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상시험에서 AI의 역할은 계속 커지겠지만, 기술이 모든 판단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들고 그 의미를 정확히 해석해 의사결정으로 연결하는 일은 결국 사람의 몫입니다. 씨엔알리서치도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Data CRO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1999년 국내 제약업계에서 임상통계 업무를 시작한 씨엔알리서치 조숙정 부사장에게는 길을 알려줄 선배가 거의 없었다. 직접 부딪히며 해답을 찾았고, 이후 글로벌 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서 여러 국가의 전문가들과 협업하며 데이터와 통계는 사람의 판단과 조직의 신뢰 속에서 완성된다는 점을 체득했다.
약 30년이 지난 지금, 임상시험 현장에는 AI 에이전트를 탑재한 솔루션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임상시험 설계와 환자 모집, 위험 기반 품질관리, 데이터 분석과 의사결정 지원까지 활용 범위도 넓어졌다. 그러나 조 부사장은 지금을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시기가 아니라, 기술을 검증하고 실제 업무에 적합한 솔루션을 선별하는 역량이 중요해진 시기로 본다.
그가 강조하는 기준은 양질의 데이터와 도메인 전문성이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일관되게 관리하고, 분석 결과를 임상적 의미와 개발 전략으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 자체보다 데이터를 이해하고 질문하며 판단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설명이다.
씨엔알리서치는 29년간 축적한 임상개발 경험과 글로벌 수준의 표준작업지침서(SOP), 메디컬·바이오통계 전문가 조직을 기반으로 ‘Data CRO’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임상시험 수행기관을 넘어 고객사의 개발 방향과 의사결정을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를 지향한다.
조 부사장은 고려대학교 통계학 석·박사 출신으로 SAS Korea와 종근당 임상통계팀장, ICON Clinical Research Biostat APAC Head를 거쳤다. 약업신문은 최근 조 부사장과 인터뷰를 통해 AI 시대의 임상시험 경쟁력과 씨엔알리서치의 전략, 리더십 철학을 들어봤다.
국내 제약사와 글로벌 CRO를 두루 경험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금의 리더십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경험은 무엇인가요?
존중 속에서 함께 성장하고, 업무가 성취와 보람이 되는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1999년 대한민국 제약업계 1세대 임상통계학자로 경력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업무를 체계적으로 가르쳐 줄 선배가 거의 없었습니다. 많은 문제에 직접 부딪히면서 스스로 길을 찾아야 했습니다.
이후 ICON Clinical Research에서 30년 이상 경험을 가진 리더와 동료들과 협업하면서 함께 논의하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습니다. 글로벌 환경에서 다양한 국가 전문가들과 소통한 10년의 경험은 서로 다른 배경과 생각을 존중하는 태도를 갖게 해줬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리더의 역할은 단순히 성과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게 됐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성장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리더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최고의 성과와 수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구성원의 성장과 행복도 고민해야 합니다.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어려운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 기준이 있습니다. ‘이 선택이 조직의 장기적인 성장과 사람들의 신뢰를 함께 지킬 수 있는 결정인가’라는 질문입니다. 단기적인 성과도 중요하지만 좋은 조직은 결국 신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고 믿습니다. 가능한 한 사람을 존중하고 구성원이 성장할 수 있는 선택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저 역시 진심으로 구성원을 돕는 리더가 되기 위해 계속 배우고 있습니다.
최근 임상시험 현장에도 AI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는 무엇인가요?
지금은 AI 기술 완성도를 검증하고 선별하는 안목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현재 실무에서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는 AI 에이전트를 탑재한 다양한 솔루션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대부분의 솔루션은 아직 개발이나 학습 단계에 있어 사람의 업무를 완전히 대체할 수준은 아닙니다.
사용자도 AI가 제공하는 결과물의 정확성과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검증해야 합니다. 아직은 AI 도입으로 업무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졌다고 체감하기보다, 다양한 솔루션을 직접 경험하면서 실제 업무에 적합한 기술을 선별하는 단계라고 봅니다.
