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유씨비제약이 2월 4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플라자 호텔에서 드라벳 증후군 치료제 ‘핀테플라(펜플루라민염산염)’ 국내 허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치료 환경의 한계와 새 치료 옵션의 임상적 의미를 공유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12월 18일 핀테플라가 국내 최초로 2세 이상 드라벳 증후군 환자의 발작 치료를 위한 부가요법으로 허가된 이후 처음 마련된 공식 자리다.
간담회에서는 한국유씨비제약이 핀테플라의 허가 배경과 주요 임상 성과를 소개했으며, 드라벳 증후군의 질환 부담과 미충족 수요, 그리고 실제 임상에서 기대되는 치료 가치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회사 측은 핀테플라가 세 건의 주요 무작위배정 위약대조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월평균 경련성 발작 빈도(MCSF)를 위약 대비 약 54~65% 감소시키는 등 일관된 발작 억제 효과를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환자에서는 발작이 거의 소실되는 ‘near-seizure freedom’도 관찰됐으며, 공개연장연구를 통한 장기 추적에서도 효과 지속성과 새로운 안전성 신호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드라벳 증후군처럼 소아기부터 평생 관리가 필요한 중증 희귀질환의 특성상, 단기 발작 감소를 넘어 장기적 질환 부담 완화와 생존율 개선 가능성이 중요한 평가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실제 해외 실제진료자료(RWE)와 조기 접근 프로그램(Early Access Program)에서는 발작 및 비발작 증상 개선과 함께 보호자 삶의 질 지표에서도 긍정적 변화가 보고되고 있다.
한국유씨비제약 에드워드 리 대표는 “드라벳 증후군은 반복적 발작과 다양한 동반 증상으로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장기적·전인적 부담을 안기는 질환이지만, 그동안 국내 치료 옵션은 매우 제한적이었다”며 “핀테플라는 국내에서 드라벳 증후군 적응증으로 최초이자 유일하게 허가된 치료제로, 이번 허가가 치료 접근성과 임상 선택지를 넓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향후 급여 진입과 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한 후속 절차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한편 핀테플라는 2024년 12월 정부의 허가-평가-협상 연계제도 2차 시범사업 대상 약제로 지정됐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약가 협상을 병렬로 진행해 신약 도입 기간을 단축하는 제도로, 극희귀·중증 질환 치료제의 조기 접근을 뒷받침하는 정책적 장치로 평가된다.

“드라벳 증후군은 단순 발작 질환 아냐…조기 진단·적극 치료가 평생 예후 좌우”
‘드라벳 증후군 질환 부담 및 미충족 수요’를 주제로 발표한 강훈철 교수(연세대학교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신경과)는 드라벳 증후군을 발작 자체보다도 신경발달 전반을 훼손하는 중증 발달성 뇌전증(Developmental and Epileptic Encephalopathy, DEE)의 대표 질환으로 규정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드라벳 증후군은 주로 생후 1년 전후 시작되는 난치성 발작을 특징으로 하며, 약 80%에서 SCN1A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다. 이 변이는 뇌 신경세포의 나트륨 채널 기능을 교란해, 흥분과 억제의 균형을 무너뜨리고(특히 억제성 GABA 인터뉴런 기능 저하) 과흥분 상태를 지속시키는 병태생리로 이어진다. 그 결과, 환아는 반복적 경련뿐 아니라 인지·운동·행동 장애, 수면 문제, 성장 지연 등 복합적 비발작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
국내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1.2~6.5명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를 환산하면 최대 수천 명 규모의 환자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이 질환이 소아 초기 뇌 발달의 결정적 시기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강 교수는 “영유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형성되는 신경 발달은 평생을 좌우한다”며 “이 시기에 발작이 잦거나 한 번에 30분 이상 지속되는 중첩발작이 반복되면 비가역적 뇌 손상이 누적돼 인지 기능 저하가 가속화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대한 위험 요소는 돌연사(SUDEP, 뇌전증 환자에게서 발작 중 또는 발작 직후 특별한 다른 원인 없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현상)다. 정확한 기전은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나트륨 채널 이상이 뇌뿐 아니라 심장 리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 장시간 경련에 따른 전신 합병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임상에서는 발작 중 익수, 화상 등 사고 위험도 동반돼 사망률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제시된다.
강 교수는 현재 국내 치료 환경의 구조적 한계도 짚었다. 기존 항뇌전증약, 케톤 생성 식이요법, 미주신경자극술 등 다양한 접근이 활용되고 있지만, 상당수 환자에서 발작 완전 조절은 여전히 어렵다.
