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틱톡 실적으로 부츠 문 열었다
오프라인 입점 고려해 가격·상품·마케팅 설계해야
입력 2026.08.27 06:00 수정 2026.08.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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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판매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온 K-뷰티가 플랫폼에서 쌓은 실적과 소비자 반응을 현지 오프라인 입점의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 판매 데이터를 실제 유통 확장으로 이어가려면 가격과 상품, 현지 마케팅을 진출 초기부터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틱톡샵 영국 에밀리 케인(Emily Caine) 뷰티 총괄은 지난 2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6 서울뷰티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영국 틱톡샵 뷰티 거래액 26% 차지

틱톡샵 영국 에밀리 케인(Emily Caine) 뷰티 총괄은 지난 2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6 서울뷰티포럼'에서 K-뷰티 브랜드가 지난해 4분기 틱톡샵 영국에 본격 진출한 뒤 약 9개월 만에 현지 뷰티 카테고리 전체 거래액의 약 2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최근 30일 동안 틱톡에 게시된 K-뷰티 관련 영상은 16만3000개에 달하며, 10억회가 넘는 노출을 기록했다.

케인 총괄은 "영국 소비자는 제품을 인지하고 고려한 뒤 구매하는 단계를 더 이상 순서대로 거치지 않는다"며 "발견부터 구매까지의 과정이 한순간에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제품을 접한 소비자가 효능과 사용법을 영상으로 확인한 뒤 곧바로 구매할 수 있게 하는 틱톡샵의 구조가 K-뷰티의 강점과 정확히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위권에 오른 K-뷰티 제품들은 광채, 발색, 볼륨감 등 사용 결과를 짧은 영상으로 명확히 보여준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소비자가 이미 안고 있는 피부 고민에 직관적인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별도의 긴 설명 없이도 구매를 이끌어냈다. 낯선 제형과 사용법 역시 호기심을 자극하는 콘텐츠 소재로 활용됐다.

이러한 제품력을 폭발적인 판매로 연결한 주역은 크리에이터다. 영향력이 큰 크리에이터는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고, 판매 전환에 강한 크리에이터는 거래액을 끌어올렸다. 다수의 소규모 크리에이터는 다양한 사용법과 후기 콘텐츠를 확산시켰다.

틱톡샵 영국 뷰티 카테고리 전체 거래액 중 크리에이터 제휴 비중은 61%지만, 주요 K-뷰티 제품은 이 비중이 약 90%에 달했다. 성과를 낸 브랜드들은 영국 진출 초기부터 크리에이터 제휴를 관리할 담당자나 협력사를 두고, 제품 교육과 체험 행사, 오프라인 만남을 이어갔다.

케인 총괄은 "크리에이터 생태계의 한 부분에 예산을 집중하는 것은 많은 브랜드가 저지르는 실수"라며 "성과를 내는 브랜드는 모든 단계에 투자하고 단계별로 역할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100만개 판매 후 부츠 200개 매장 입점

케인 총괄은 "틱톡샵에서 콘텐츠와 판매가 확대되면 그 흐름이 플랫폼 밖의 매장으로 확산된다"며 "현지 유통사가 확인하려는 것도 바로 이런 '할로 효과(Halo Effect)'"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틱톡샵이 유일한 판매 채널이었던 약 12개 브랜드가 현지 오프라인 유통에 진출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닥터멜락신이다. 영국에 별도 유통망이 없었던 닥터멜락신은 틱톡샵에서 100만개를 판매한 뒤 최근 영국 대형 드러그스토어 부츠(Boots)의 약 200개 매장에 입점했다.

부츠 바이어는 제품의 판매량과 판매 속도, 후기, 크리에이터의 지지 등 틱톡샵에서 확인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지 수요를 확인하고 입점 규모를 결정했다. 부츠는 현재 소셜미디어에서 성과가 확인된 브랜드를 전담 소싱하는 조직을 별도로 운영 중이다.

케인 총괄은 "유통사는 팔로어 수만 보는 것이 아니라 댓글과 라이브 방송, 제품 후기, 크리에이터의 지지를 확인한다"며 "브랜드를 지지하는 커뮤니티와 재구매 가능성이 보이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는 확신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아마존글로벌셀링코리아 이승아 전략계정서비스 총괄 이사는 "온라인을 통해 먼저 확장을 전개하고 거기서 검증된 제품과 내용으로 오프라인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오프라인 채널은 어느 정도 인기가 검증된 브랜드를 굉장히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2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6 서울뷰티포럼’에서 참석자들이 ‘K-뷰티 글로벌 확장, 플랫폼과 유통은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경희대학교 황재성 교수, 틱톡샵 영국 에밀리 케인 뷰티 총괄, 아마존글로벌셀링코리아 이승아 전략계정서비스 총괄 이사, 쇼피코리아 서해늘 사업개발 총괄, 케이라보 엄유미 대표. ⓒ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온라인 실적만으론 오프라인 성공 못해

온라인 실적은 오프라인 입점을 앞당기지만 입점 뒤 판매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브랜드는 현지 유통 구조에 맞춰 주력 채널과 상품, 가격을 정하고 이를 운영할 마케팅 인력까지 갖춰야 한다.

이 이사는 "해외에 진출할 때는 해당 국가에 상표권이 출원돼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제품과 재고를 등록해두는 것만으로 판매가 일어나지는 않기 때문에 기본적인 광고 투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쇼피코리아 서해늘 사업개발 총괄은 "전자상거래 침투율이 높은 동남아에서는 오프라인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는지부터 판단해야 한다"며 "온라인에서는 신제품을 선보이고 오프라인에서는 판매가 안정된 제품을 운영하는 식으로 채널의 역할을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유통이 발달한 일본에서는 국내 판매 실적과 현지 가격, 마케팅 역량이 입점 기준으로 작용한다. 케이라보 엄유미 대표에 따르면 일본 유통사는 올리브영과 무신사, 쿠팡 등 한국 주요 플랫폼에서의 인지도와 판매 실적을 먼저 확인한다. 이어 제품이 일본 시장에 적합한지, 현지 소비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인지, 브랜드가 일본 시장과 유통 구조를 이해하고 있는지를 살핀다.

엄 대표는 "한국에서 15만원에 판매하는 제품을 일본에서는 12만원에 팔겠다는 제안을 받기도 한다"며 "일본 주요 브랜드의 가격이 이미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선에 닿아 있어 후발 제품이 더 높은 가격을 받으려면 상당한 마케팅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판매가 좋은 K-뷰티 브랜드들은 현지 언어와 소비자에 맞춰 SNS 콘텐츠와 광고를 직접 기획한다. 브랜드 내부에 현지 마케팅 인력을 두고 시장 반응에 맞춰 운영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엄 대표는 "큐텐 메가와리 세일이나 아마존 프라임에서 제품을 너무 싸게 판매하면 오프라인 유통을 하기가 굉장히 힘들다"며 "판매 상품과 행사 구성을 구분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느 채널을 중심으로 가져갈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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