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규제 강화와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생존을 위한 '혁신 모달리티(Modality)' 발굴과 치밀한 '규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6년도 제1회 제약·바이오 사업개발 전략포럼'에서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확대 전략이 집중 논의됐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에스엔비아 이광호 대표와 법무법인 디엘지 조원희 대표변호사가 연사로 나서 신규 모달리티의 혁신 사례와 신사업 추진 시 수반되는 다차원적인 법률·규제적 리스크를 심도 있게 분석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에스엔비아, '광경화 소재'로 방사성 항암 치료의 한계를 뚫다
이어진 세션에서 발제를 맡은 에스엔비아 이광호 대표는 '신규 모달리티 기반 혁신 신사업 접근 전략'을 주제로 자사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항암 치료 기술 개발 스토리를 공개했다. 이 대표는 먼저 유럽 CE 인증이 MDD에서 MDR로 전환되는 등 글로벌 규제가 심각하게 강화되고 있는 시장 동향을 진단했다.
이 대표는 항암 요법의 양대 축 중 하나인 방사선 치료에 주목했다. 방사선 치료는 작용 기전이 명확하고 우수한 보존 치료 효과를 지녀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에게도 유용한 치료법이다. 그러나 인체의 장기에는 평생 동안 조사받을 수 있는 최대 흡수 선량의 한계가 존재하며, 깊숙한 장기를 표적 할 때 정상 조직이 피폭될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일례로 노바티스의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비토'는 전체적인 생존 기간을 늘리는 우수한 효과를 보였으나, 약물이 순환하며 침샘이나 눈물샘 등에 흡수되어 환자들에게 안구 건조증과 입마름 부작용을 유발하는 한계를 보였다.
에스엔비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표적 외 조직에 대한 피폭을 최소화하고 표적 지향성을 극대화하는 '광경화' 소재 기반의 플랫폼을 개발했다. 인체 내에서 면역 반응이 거의 없고 안전하게 분해되는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에 아크릴레이트 그룹을 결합하여, 5초 미만의 짧은 시간에 1J/cm²의 미약한 빛 조사만으로도 신속하게 겔(Gel)화가 이루어지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표지한 후 주사기로 주입 가능한 미립구 형태로 제조해 종양 부위에 주사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단순히 고분자에 동위원소를 섞는 수준일 경우 30분 내에 몸 전체로 유출되지만, 직접 표지하여 미립구 형태로 만들면 이동성이 제약된다"며, "동위원소가 반감기 동안 종양 부위에 지속적으로 잔류하며 방사선 치료 효과를 보이고 정상 조직 유출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해당 기술은 의료기관 조제실에서 즉각적으로 표지할 수 있는 제형으로 개발되어 가격을 낮추고 딜리버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나아가 에스엔비아는 검증된 광가교 플랫폼 소재를 창상피복제, 바이오 잉크 등 다양한 재생의학 분야로 수평적 확장하며 R&D 생산성을 높여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디엘지 조원희 변호사 "치밀한 규제 점검 없는 신사업은 모래성"
이어진 세션에서는 법무법인 디엘지의 조원희 대표변호사가 '포트폴리오·신사업 확대 추진 관련 주요 문제점 및 대응 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조 변호사는 기술 개발의 화려한 이면에 숨겨진 지식재산권(IP)과 규제 위반이라는 거대한 암초들을 세밀하게 분석했다.
