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니들 기반 의약품 개발이 차세대 약물 전달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임상 진입과 허가 단계에서는 반복적으로 실패가 이어지고 있다. 비임상 설계와 이를 기반으로 한 규제 대응 전략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디티앤씨알오 한충택 수석연구원은 1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KDRA 마이크로니들융합연구회 2026년도 제1회 세미나’에서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개발 실패 원인을 비임상 설계와 규제 전략 측면에서 분석하고, 성공적인 임상 진입을 위한 비임상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한 연구원은 “마이크로니들 기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CMC(화학·제조·품질), 비임상, 규제 전략이 분리된 상태에서 개발이 진행되는 구조가 실패의 본질”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허가 사례가 제한적인 상황을 설명하며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개발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설계”라고 강조했다.
실패 사례로 본 마이크로니들 개발…“문제는 데이터 아닌 설계”
대표적인 실폐 사례로는 미국 조사노 파마(Zosano Pharma)의 ‘큐트립타(Qtrypta, M207)’가 꼽힌다. 해당 제품은 졸미트립탄을 코팅한 마이크로니들 패치로 임상 3상까지 완료했음에도 불구하고 FDA 승인에 실패했고, 결국 2022년 파산에 이르렀다.
핵심 문제는 비임상 데이터 부족이 아니라 임상 단계에서 드러난 약물 노출 변동성이었다. 제조 로트 간 차이에 따라 피험자 간 혈중 농도 편차가 크게 나타났고, 일부에서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최대혈중농도(Cmax)가 관찰됐다. FDA는 이에 따라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재수행을 요구했지만, 기업은 이를 감당하지 못했다.
한 연구원은 “동물실험에서는 문제가 없었지만, 제조 공정 변동성이 반영되지 않은 비임상 설계가 임상에서 그대로 노출된 사례”라며 “CMC와 비임상이 연결되지 않으면 데이터는 의미를 잃는다”고 지적했다.
테바(Teva)의 제큐리티(Zecuity)도 유사한 교훈을 남겼다. 이온도입 기반(sumatriptan iontophoretic transdermal system) 패치로 2013년 FDA 승인을 받았지만, 2016년 피부 화상과 흉터 등 안전성 문제가 보고되며 시판이 중단됐다. 이후 2020년에는 회사 요청에 따라 승인 철회가 공고됐다.
FDA는 해당 제품의 비임상 설계에 대해 △부적절한 대조군 설정 △동물 수 부족 △비현실적 투여 조건 △단일 용량 설계 △서로 다른 동물 계통 혼용 등을 지적했다. 특히 9개월에 걸친 장기 시험에도 실제 임상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점이 결정적 한계로 작용했다.
마이크로니들 비임상 설계 난도 구조적으로 높다
마이크로니들 제품은 구조와 사용 목적에 따라 의료기기, 의약품, 또는 융복합 의료제품으로 분류되는 ‘경계 제품’이다. 생분해성 여부, 약물 탑재 방식, 작용 기전에 따라 규제 경로가 달라지며, 이에 따라 요구되는 비임상 시험 범위도 달라진다. 이 때문에 비임상 설계는 단일 기준이 아닌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
한 연구원에 따르면, 피부를 물리적으로 관통하는 특성상 국소 독성, 물리적 안전성, 전신 노출 독성, 면역 반응을 동시에 평가해야 한다. 특히 백신이나 단백질·펩타이드 기반 제형에서는 면역원성 평가가 핵심 변수다. 항체 형성(ADA)과 과민반응 여부를 포함한 면역학적 반응을 정량적으로 평가하지 않으면, 임상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안전성 이슈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니들 파손 및 잔류 여부, 미세 채널 형성에 따른 감염 가능성, 피부 장벽 회복 평가 등 기존 주사제에서는 고려하지 않았던 항목들이 추가된다. 비임상 설계 자체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재현성 확보 못하면 임상 설계 붕괴”
약동학(PK) 측면에서도 변수가 많다. 마이크로니들은 피하주사(SC) 대비 흡수 속도가 빠른 경향을 보이지만, 생체이용률은 약 40~60% 수준으로 종간 차이와 변동성이 존재한다. 동일 제형이라도 동물 모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모델 선택 자체가 리스크로 작용한다.