AI 활용 역량 자체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변화입니다. 앞으로는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것을 넘어 어떤 문제에 적용할지 정의하고, 결과를 검증해 실제 의사결정으로 연결하는 역량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결국, AI 시대에도 가장 중요한 가치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사람의 전문성과 판단력입니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데이터·통계 분야에서 앞으로 가장 중요해질 인재 역량은 무엇인가요?
데이터 의미를 해석하고 스스로 질문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전문가이자 미래 인재입니다. AI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할지는 누구도 쉽게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AI가 아무리 뛰어난 도구가 되더라도 그 결과를 해석하고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역할은 결국 사람이 담당해야 합니다.
AI 시대일수록 기본에 충실한 도메인 전문성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데이터 수집이나 반복적인 분석 업무는 AI가 지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원인을 파악하고, 해당 결과의 임상적 의미를 해석하며, 다음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은 해당 분야를 깊이 이해하는 전문가만이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씨엔알리서치 구성원들이 단순히 데이터를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데이터가 전달하는 의미를 이해하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전문가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경쟁력은 AI와 경쟁하는 데서가 아니라 AI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서 나올 것입니다. 후배들에게도 각자 분야에서 진정한 전문가로 성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AI와 데이터 중심 변화 속에서 국내 CRO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국내 CRO의 글로벌 경쟁력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드는 체계와 이를 실제 개발 전략으로 전환하는 조직 역량에서 결정됩니다.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빠르게 학습해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전반에 내재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로벌 시장이 AI 기술 도입 측면에서 국내보다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글로벌 시장 역시 빠르게 변화하는 과도기적 단계에 있습니다. 여러 AI 솔루션을 직접 경험하고, 실제 업무와 조직에 적합한 기술을 선별하는 역량이 중요합니다.
임상시험은 연구 기간이 길고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기 때문에 신중한 검증도 필요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성급하게 도입하기보다 활용 경험을 축적하면서 적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넓히는 접근이 바람직합니다. AI 도입은 단순히 도구 하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업무 방식과 프로세스 전반을 변화시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모든 논의의 전제는 ‘양질의 데이터(Quality Data)’입니다. ‘Garbage In, Garbage Out’이라는 원칙처럼 잘못된 데이터는 잘못된 결과로 이어집니다. 데이터 활용에 앞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생성하고 일관되게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합니다.
앞으로 데이터 활용 범위는 임상시험 설계와 환자 모집 전략, 위험 기반 품질관리(Risk-Based Quality Management, RBQM), 외부대조군, 실사용데이터(Real-World Data, RWD), AI 기반 의사결정 지원 등으로 확대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공공 데이터 표준화와 제도적 기반도 함께 마련돼야 합니다. 데이터를 단순히 보유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만들 수 없습니다. 의사결정의 목적과 해당 치료 영역을 이해하는 전문가가 데이터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이를 실제 개발 전략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씨엔알리서치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무엇인가요?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신뢰를 제공하는 전문가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정 기술 하나가 아니라 경험과 사람,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전문성이 씨엔알리서치만의 강점입니다.
첫 번째 경쟁력은 29년간 축적한 폭넓은 임상개발 경험입니다. 제가 글로벌 CRO에서 10년간 근무한 경험에 비춰보더라도 씨엔알리서치는 치료 영역과 개발 단계, 연구 형태 측면에서 매우 다양한 임상시험 수행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씨엔알리서치가 바이오벤처와 제약사에 단순한 임상시험 수행기관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개발 파트너로 자리 잡는 기반이 됐습니다.
두 번째는 사람입니다. 저는 사람이 씨엔알리서치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몇 년간 우수한 인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안정적인 팀워크와 일관된 품질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는 단기간에 모방하기 어려운 경험과 노하우에서 비롯된 핵심 경쟁력입니다.
세 번째는 높은 수준의 표준작업지침서(SOP)와 이를 기반으로 형성된 조직문화와 실행력입니다.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면서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왔습니다.
