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달러 베팅 흔들린 노바티스…임상 실패가 ‘이사회 책임론’으로
주요 주주 아티산 파트너스 “딜 담당팀 개선 필요”
del-desiran 실패 이어 pelacarsen도 3상 고배
노바티스 “자본배분 원칙과 파이프라인 경쟁력 유지”
입력 2026.09.15 06:00 수정 2026.09.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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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가 최근 잇따른 후기 임상 실패로 M&A 전략과 이사회 감독 체계에 대한 주주 압박에 직면했다. 120억달러를 투입해 인수한 아비디티 바이오사이언스(Avidity Biosciences)의 핵심 자산이 임상 3상에서 실패한 데 이어 또 다른 주요 후보물질에서도 차질이 발생하면서, 주요 주주가 향후 거래에 대한 이사회의 감독 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로이터에 따르면, 노바티스의 상위 20대 투자자 가운데 하나인 자산운용사 아티산 파트너스(Artisan Partners)의 데이비드 삼라(David Samra) 매니징 디렉터는 최근 노바티스의 M&A 의사결정에 대한 이사회 차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삼라는 지오반니 카포리오(Giovanni Caforio) 노바티스 이사회 의장이 회사의 거래 전략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이사회 차원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거래를 담당하는 팀의 개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바티스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운 직접적인 계기는 아비디티 인수를 통해 확보한 핵심 후보물질 ‘del-desiran(델-데시란)’의 임상 실패였다.

del-desiran은 희귀 근육 소모성 질환인 제1형 근긴장성 이영양증(DM1)을 대상으로 개발되고 있었지만 최근 임상에서 기대했던 결과를 확보하지 못했다.

노바티스가 후보물질 개발을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다. 아비디티 인수에는 del-desiran 외에도 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 후보물질들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핵심 자산의 임상 실패 이후 시장에서는 아비디티 인수 가치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투자자 반응도 즉각 나타났다. 노바티스 주가는 10% 이상 하락했으며, 이에 따라 약 300억달러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아비디티 인수는 노바티스가 추진해온 RNA 치료제와 신경근육질환 사업 확대 전략의 핵심 거래 가운데 하나였다.

특히 120억달러라는 인수 금액은 그동안 노바티스 경영진이 강조해온 M&A 기조와 비교해 규모가 컸다.

노바티스는 수년 동안 대규모 인수보다 이른바 ‘볼트온(bolt-on)’ 거래를 중심으로 M&A를 추진해왔으며, 상당수 거래는 약 50억달러 또는 그 이하의 규모로 설명돼 왔다.

아비디티 인수 이전까지 노바티스의 M&A 역시 대체로 이 같은 범위 안에서 이뤄졌다.

회사가 50억달러를 넘는 규모의 인수를 진행했던 이전 사례는 2019년이었다. 당시 노바티스는 97억달러를 투입해 더 메디슨스 컴퍼니(The Medicines Company)를 인수했다.

해당 거래 역시 RNA 치료제와 연관돼 있었다. 노바티스는 당시 인수를 통해 PCSK9 콜레스테롤 치료제 ‘렉비오(Leqvio)’를 확보했다.

최근 아비디티 인수가 흔들리면서 노바티스의 대형 M&A 전략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노바티스는 이에 대해 기존의 자본배분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는 기존 사업에 대한 투자와 볼트온 인수, 배당, 자사주 매입 등을 포함해 “규율 있고 주주 친화적인 자본배분 접근법”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프라인 경쟁력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노바티스는 현재 파이프라인이 광범위하게 구축돼 있으며 핵심 치료영역에서 혁신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2030년 이전과 2030년 이후의 매출 가이던스 역시 기존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라 역시 노바티스 경영진 전체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한 것은 아니다.

그는 고가에 인수한 자산의 핵심 임상시험이 실패한 만큼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바스 나라시만(Vas Narasimhan)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돌리지는 않았다.

삼라는 2018년부터 노바티스를 이끌고 있는 나라시만 CEO가 그동안 회사를 “매우 잘 운영했다”고 평가했다.

그의 문제 제기는 CEO 개인보다는 M&A 의사결정과 이를 관리·감독하는 이사회 구조에 보다 초점이 맞춰졌다.

노바티스의 부담은 del-desiran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회사의 Lp(a) 치료 후보물질 ‘pelacarsen(펠라카르센)’ 역시 심혈관질환 2차 예방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실패했다.

노바티스는 해당 후보물질을 2023년 아이오니스(Ionis)로부터 확보했으며, 당시 계약에 따라 선급금으로 6000만달러를 지급했다.

또 다른 M&A 사례인 모포시스(MorphoSys) 인수도 주주의 문제 제기 대상에 포함됐다.

노바티스는 2024년 29억달러를 투입해 모포시스를 인수했다.

그러나 인수 핵심 자산 가운데 하나인 골수섬유증 치료 후보물질 ‘pelabresib(펠라브레십)’은 인수 이후 안전성 신호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악성 전환 발생률에서 불균형이 나타나면서 노바티스는 2024년 pelabresib의 미국 FDA 허가 신청 계획이 지연됐다고 밝힌 바 있다.

삼라는 이러한 사례들을 근거로 노바티스의 인수 실적이 좋지 않다고 평가하며 앞으로 회사가 추진하는 M&A에 대해 이사회가 보다 엄격한 심사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노바티스의 최근 후기단계 인수가 모두 실패한 것은 아니다.

회사가 35억달러를 투입해 인수한 치누크 테라퓨틱스(Chinook Therapeutics)의 신장질환 치료제 ‘Vanrafia’는 지난해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노바티스는 현재 해당 제품의 기존 가속승인을 정식승인으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결국 최근 노바티스를 둘러싼 논란의 초점은 개별 임상 실패를 넘어 M&A를 통한 파이프라인 확보 전략과 이에 대한 이사회 감독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120억달러라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아비디티 인수의 핵심 후보물질에서 임상 차질이 발생하고, 앞서 인수한 모포시스의 핵심 자산에서도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회사의 거래 선별 과정에 대한 투자자들의 검증 요구가 커진 상황이다.

노바티스는 자본배분 원칙과 장기 매출 가이던스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주요 주주는 향후 거래에서 이사회가 보다 높은 수준의 검증과 감독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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