문제는 이러한 변동성이 제조 공정과 직접 연결된다는 점이다. 니들 구조, 약물 탑재량, 용해 속도 등 미세한 공정 변수에 따라 약동학(PK)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한 수석연구원은 결국 핵심은 재현성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주사제 대비 상대 생체이용률과 용량-반응 관계를 명확히 규명하지 못하면 임상 설계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독성평가의 목적은 단순히 ‘안전하다’를 입증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무독성용량(NO AEL)과 최대내약용량(MTD)을 기반으로 안전역(Safety margin)을 설정하고, 어느 용량부터 위험이 발생하는지를 규정하는 데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이는 임상 피험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과학적 기준이라는 것이다.
한 연구원은 “독성시험은 단순히 독성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어느 용량부터 위험한지를 규정하는 과정”이라며 “임상 피험자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해법은 ‘CMC-비임상-규제’ 통합 설계
이날 발표에서 가장 강조된 부분은 CMC와 비임상 통합 설계다. 한 연구원은 마이크로니들은 배치 간 균일성, 니들 물리적 특성, 약물 방출 프로파일 등 공정 변수에 따라 독성 및 PK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초기 CMC 설계가 미완성된 상태에서 비임상을 진행할 경우 데이터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으며, 이는 곧 임상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규제 전략 역시 초기부터 병행해야 한다. 마이크로니들은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이 부족한 분야로, Pre-IND 단계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MFDS)나 FDA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맞춤형 비임상 패키지를 설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 연구원은 “CRO는 시험 수행 기관이지만, 최종 판단 기준은 규제기관”이라며 “초기 단계에서부터 규제기관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시험 설계를 보완하는 것이 승인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마이크로니들 개발은 더 이상 기술 경쟁이 아니라 설계 문제”라며 “임상 진입 여부는 비임상 데이터의 양이 아니라 CMC, 개념증명(POC), 독성평가, 규제 전략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됐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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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니들 기반 의약품 개발이 차세대 약물 전달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임상 진입과 허가 단계에서는 반복적으로 실패가 이어지고 있다. 비임상 설계와 이를 기반으로 한 규제 대응 전략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디티앤씨알오 한충택 수석연구원은 1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KDRA 마이크로니들융합연구회 2026년도 제1회 세미나’에서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개발 실패 원인을 비임상 설계와 규제 전략 측면에서 분석하고, 성공적인 임상 진입을 위한 비임상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한 연구원은 “마이크로니들 기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CMC(화학·제조·품질), 비임상, 규제 전략이 분리된 상태에서 개발이 진행되는 구조가 실패의 본질”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허가 사례가 제한적인 상황을 설명하며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개발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설계”라고 강조했다.
실패 사례로 본 마이크로니들 개발…“문제는 데이터 아닌 설계”
대표적인 실폐 사례로는 미국 조사노 파마(Zosano Pharma)의 ‘큐트립타(Qtrypta, M207)’가 꼽힌다. 해당 제품은 졸미트립탄을 코팅한 마이크로니들 패치로 임상 3상까지 완료했음에도 불구하고 FDA 승인에 실패했고, 결국 2022년 파산에 이르렀다.
핵심 문제는 비임상 데이터 부족이 아니라 임상 단계에서 드러난 약물 노출 변동성이었다. 제조 로트 간 차이에 따라 피험자 간 혈중 농도 편차가 크게 나타났고, 일부에서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최대혈중농도(Cmax)가 관찰됐다. FDA는 이에 따라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재수행을 요구했지만, 기업은 이를 감당하지 못했다.
한 연구원은 “동물실험에서는 문제가 없었지만, 제조 공정 변동성이 반영되지 않은 비임상 설계가 임상에서 그대로 노출된 사례”라며 “CMC와 비임상이 연결되지 않으면 데이터는 의미를 잃는다”고 지적했다.