네 번째는 메디컬 어드바이저와 바이오통계 어드바이저 등 전문가 조직입니다. 이들 조직은 초기 개발 전략 수립부터 데이터 해석과 의사결정까지 지원합니다. 정해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사의 개발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향후 씨엔알리서치가 ‘Data CRO’로서 어떤 위치에 서기를 기대하시나요?
데이터 신뢰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CRO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제가 경험한 씨엔알리서치는 항상 미래를 준비하고 투자해온 CRO입니다. 새로운 기술과 변화에 빠르게 관심을 가지면서도 유행을 좇기보다 실제 고객과 임상시험 현장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고민해온 조직입니다.
앞으로 Data CRO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는 누구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업무 방식은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가 아닙니다. 데이터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게 관리하고, 올바르게 해석해 실제 의사결정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씨엔알리서치가 데이터와 기술, 전문성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면서 새로운 변화를 가장 먼저 준비하고 현명하게 활용하는 CRO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신뢰받는 Data CRO로 도약하는 여정에 든든한 주역으로 함께하겠습니다.
앞으로 조직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과, 어떤 리더로 기억되고 싶은지 말씀해 주세요.
실패를 경험으로 바꾸고, 주인의식을 가진 전문가가 되기를 응원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먼저 이해하고,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를 끊임없이 질문해야 합니다. 주인의식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업무 범위가 넓어지고 전문성도 함께 성장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도 중요합니다. 책임 범위가 커지기 전에 책임감을 가지고 경험한 실패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만드는 가장 좋은 스승입니다. 실패 경험은 다른 사람이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는 능력으로도 이어집니다. 실수하지 않는 사람이 되려고 하기보다, 실수에서 배우고 기꺼이 성장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 역시 거창한 리더로 기억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다만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그 사람과 일하면서 전문성이든 태도든 무엇인가 하나는 배울 수 있었다’고 기억해 준다면 충분히 행복할 것 같습니다.
어려운 순간에 편하게 찾아와 함께 고민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사람으로 남는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게 가장 큰 도움이 됐던 존재는 언제나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저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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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에서 AI의 역할은 계속 커지겠지만, 기술이 모든 판단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들고 그 의미를 정확히 해석해 의사결정으로 연결하는 일은 결국 사람의 몫입니다. 씨엔알리서치도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Data CRO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1999년 국내 제약업계에서 임상통계 업무를 시작한 씨엔알리서치 조숙정 부사장에게는 길을 알려줄 선배가 거의 없었다. 직접 부딪히며 해답을 찾았고, 이후 글로벌 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서 여러 국가의 전문가들과 협업하며 데이터와 통계는 사람의 판단과 조직의 신뢰 속에서 완성된다는 점을 체득했다.
약 30년이 지난 지금, 임상시험 현장에는 AI 에이전트를 탑재한 솔루션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임상시험 설계와 환자 모집, 위험 기반 품질관리, 데이터 분석과 의사결정 지원까지 활용 범위도 넓어졌다. 그러나 조 부사장은 지금을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시기가 아니라, 기술을 검증하고 실제 업무에 적합한 솔루션을 선별하는 역량이 중요해진 시기로 본다.
그가 강조하는 기준은 양질의 데이터와 도메인 전문성이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일관되게 관리하고, 분석 결과를 임상적 의미와 개발 전략으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 자체보다 데이터를 이해하고 질문하며 판단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설명이다.
씨엔알리서치는 29년간 축적한 임상개발 경험과 글로벌 수준의 표준작업지침서(SOP), 메디컬·바이오통계 전문가 조직을 기반으로 ‘Data CRO’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임상시험 수행기관을 넘어 고객사의 개발 방향과 의사결정을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를 지향한다.
조 부사장은 고려대학교 통계학 석·박사 출신으로 SAS Korea와 종근당 임상통계팀장, ICON Clinical Research Biostat APAC Head를 거쳤다. 약업신문은 최근 조 부사장과 인터뷰를 통해 AI 시대의 임상시험 경쟁력과 씨엔알리서치의 전략, 리더십 철학을 들어봤다.
