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효능 광고 신뢰도 하락…구매 전 검증 강화
영국서 '전적 신뢰' 5%로 감소…국내 소비자도 리뷰·평점 중시
입력 2026.11.03 05:30 수정 2026.11.03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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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광고에서 강조하는 효능만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어려워지고 있다. 브랜드가 내세우는 효과를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지 따져보는 소비자가 늘면서, 효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근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영국 뷰티 브랜드 개발기업 SLG 브랜즈(SLG Brands)가 최근 공개한 '뷰티 펄스 2026(Beauty Pulse 2026)'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화장품의 효능을 판단할 때 브랜드가 제공하는 정보와 함께 다른 사용자의 후기와 평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월 25일 영국 18~44세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화장품 광고에서 강조하는 효능만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어려워지고 있다. 브랜드가 내세우는 효과를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지 따져보는 소비자가 늘면서, 효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근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지는 ChatGPT


효능 주장 전적으로 믿는 소비자 절반으로

화장품 브랜드가 제시한 제품 효능을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응답은 지난해 10%에서 올해 5%로 5%p 감소했다. 제품이 광고한 효능을 '항상 발휘한다'고 답한 비율도 같은 기간 15%에서 8%로 7%p 낮아졌다.

응답자의 73%는 제품이 광고에서 내세운 효능을 '때로는 발휘한다'고 답했으며, 효능 주장에 자주 의구심을 느낀다는 응답도 36%로 나타났다. 제품의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광고에서 강조한 효능이 매번 나타난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적었다.

소비자들이 화장품의 효능을 판단하는 기준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제품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만으로 구매를 결정하기보다 실제로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브랜드가 강조하는 효능과 소비자가 경험하는 결과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인식이 구매 전 정보 확인으로 이어지는 배경이다.

효능 주장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진 것은 브랜드의 광고 전략에도 중요한 문제다. 소비자가 제품의 효과를 얼마나 믿는지는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특히 보습이나 주름 개선처럼 구체적인 피부 변화를 약속하는 제품은 광고에서 제시한 효능을 뒷받침할 근거가 구매 판단에 활용될 수 있다.

 

리뷰·평점 확인 늘고 실제 사용 경험 중시

화장품 광고의 효능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소비자가 줄어든 가운데, 구매 전 다른 사용자의 후기를 확인하거나 제품을 직접 체험하는 행동이 나타나고 있다.

SLG 브랜즈 조사에서 응답자의 58%는 제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판단할 때 사용자 리뷰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리뷰와 평점을 확인하는 데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한다는 소비자도 39%로 조사됐다.

국내에서도 리뷰와 평점이 화장품 구매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나타났다.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 크리테오(Criteo)가 지난 8월 발표한 '2026 글로벌 뷰티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61%는 제품 구매 시 리뷰와 평점의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제품을 직접 체험해 효능을 확인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경향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 응답자의 35%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테스터와 샘플을 사용한 후 제품을 구매한다고 답했다. 글로벌 평균인 27%보다 8%p 높은 비율로, 제품의 사용감과 피부 적합성을 직접 확인하는 행동이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활발했다.

크리테오 코리아 김도윤 대표는 "국내 헬스·뷰티 소비자들은 구매 활동에 매우 적극적이지만, 동시에 더욱 신중해지고 있다"며 "구매를 결정하기 전 디지털 탐색과 매장 내 경험 등 다양한 접점을 통해 정보를 확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효능 근거 확보해 소비자에 전달해야

보고서는 "소셜미디어가 제품을 발견하고 정보를 얻는 통로로 활용되면서 소비자가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임상시험 결과와 소비자 사용시험, 성분 효능 자료를 브랜드의 제품 홍보 전면에 내세워 효능 주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화장품의 효능을 입증할 때는 광고에서 주장하는 효과와 실제 시험 결과가 일치해야 한다. 영국 광고규제기관 ASA는 화장품의 객관적인 효능 주장을 뒷받침하려면 적절한 임상 근거가 필요하며,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얻은 주관적인 평가를 객관적인 효능 수치의 근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 광고 심의에서도 시험 결과와 광고 문구의 적합성이 문제가 됐다. ASA는 지난 4월 유세린의 '최대 5년 어려 보이는 효과' 광고가 충분한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제품을 4주간 사용한 소비자 160명에게 얼마나 어려 보이는지 물은 조사 결과만으로는 해당 효능이 임상적으로 입증됐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유세린 측은 세럼에 사용한 활성 성분에 관한 연구도 제출했지만, ASA는 해당 연구가 광고 대상인 완제품을 시험한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광고에서 주장한 효과를 입증하려면 실제 판매 제품의 사용 조건과 효능에 부합하는 시험자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국내의 피부임상시험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할 때 피부 타입이 비슷한 사람의 사용 후기를 살펴보고, 광고에서 강조하는 효능이 실제로 확인됐는지도 따져보는 경우가 많다"며 "브랜드가 효능 시험 결과를 활용할 때도 어떤 제품을 대상으로 어떤 조건에서 확인한 결과인지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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