brain Shuttle 기술을 적용한 알츠하이머병 후보물질 ‘트론티네맙(trontinemab)’을 개발하고 있다.

Bonni 수석부사장은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2상 연구에서 트론티네맙의 약동학과 약력학, PET를 이용한 아밀로이드 변화, 안전성 및 내약성 등을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트론티네맙 투여 후 아밀로이드는 용량 의존적으로 감소했다.

3.6mg/kg 투여군에서는 28주 이내에 90% 이상의 환자가 PET 검사에서 아밀로이드 음성 기준인 24센틸로이드 미만에 도달했다. 70% 이상은 11센틸로이드 미만까지 감소했다.

Bonni 수석부사장은 이를 빠르고 강한 아밀로이드 감소 결과로 설명했으며, 공개연장 기간에서도 아밀로이드 감소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위약군에서 이후 트론티네맙 투여로 전환한 환자에서도 아밀로이드 감소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에 대한 결과를 소개했다.

Bonni 수석부사장은 기존 항아밀로이드 항체에서 ARIA가 주요 안전성 문제 가운데 하나로 관찰돼 왔다고 설명하면서 트론티네맙 연구에서는 ARIA-E 발생률이 5% 미만이었다고 밝혔다. 연구에서 확인된 사례는 무증상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같은 결과가 Brain Shuttle을 이용한 항체의 뇌 유입 및 분포 방식과 관련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해당 설명은 현재 단계에서는 추정이라고 명시했다.

아밀로이드 외의 바이오마커 변화도 소개됐다.

혈장 p-tau217은 트론티네맙 투여 후 약 50% 감소했으며 뇌척수액(CSF)에서도 알츠하이머병 병리와 관련된 다른 바이오마커의 변화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트론티네맙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3상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Bonni 수석부사장은 관련 임상시험에 한국의 연구기관도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슈는 이와 함께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 단계에서 트론티네맙을 투여해 무증상 상태에서 증상성 알츠하이머병으로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병의 아밀로이드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또 다른 후보물질도 소개됐다.

로슈가 개발하고 있는 감마 시크리테이스 조절제(gamma-secretase modulator)는 소분자 후보물질이다. Bonni 수석부사장은 기존의 감마 시크리테이스 억제 접근법에서 이상반응이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현재 개발 중인 후보물질은 효소를 억제하는 대신 작용을 조절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아밀로이드 플라크 형성과 관련된 Aβ40·42의 생성을 줄이고 Aβ37·38 생성을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1상 건강인 연구에서는 뇌척수액에서 Aβ40·42가 용량 의존적으로 감소하고 Aβ37·38은 증가하는 결과가 관찰됐다. 현재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2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약동학과 약력학, 안전성 및 내약성 등을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onni 수석부사장은 발표 마지막 부분에서 알츠하이머병의 진단과 치료를 연계하는 향후 연구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로슈가 제약과 진단 부문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알츠하이머병 진행 단계별로 진단검사와 치료제를 연결하는 방향을 설명했다.

그가 제시한 사례는 40~50대에서 혈액 기반 검사를 시행하고 검사 결과가 양성일 경우 추가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병리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후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사람에게 안전성과 효과가 확인된 치료제를 투여해 증상성 단계로의 진행을 막는 것을 향후 목표로 제시했다.

Bonni 수석부사장은 이 같은 접근법이 알츠하이머병에서 구현될 경우 다른 신경계 질환을 비롯해 장기적으로는 다른 만성질환에서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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