국내 제약사와 글로벌 CRO를 두루 경험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금의 리더십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경험은 무엇인가요?
존중 속에서 함께 성장하고, 업무가 성취와 보람이 되는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1999년 대한민국 제약업계 1세대 임상통계학자로 경력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업무를 체계적으로 가르쳐 줄 선배가 거의 없었습니다. 많은 문제에 직접 부딪히면서 스스로 길을 찾아야 했습니다.
이후 ICON Clinical Research에서 30년 이상 경험을 가진 리더와 동료들과 협업하면서 함께 논의하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습니다. 글로벌 환경에서 다양한 국가 전문가들과 소통한 10년의 경험은 서로 다른 배경과 생각을 존중하는 태도를 갖게 해줬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리더의 역할은 단순히 성과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게 됐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성장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리더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최고의 성과와 수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구성원의 성장과 행복도 고민해야 합니다.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어려운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 기준이 있습니다. ‘이 선택이 조직의 장기적인 성장과 사람들의 신뢰를 함께 지킬 수 있는 결정인가’라는 질문입니다. 단기적인 성과도 중요하지만 좋은 조직은 결국 신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고 믿습니다. 가능한 한 사람을 존중하고 구성원이 성장할 수 있는 선택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저 역시 진심으로 구성원을 돕는 리더가 되기 위해 계속 배우고 있습니다.
최근 임상시험 현장에도 AI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는 무엇인가요?
지금은 AI 기술 완성도를 검증하고 선별하는 안목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현재 실무에서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는 AI 에이전트를 탑재한 다양한 솔루션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대부분의 솔루션은 아직 개발이나 학습 단계에 있어 사람의 업무를 완전히 대체할 수준은 아닙니다.
사용자도 AI가 제공하는 결과물의 정확성과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검증해야 합니다. 아직은 AI 도입으로 업무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졌다고 체감하기보다, 다양한 솔루션을 직접 경험하면서 실제 업무에 적합한 기술을 선별하는 단계라고 봅니다.
AI 활용 역량 자체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변화입니다. 앞으로는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것을 넘어 어떤 문제에 적용할지 정의하고, 결과를 검증해 실제 의사결정으로 연결하는 역량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결국, AI 시대에도 가장 중요한 가치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사람의 전문성과 판단력입니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데이터·통계 분야에서 앞으로 가장 중요해질 인재 역량은 무엇인가요?
데이터 의미를 해석하고 스스로 질문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전문가이자 미래 인재입니다. AI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할지는 누구도 쉽게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AI가 아무리 뛰어난 도구가 되더라도 그 결과를 해석하고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역할은 결국 사람이 담당해야 합니다.
AI 시대일수록 기본에 충실한 도메인 전문성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데이터 수집이나 반복적인 분석 업무는 AI가 지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원인을 파악하고, 해당 결과의 임상적 의미를 해석하며, 다음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은 해당 분야를 깊이 이해하는 전문가만이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씨엔알리서치 구성원들이 단순히 데이터를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데이터가 전달하는 의미를 이해하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전문가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경쟁력은 AI와 경쟁하는 데서가 아니라 AI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서 나올 것입니다. 후배들에게도 각자 분야에서 진정한 전문가로 성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AI와 데이터 중심 변화 속에서 국내 CRO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국내 CRO의 글로벌 경쟁력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드는 체계와 이를 실제 개발 전략으로 전환하는 조직 역량에서 결정됩니다.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빠르게 학습해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전반에 내재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로벌 시장이 AI 기술 도입 측면에서 국내보다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글로벌 시장 역시 빠르게 변화하는 과도기적 단계에 있습니다. 여러 AI 솔루션을 직접 경험하고, 실제 업무와 조직에 적합한 기술을 선별하는 역량이 중요합니다.