조 변호사는 글로벌 파이프라인 진출 시 최우선 과제로 특허 침해 여부를 확인하는 'FTO(Freedom to Operate)' 검토를 꼽았다. 유전자 가위(CRISPR-Cas9) 원천 기술을 둘러싸고 수조 원대 파이프라인 권리가 흔들린 분쟁이나,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가 머크(MSD)의 공정 특허 침해 문제로 장기적인 법적 공방을 겪었던 사례는 명확한 근거 IP가 없다면 사업에 큰 리스크가 됨을 보여준다. 또한 발명자 적격성 문제, 국가마다 다른 공동 소유 지분 관계, 라이선스 아웃(L/O) 추진 시 로열티 수익성에 대한 시뮬레이션의 필요성 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업계를 휩쓸고 있는 AI 기반 R&D 전략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했다. 과거 수집한 임상 데이터를 추가 동의나 적절한 가명 처리 없이 AI 학습에 전용할 경우, 전체 학습 데이터의 폐기를 요구받을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 기본법상 제약·바이오는 필수적으로 고위험 영역으로 분류되므로 투명성과 사전 조치 의무가 강력히 요구된다. 특히 대부분 국가의 특허법상 AI는 발명자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R&D 과정에서 인간이 어떤 기여를 했는지 연구 노트 등에 명확하게 증명하지 않으면 향후 특허 무효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
투자 유치와 M&A 과정에서의 핵심 과제로는 '독자적인 경영권 확보'와 '핵심 인력 이탈 방지'가 꼽혔다. 전략적 투자자(SI)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때 일상적인 R&D 경영권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동의권을 내어주면 연구 속도가 크게 저하될 수 있다. 아울러 M&A 이후 핵심 연구원이 경쟁사로 이동하며 영업비밀을 유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합리적 기간(1~2년)의 경업금지 약정과 자사주를 활용한 보상 목적의 인센티브, 퇴사 시 포렌식 등 엄격한 영업비밀 보호 절차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CRO 및 CMO와의 협업 리스크 관리도 필수적이다. 원청이 위탁 시설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할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어 계약상 관리·감독권 규정을 신중히 설계해야 한다. 또한 인도 업체 란바시(Ranbaxy)의 조작 사건처럼 데이터 무결성 훼손은 최종 인허가를 수행하는 원청 업체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철저한 품질 보증 계약(QAA)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조 변호사는 분산형 임상시험(DCT)이나 디지털 치료기기(DTx) 같은 신규 모달리티의 경우 초창기 기대와 달리 제도의 공백, 규제 허들, 수익성 문제 등으로 난관이 크다고 진단했다. 크리스퍼 기술을 활용한 유전자 편집 아기 사태처럼 예상치 못한 윤리적 돌발 리스크가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도 경고했다.
끝으로 조 변호사는 "이러한 다각적인 리스크는 법무나 컴플라이언스 팀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기술을 연구하는 'R&D', 리스크와 규제를 검토하는 '법무·컴플라이언스', 파트너십과 실사를 담당하는 '사업개발(BD)' 세 가지 축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의사결정 체계가 수립되어야만 성공적인 신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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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에스엔비아 이광호 대표와 법무법인 디엘지 조원희 대표변호사가 연사로 나서 신규 모달리티의 혁신 사례와 신사업 추진 시 수반되는 다차원적인 법률·규제적 리스크를 심도 있게 분석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에스엔비아, '광경화 소재'로 방사성 항암 치료의 한계를 뚫다
이어진 세션에서 발제를 맡은 에스엔비아 이광호 대표는 '신규 모달리티 기반 혁신 신사업 접근 전략'을 주제로 자사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항암 치료 기술 개발 스토리를 공개했다. 이 대표는 먼저 유럽 CE 인증이 MDD에서 MDR로 전환되는 등 글로벌 규제가 심각하게 강화되고 있는 시장 동향을 진단했다.
이 대표는 항암 요법의 양대 축 중 하나인 방사선 치료에 주목했다. 방사선 치료는 작용 기전이 명확하고 우수한 보존 치료 효과를 지녀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에게도 유용한 치료법이다. 그러나 인체의 장기에는 평생 동안 조사받을 수 있는 최대 흡수 선량의 한계가 존재하며, 깊숙한 장기를 표적 할 때 정상 조직이 피폭될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일례로 노바티스의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비토'는 전체적인 생존 기간을 늘리는 우수한 효과를 보였으나, 약물이 순환하며 침샘이나 눈물샘 등에 흡수되어 환자들에게 안구 건조증과 입마름 부작용을 유발하는 한계를 보였다.
