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은 어떻게 비만 치료제의 중심이 되었나
체내 GLP-1과 97% 유사-반감기 늘린 ‘GLP-1 유사체’ 본격 행보
입력 2018.08.23 06:31 수정 2018.08.23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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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언제부터 치료해야 할까. 일반적으로는 BMI 27kg/m2 이상이면서 당뇨와 같은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 약물 치료를 권장한다. BMI 30kg/m2 이상인 고도 비만에서는 수술적 치료가 가장 권장되지만 합병증 및 비용 등의 부담이 있어 섣불리 실시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까지 승인된 비만 치료제들은 △오를리스타트(orlistat) △펜터민(Phentermine), △로카세린(Lorcaserin) △날트렉손/부프로피온(Naltrexone/Bupropion)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 으로 요악할 수 있다.

오를리스타트는 지방 흡수를 억제시키는 기전을 통해 비만을 치료한다. 현재까지도 많이 쓰이고는 있지만 지방변, 복부 가스 팽만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동반한다. 펜터민, 로카세린, 날트렉손/부프로피온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식욕을 조절하는 약제로, 우울감, 자살, 입마름, 두통,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들이 단점으로 지적돼왔다.

GLP-1 유사체인 리라글루타이드는 앞선 두 계열의 약제와는 전혀 다른 기전을 띄고 있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GLP-1이 분비돼 뇌에 배고픔을 줄이겠다는 신호를 전달하지만, 체내 GLP-1은 우리 몸에서 반감기가 1~2분밖에 되지 않는다.

즉, 분비되자마자 혈중으로 가서 대부분이 분해돼서 없어진다. 이것을 잘 분해되지 않게 개발한 것이 GLP-1 유사체다. 반감기가 13시간 가량 유지되도록 호르몬 내 구조를 바꿈으로써 가능해진 일이다.

GLP-1 유사체는 본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약이었다. 그간 듀라글루타이드(dulaglutide, 상품명: 트루리시티), 릭시세나타이드(lixisenatide), 엑세나타이드(exenatide) 등이 GLP-1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돼있었다.

하지만 용량 증가가 체중 감소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비만 치료제로 본격 개발되기 시작했다. 그 선두에는 리라글루타이드 성분의 ‘삭센다’가 자리하고 있는 중이다.

리라글루타이드 성분의 또 다른 GLP-1 유사체인 ‘빅토자’도 존재하지만, 다른 점이라면 빅토자는 리라글루타이드 1.8mg의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받았고, 삭센다는 그보다 용량을 높여 리라글루타이드 3.0mg의 비만 치료제로 허가받았다는 점이다.

이렇게 보면 당뇨 치료제가 용량을 늘려 비만 치료제로 변화한 것인데, 그렇다면 모든 GLP-1 유사체에서 체중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이에 대해 이승환 교수(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리라글루타이드가 비만 치료제로 사용되려면 사실 농도의 문제가 가장 크다. 농도를 높일수록 체중 감량의 폭이 크게 나타난다. 그러나 타 약제들이 농도를 높여서 비만 적응증을 획득할 수 있을지는 해당 임상이 진행돼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라글루타이드는 인체 GLP-1과의 상동성도 가장 높다. 엑세나타이드는 53%, 릭시세나타이드는 50%, 듀라글루타이드는 90% 정도지만 리라글루타이드는 97%에 달한다.

삭센다의 임상 시험에서 나타난 이상 반응은 오심, 구토, 변비, 설사가 대부분이었다. 이 교수는 “처방 경험에 비추어보면, 트루리시티는 부작용이 적어 비교적 환자들이 잘 견딘다. 트루리시티와 삭센다를 비교한 연구를 보면 오심, 구토 등 부작용 건수가 비슷했다. 임상 효과에서 나타난 결과들이 리얼월드에서도 재현된다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한국인 대상 임상을 진행한 데이터도 없을뿐더러, 한국은 서구 사회에 비해 비만 환자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얼마나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이 교수는 “분명한 것은 리라글루타이드는 기존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와는 다르다”며 “비만은 체중을 감량하지 못한 개인의 문제일 수 있지만 사회적 역할을 다 하지 못해서 나타난 문제일 수도 있다. 따라서 비만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해진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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