임상시험은 연구 기간이 길고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기 때문에 신중한 검증도 필요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성급하게 도입하기보다 활용 경험을 축적하면서 적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넓히는 접근이 바람직합니다. AI 도입은 단순히 도구 하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업무 방식과 프로세스 전반을 변화시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모든 논의의 전제는 ‘양질의 데이터(Quality Data)’입니다. ‘Garbage In, Garbage Out’이라는 원칙처럼 잘못된 데이터는 잘못된 결과로 이어집니다. 데이터 활용에 앞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생성하고 일관되게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합니다.
앞으로 데이터 활용 범위는 임상시험 설계와 환자 모집 전략, 위험 기반 품질관리(Risk-Based Quality Management, RBQM), 외부대조군, 실사용데이터(Real-World Data, RWD), AI 기반 의사결정 지원 등으로 확대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공공 데이터 표준화와 제도적 기반도 함께 마련돼야 합니다. 데이터를 단순히 보유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만들 수 없습니다. 의사결정의 목적과 해당 치료 영역을 이해하는 전문가가 데이터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이를 실제 개발 전략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씨엔알리서치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무엇인가요?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신뢰를 제공하는 전문가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정 기술 하나가 아니라 경험과 사람,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전문성이 씨엔알리서치만의 강점입니다.
첫 번째 경쟁력은 29년간 축적한 폭넓은 임상개발 경험입니다. 제가 글로벌 CRO에서 10년간 근무한 경험에 비춰보더라도 씨엔알리서치는 치료 영역과 개발 단계, 연구 형태 측면에서 매우 다양한 임상시험 수행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씨엔알리서치가 바이오벤처와 제약사에 단순한 임상시험 수행기관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개발 파트너로 자리 잡는 기반이 됐습니다.
두 번째는 사람입니다. 저는 사람이 씨엔알리서치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몇 년간 우수한 인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안정적인 팀워크와 일관된 품질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는 단기간에 모방하기 어려운 경험과 노하우에서 비롯된 핵심 경쟁력입니다.
세 번째는 높은 수준의 표준작업지침서(SOP)와 이를 기반으로 형성된 조직문화와 실행력입니다.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면서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왔습니다.
네 번째는 메디컬 어드바이저와 바이오통계 어드바이저 등 전문가 조직입니다. 이들 조직은 초기 개발 전략 수립부터 데이터 해석과 의사결정까지 지원합니다. 정해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사의 개발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향후 씨엔알리서치가 ‘Data CRO’로서 어떤 위치에 서기를 기대하시나요?
데이터 신뢰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CRO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제가 경험한 씨엔알리서치는 항상 미래를 준비하고 투자해온 CRO입니다. 새로운 기술과 변화에 빠르게 관심을 가지면서도 유행을 좇기보다 실제 고객과 임상시험 현장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고민해온 조직입니다.
앞으로 Data CRO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는 누구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업무 방식은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가 아닙니다. 데이터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게 관리하고, 올바르게 해석해 실제 의사결정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씨엔알리서치가 데이터와 기술, 전문성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면서 새로운 변화를 가장 먼저 준비하고 현명하게 활용하는 CRO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신뢰받는 Data CRO로 도약하는 여정에 든든한 주역으로 함께하겠습니다.
앞으로 조직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과, 어떤 리더로 기억되고 싶은지 말씀해 주세요.
실패를 경험으로 바꾸고, 주인의식을 가진 전문가가 되기를 응원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먼저 이해하고,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를 끊임없이 질문해야 합니다. 주인의식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업무 범위가 넓어지고 전문성도 함께 성장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도 중요합니다. 책임 범위가 커지기 전에 책임감을 가지고 경험한 실패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만드는 가장 좋은 스승입니다. 실패 경험은 다른 사람이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는 능력으로도 이어집니다. 실수하지 않는 사람이 되려고 하기보다, 실수에서 배우고 기꺼이 성장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 역시 거창한 리더로 기억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다만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그 사람과 일하면서 전문성이든 태도든 무엇인가 하나는 배울 수 있었다’고 기억해 준다면 충분히 행복할 것 같습니다.
어려운 순간에 편하게 찾아와 함께 고민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사람으로 남는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게 가장 큰 도움이 됐던 존재는 언제나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저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