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정부의 의료비 절감 정책이 글로벌 제약사들의 대규모 투자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은 독일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개혁안에 반발하며 당초 계획했던 투자 규모를 대폭 줄이기로 결정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릴리와 베링거인겔하임은 독일 정부의 새로운 의료비 절감 정책이 혁신 의약품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독일 내 투자계획을 축소한다고 밝혔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가 처음 보도한 이번 결정은 독일 정부가 의료보험 재정 지출을 줄이기 위해 추진 중인 개혁안에 대한 업계의 반발이 현실화된 사례로 평가된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기업은 릴리다.
릴리는 당초 독일에 투자하기로 했던 23억 유로(약 3조6000억원) 규모 계획을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독일 알차이(Alzey)에 건설 중인 비만치료제 생산시설 역시 규모가 대폭 조정될 전망이다.
데이비드 릭스(David Ricks) 릴리 회장은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독일 내 사업 환경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독일은 제약산업 지원 측면에서 유럽 시장 가운데 최하위권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릴리는 이미 알차이 공장 건설에 10억 유로 이상을 투자한 상태다. 해당 시설은 비만치료제 생산을 담당할 예정으로 내년부터 운영이 시작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투자 축소 결정에 따라 생산 규모와 고용 계획도 변경된다. 당초 1000명 수준으로 계획했던 고용 인원은 약 500명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릴리는 축소된 규모로라도 공장을 가동해 독일 환자들에 대한 최소 공급 의무는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추가 생산설비 구축 여부는 독일 정부가 보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릴리 측은 "현재 정책 방향은 사업 예측 가능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며 "알차이 프로젝트 규모를 당초 발표 대비 50% 이상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축소되는 투자금은 미국 신규 생산시설이나 현재 건설 중인 펜실베이니아 공장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링거인겔하임 역시 독일 투자 계획을 크게 줄였다.
회사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예정됐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약 9억 유로(약 1조4000억원) 규모 투자를 축소하기로 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이번 결정이 독일 제약산업을 둘러싼 경제적 불확실성과 투자 예측 가능성 부족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고용 인력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유럽 제약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 논란과도 맞물려 있다.
앞서 노바티스 CEO 바스 나라심한(Vas Narasimhan) 역시 독일 정부의 개혁안에 대해 강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그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은 바이오테크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 투자하고 있는데 독일의 정책은 혁신산업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업계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혁신 의약품 개발의 중심지로 부상하는 반면 유럽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성명을 통해 "미국과 중국은 혁신 의약품 연구개발에서 지속적으로 격차를 벌리고 있는 반면 유럽의 환경은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장은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으며 지속가능한 성장이나 경쟁력 개선의 명확한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며 "독일 건강보험 체계 개혁안에 포함된 추가 비용 부담은 업계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링거인겔하임 경영진 역시 최근 유럽 규제환경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샤샹크 데슈판데(Shashank Deshpande) 회장은 올해 3월 실적발표에서 자사 제품인 자스케이드(Jascayd)와 헤르넥세오스(Hernexeos)가 미국에서는 승인됐지만 유럽에서는 여전히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인 점을 언급하며 유럽 규제체계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그는 "왜 한 지역에서는 허가가 가능한데 유럽에서는 6개월, 9개월씩 더 걸리는지 의문"이라며 "임상시험, 신약 승인, 바이오텍 거래 등 어떤 지표를 보더라도 유럽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 축소 결정이 단순히 독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 전반의 제약·바이오 정책 경쟁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영국 역시 릴리, 머크, 사노피, 아스트라제네카 등 주요 제약사들로부터 사업 환경에 대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최근 영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통해 의약품 관세 문제를 해결하고 신약 가치평가 체계를 조정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산업계 우려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연구개발과 생산투자의 무게중심을 미국과 중국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독일 정부의 의료비 절감 정책이 향후 유럽 제약산업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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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의 의료비 절감 정책이 글로벌 제약사들의 대규모 투자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은 독일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개혁안에 반발하며 당초 계획했던 투자 규모를 대폭 줄이기로 결정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릴리와 베링거인겔하임은 독일 정부의 새로운 의료비 절감 정책이 혁신 의약품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독일 내 투자계획을 축소한다고 밝혔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가 처음 보도한 이번 결정은 독일 정부가 의료보험 재정 지출을 줄이기 위해 추진 중인 개혁안에 대한 업계의 반발이 현실화된 사례로 평가된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기업은 릴리다.
릴리는 당초 독일에 투자하기로 했던 23억 유로(약 3조6000억원) 규모 계획을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독일 알차이(Alzey)에 건설 중인 비만치료제 생산시설 역시 규모가 대폭 조정될 전망이다.
데이비드 릭스(David Ricks) 릴리 회장은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독일 내 사업 환경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독일은 제약산업 지원 측면에서 유럽 시장 가운데 최하위권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릴리는 이미 알차이 공장 건설에 10억 유로 이상을 투자한 상태다. 해당 시설은 비만치료제 생산을 담당할 예정으로 내년부터 운영이 시작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투자 축소 결정에 따라 생산 규모와 고용 계획도 변경된다. 당초 1000명 수준으로 계획했던 고용 인원은 약 500명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릴리는 축소된 규모로라도 공장을 가동해 독일 환자들에 대한 최소 공급 의무는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추가 생산설비 구축 여부는 독일 정부가 보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릴리 측은 "현재 정책 방향은 사업 예측 가능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며 "알차이 프로젝트 규모를 당초 발표 대비 50% 이상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축소되는 투자금은 미국 신규 생산시설이나 현재 건설 중인 펜실베이니아 공장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링거인겔하임 역시 독일 투자 계획을 크게 줄였다.
회사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예정됐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약 9억 유로(약 1조4000억원) 규모 투자를 축소하기로 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이번 결정이 독일 제약산업을 둘러싼 경제적 불확실성과 투자 예측 가능성 부족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고용 인력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유럽 제약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 논란과도 맞물려 있다.
앞서 노바티스 CEO 바스 나라심한(Vas Narasimhan) 역시 독일 정부의 개혁안에 대해 강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그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은 바이오테크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 투자하고 있는데 독일의 정책은 혁신산업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업계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혁신 의약품 개발의 중심지로 부상하는 반면 유럽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성명을 통해 "미국과 중국은 혁신 의약품 연구개발에서 지속적으로 격차를 벌리고 있는 반면 유럽의 환경은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장은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으며 지속가능한 성장이나 경쟁력 개선의 명확한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며 "독일 건강보험 체계 개혁안에 포함된 추가 비용 부담은 업계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링거인겔하임 경영진 역시 최근 유럽 규제환경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샤샹크 데슈판데(Shashank Deshpande) 회장은 올해 3월 실적발표에서 자사 제품인 자스케이드(Jascayd)와 헤르넥세오스(Hernexeos)가 미국에서는 승인됐지만 유럽에서는 여전히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인 점을 언급하며 유럽 규제체계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그는 "왜 한 지역에서는 허가가 가능한데 유럽에서는 6개월, 9개월씩 더 걸리는지 의문"이라며 "임상시험, 신약 승인, 바이오텍 거래 등 어떤 지표를 보더라도 유럽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 축소 결정이 단순히 독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 전반의 제약·바이오 정책 경쟁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영국 역시 릴리, 머크, 사노피, 아스트라제네카 등 주요 제약사들로부터 사업 환경에 대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최근 영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통해 의약품 관세 문제를 해결하고 신약 가치평가 체계를 조정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산업계 우려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연구개발과 생산투자의 무게중심을 미국과 중국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독일 정부의 의료비 절감 정책이 향후 유럽 제약산업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