에스엔비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표적 외 조직에 대한 피폭을 최소화하고 표적 지향성을 극대화하는 '광경화' 소재 기반의 플랫폼을 개발했다. 인체 내에서 면역 반응이 거의 없고 안전하게 분해되는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에 아크릴레이트 그룹을 결합하여, 5초 미만의 짧은 시간에 1J/cm²의 미약한 빛 조사만으로도 신속하게 겔(Gel)화가 이루어지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표지한 후 주사기로 주입 가능한 미립구 형태로 제조해 종양 부위에 주사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단순히 고분자에 동위원소를 섞는 수준일 경우 30분 내에 몸 전체로 유출되지만, 직접 표지하여 미립구 형태로 만들면 이동성이 제약된다"며, "동위원소가 반감기 동안 종양 부위에 지속적으로 잔류하며 방사선 치료 효과를 보이고 정상 조직 유출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해당 기술은 의료기관 조제실에서 즉각적으로 표지할 수 있는 제형으로 개발되어 가격을 낮추고 딜리버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나아가 에스엔비아는 검증된 광가교 플랫폼 소재를 창상피복제, 바이오 잉크 등 다양한 재생의학 분야로 수평적 확장하며 R&D 생산성을 높여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디엘지 조원희 변호사 "치밀한 규제 점검 없는 신사업은 모래성"
이어진 세션에서는 법무법인 디엘지의 조원희 대표변호사가 '포트폴리오·신사업 확대 추진 관련 주요 문제점 및 대응 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조 변호사는 기술 개발의 화려한 이면에 숨겨진 지식재산권(IP)과 규제 위반이라는 거대한 암초들을 세밀하게 분석했다.
조 변호사는 글로벌 파이프라인 진출 시 최우선 과제로 특허 침해 여부를 확인하는 'FTO(Freedom to Operate)' 검토를 꼽았다. 유전자 가위(CRISPR-Cas9) 원천 기술을 둘러싸고 수조 원대 파이프라인 권리가 흔들린 분쟁이나,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가 머크(MSD)의 공정 특허 침해 문제로 장기적인 법적 공방을 겪었던 사례는 명확한 근거 IP가 없다면 사업에 큰 리스크가 됨을 보여준다. 또한 발명자 적격성 문제, 국가마다 다른 공동 소유 지분 관계, 라이선스 아웃(L/O) 추진 시 로열티 수익성에 대한 시뮬레이션의 필요성 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업계를 휩쓸고 있는 AI 기반 R&D 전략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했다. 과거 수집한 임상 데이터를 추가 동의나 적절한 가명 처리 없이 AI 학습에 전용할 경우, 전체 학습 데이터의 폐기를 요구받을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 기본법상 제약·바이오는 필수적으로 고위험 영역으로 분류되므로 투명성과 사전 조치 의무가 강력히 요구된다. 특히 대부분 국가의 특허법상 AI는 발명자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R&D 과정에서 인간이 어떤 기여를 했는지 연구 노트 등에 명확하게 증명하지 않으면 향후 특허 무효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
투자 유치와 M&A 과정에서의 핵심 과제로는 '독자적인 경영권 확보'와 '핵심 인력 이탈 방지'가 꼽혔다. 전략적 투자자(SI)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때 일상적인 R&D 경영권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동의권을 내어주면 연구 속도가 크게 저하될 수 있다. 아울러 M&A 이후 핵심 연구원이 경쟁사로 이동하며 영업비밀을 유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합리적 기간(1~2년)의 경업금지 약정과 자사주를 활용한 보상 목적의 인센티브, 퇴사 시 포렌식 등 엄격한 영업비밀 보호 절차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CRO 및 CMO와의 협업 리스크 관리도 필수적이다. 원청이 위탁 시설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할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어 계약상 관리·감독권 규정을 신중히 설계해야 한다. 또한 인도 업체 란바시(Ranbaxy)의 조작 사건처럼 데이터 무결성 훼손은 최종 인허가를 수행하는 원청 업체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철저한 품질 보증 계약(QAA)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조 변호사는 분산형 임상시험(DCT)이나 디지털 치료기기(DTx) 같은 신규 모달리티의 경우 초창기 기대와 달리 제도의 공백, 규제 허들, 수익성 문제 등으로 난관이 크다고 진단했다. 크리스퍼 기술을 활용한 유전자 편집 아기 사태처럼 예상치 못한 윤리적 돌발 리스크가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도 경고했다.
끝으로 조 변호사는 "이러한 다각적인 리스크는 법무나 컴플라이언스 팀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기술을 연구하는 'R&D', 리스크와 규제를 검토하는 '법무·컴플라이언스', 파트너십과 실사를 담당하는 '사업개발(BD)' 세 가지 축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의사결정 체계가 수립되어야만 성공적인 신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