특히 드라벳 증후군에서는 일부 나트륨 채널 차단 계열 약물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약물 선택이 까다롭다. 이로 인해 환아는 다제 병용에도 불구하고 발작이 지속되고, 보호자는 상시 감시와 반복 입원, 경제적 부담, 심리적 소진을 겪게 된다.
강 교수는 “드라벳 증후군 치료 목표는 단순히 발작 횟수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비발작 동반 질환을 함께 관리하며 장기적 인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조기 진단과 조기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치료 옵션만으로는 이러한 목표를 충분히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보다 근본적인 병태생리 경로에 작용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강 교수는 SCN1A 기반 유전자 치료 등 근본 치료를 향한 연구가 국내에서도 국가 과제로 추진되고 있으나, 단기간 내 임상 적용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 환아의 발작과 발달 손상을 동시에 완화할 수 있는 약물적 대안의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영유아기에 형성되지 못한 신경 기능은 성인이 된 뒤 회복하기 어렵다”며 “초기 치료 창을 놓치지 않는 것이 환아의 평생 예후를 좌우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핀테플라, 드라벳 증후군 치료 지형 바꿀 수 있는 근거 제시”
‘핀테플라 허가의 임상 및 치료적 가치’를 주제로 발표한 김헌민 교수(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는 핀테플라의 작용 기전과 핵심 임상 데이터를 중심으로, 국내 드라벳 증후군 치료 환경에서 기대되는 실제적 변화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김 교수는 먼저 핀테플라가 기존 항뇌전증약과 차별화된 이중 기전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부분의 기존 치료제가 나트륨·칼슘 등 이온 채널을 직접 억제하거나 GABA 활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반면, 핀테플라는 세로토닌 분비를 증가시키는 동시에 시그마-1 수용체에 작용해 흥분성 신경전달(글루타메이트)을 낮추고 억제성 신경전달(GABA)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뇌 신경 흥분–억제 균형을 회복시키는 접근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세로토닌 경로는 단순 발작 억제를 넘어 인지와 정서 영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축이며, 시그마 수용체는 세포 항상성과 신경 보호에 관여하는 비교적 새로운 표적”이라며, 이러한 복합 작용이 핀테플라의 임상적 차별점이라고 짚었다.
허가 근거가 된 3건의 무작위배정 위약대조 3상 임상시험에서 핀테플라는 치료 12~15주 동안 월평균 경련성 발작 빈도(MCSF)를 위약 대비 약 54~65% 감소시켰다.
김 교수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기준인 50% 이상 발작 감소에 도달한 환자 비율이 핀테플라 투여군에서 현저히 높았고, 일부 환자에서는 수개월간 발작이 거의 소실되는 ‘near-seizure freedom’이 관찰됐다”며 “다제 병용에도 반응이 미미했던 드라벳 환자군 특성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Study 1과 Study 3에서는 각각 약 25%, 29%의 환자가 이러한 상태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됐다.
김 교수는 발작 감소뿐 아니라 전반적 임상 상태의 개선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상시험에서 의료진이 환자의 전체 상태를 평가하는 CGI-I(Global Clinical Impression-Improvement) 지표에서 ‘뚜렷한 호전’을 보인 비율이 핀테플라군에서 약 40~60%에 달했으며, 보호자 설문과 행동·실행기능 평가(BRIEF 등)에서도 주의력, 과잉행동, 일상 수행 능력과 같은 비발작 영역의 개선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드라벳 증후군은 발작 시간 자체보다도, 평생 지속되는 행동·인지 문제와 돌봄 부담이 더 큰 질환”이라며 “이러한 2차적 기능 지표의 개선은 가족의 삶의 질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가장 흔한 이상반응으로 식욕 감소가 보고됐으나, 장기 공개연장연구(open-label extension)에서 발작 억제 효과는 수년간 유지되면서도 새로운 중대한 안전성 신호는 관찰되지 않았다. 과거 고용량 펜플루라민이 비만 치료제로 사용되던 시절 제기됐던 폐동맥 고혈압이나 심장 판막 이상에 대해서도, 현재 드라벳 적응증에서 사용되는 저용량 범위와 엄격한 심장 모니터링 체계 하에서는 임상시험 및 장기 추적에서 의미 있는 발생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임상 개발 과정에서는 정기적 심장초음파를 포함한 위험관리 프로그램이 병행됐으며, 이를 통해 잠재적 심혈관 이상을 조기에 발견·대응하는 구조가 마련돼 있다는 점도 소개됐다.