테바(Teva)의 제큐리티(Zecuity)도 유사한 교훈을 남겼다. 이온도입 기반(sumatriptan iontophoretic transdermal system) 패치로 2013년 FDA 승인을 받았지만, 2016년 피부 화상과 흉터 등 안전성 문제가 보고되며 시판이 중단됐다. 이후 2020년에는 회사 요청에 따라 승인 철회가 공고됐다.
FDA는 해당 제품의 비임상 설계에 대해 △부적절한 대조군 설정 △동물 수 부족 △비현실적 투여 조건 △단일 용량 설계 △서로 다른 동물 계통 혼용 등을 지적했다. 특히 9개월에 걸친 장기 시험에도 실제 임상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점이 결정적 한계로 작용했다.
마이크로니들 비임상 설계 난도 구조적으로 높다
마이크로니들 제품은 구조와 사용 목적에 따라 의료기기, 의약품, 또는 융복합 의료제품으로 분류되는 ‘경계 제품’이다. 생분해성 여부, 약물 탑재 방식, 작용 기전에 따라 규제 경로가 달라지며, 이에 따라 요구되는 비임상 시험 범위도 달라진다. 이 때문에 비임상 설계는 단일 기준이 아닌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
한 연구원에 따르면, 피부를 물리적으로 관통하는 특성상 국소 독성, 물리적 안전성, 전신 노출 독성, 면역 반응을 동시에 평가해야 한다. 특히 백신이나 단백질·펩타이드 기반 제형에서는 면역원성 평가가 핵심 변수다. 항체 형성(ADA)과 과민반응 여부를 포함한 면역학적 반응을 정량적으로 평가하지 않으면, 임상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안전성 이슈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니들 파손 및 잔류 여부, 미세 채널 형성에 따른 감염 가능성, 피부 장벽 회복 평가 등 기존 주사제에서는 고려하지 않았던 항목들이 추가된다. 비임상 설계 자체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재현성 확보 못하면 임상 설계 붕괴”
약동학(PK) 측면에서도 변수가 많다. 마이크로니들은 피하주사(SC) 대비 흡수 속도가 빠른 경향을 보이지만, 생체이용률은 약 40~60% 수준으로 종간 차이와 변동성이 존재한다. 동일 제형이라도 동물 모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모델 선택 자체가 리스크로 작용한다.
문제는 이러한 변동성이 제조 공정과 직접 연결된다는 점이다. 니들 구조, 약물 탑재량, 용해 속도 등 미세한 공정 변수에 따라 약동학(PK)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한 수석연구원은 결국 핵심은 재현성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주사제 대비 상대 생체이용률과 용량-반응 관계를 명확히 규명하지 못하면 임상 설계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독성평가의 목적은 단순히 ‘안전하다’를 입증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무독성용량(NO AEL)과 최대내약용량(MTD)을 기반으로 안전역(Safety margin)을 설정하고, 어느 용량부터 위험이 발생하는지를 규정하는 데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이는 임상 피험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과학적 기준이라는 것이다.
한 연구원은 “독성시험은 단순히 독성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어느 용량부터 위험한지를 규정하는 과정”이라며 “임상 피험자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해법은 ‘CMC-비임상-규제’ 통합 설계
이날 발표에서 가장 강조된 부분은 CMC와 비임상 통합 설계다. 한 연구원은 마이크로니들은 배치 간 균일성, 니들 물리적 특성, 약물 방출 프로파일 등 공정 변수에 따라 독성 및 PK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초기 CMC 설계가 미완성된 상태에서 비임상을 진행할 경우 데이터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으며, 이는 곧 임상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규제 전략 역시 초기부터 병행해야 한다. 마이크로니들은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이 부족한 분야로, Pre-IND 단계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MFDS)나 FDA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맞춤형 비임상 패키지를 설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 연구원은 “CRO는 시험 수행 기관이지만, 최종 판단 기준은 규제기관”이라며 “초기 단계에서부터 규제기관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시험 설계를 보완하는 것이 승인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마이크로니들 개발은 더 이상 기술 경쟁이 아니라 설계 문제”라며 “임상 진입 여부는 비임상 데이터의 양이 아니라 CMC, 개념증명(POC), 독성평가, 규제 전략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됐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