김 교수는 특히 돌연사(SUDEP, 뇌전증 환자에게서 발작 중 또는 발작 직후 특별한 다른 원인 없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현상)와 전체 사망률 감소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역사적 코호트와 비교했을 때 핀테플라 치료군에서 SUDEP 발생률과 모든 원인 사망률이 낮게 관찰됐다”며 “표본 규모의 한계는 있지만, 장기 관리가 필요한 중증 뇌전증에서 생존 지표 개선 신호가 확인됐다는 점은 임상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더불어 보호자 조사에서 스트레스 감소, 가족 관계 개선, 돌봄 부담 완화가 보고된 점을 언급하며 “환아의 발작 빈도가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보호자는 24시간 지속되던 불안을 내려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교수는 “드라벳 증후군은 여러 기전의 약물을 병합해야 하는 대표적 난치성 뇌전증으로, 서로 다른 작용 경로를 가진 치료 옵션이 추가될수록 맞춤형 전략의 폭이 넓어진다”며 “핀테플라는 발작 감소, 전반적 기능 개선, 장기 내약성, 그리고 생존 지표까지 아우르는 근거를 제시한 치료제로, 국내 진료 현장에서 환아와 가족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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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씨비제약이 2월 4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플라자 호텔에서 드라벳 증후군 치료제 ‘핀테플라(펜플루라민염산염)’ 국내 허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치료 환경의 한계와 새 치료 옵션의 임상적 의미를 공유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12월 18일 핀테플라가 국내 최초로 2세 이상 드라벳 증후군 환자의 발작 치료를 위한 부가요법으로 허가된 이후 처음 마련된 공식 자리다.
간담회에서는 한국유씨비제약이 핀테플라의 허가 배경과 주요 임상 성과를 소개했으며, 드라벳 증후군의 질환 부담과 미충족 수요, 그리고 실제 임상에서 기대되는 치료 가치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회사 측은 핀테플라가 세 건의 주요 무작위배정 위약대조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월평균 경련성 발작 빈도(MCSF)를 위약 대비 약 54~65% 감소시키는 등 일관된 발작 억제 효과를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환자에서는 발작이 거의 소실되는 ‘near-seizure freedom’도 관찰됐으며, 공개연장연구를 통한 장기 추적에서도 효과 지속성과 새로운 안전성 신호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드라벳 증후군처럼 소아기부터 평생 관리가 필요한 중증 희귀질환의 특성상, 단기 발작 감소를 넘어 장기적 질환 부담 완화와 생존율 개선 가능성이 중요한 평가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실제 해외 실제진료자료(RWE)와 조기 접근 프로그램(Early Access Program)에서는 발작 및 비발작 증상 개선과 함께 보호자 삶의 질 지표에서도 긍정적 변화가 보고되고 있다.
한국유씨비제약 에드워드 리 대표는 “드라벳 증후군은 반복적 발작과 다양한 동반 증상으로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장기적·전인적 부담을 안기는 질환이지만, 그동안 국내 치료 옵션은 매우 제한적이었다”며 “핀테플라는 국내에서 드라벳 증후군 적응증으로 최초이자 유일하게 허가된 치료제로, 이번 허가가 치료 접근성과 임상 선택지를 넓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향후 급여 진입과 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한 후속 절차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한편 핀테플라는 2024년 12월 정부의 허가-평가-협상 연계제도 2차 시범사업 대상 약제로 지정됐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약가 협상을 병렬로 진행해 신약 도입 기간을 단축하는 제도로, 극희귀·중증 질환 치료제의 조기 접근을 뒷받침하는 정책적 장치로 평가된다.

“드라벳 증후군은 단순 발작 질환 아냐…조기 진단·적극 치료가 평생 예후 좌우”
‘드라벳 증후군 질환 부담 및 미충족 수요’를 주제로 발표한 강훈철 교수(연세대학교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신경과)는 드라벳 증후군을 발작 자체보다도 신경발달 전반을 훼손하는 중증 발달성 뇌전증(Developmental and Epileptic Encephalopathy, DEE)의 대표 질환으로 규정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드라벳 증후군은 주로 생후 1년 전후 시작되는 난치성 발작을 특징으로 하며, 약 80%에서 SCN1A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다. 이 변이는 뇌 신경세포의 나트륨 채널 기능을 교란해, 흥분과 억제의 균형을 무너뜨리고(특히 억제성 GABA 인터뉴런 기능 저하) 과흥분 상태를 지속시키는 병태생리로 이어진다. 그 결과, 환아는 반복적 경련뿐 아니라 인지·운동·행동 장애, 수면 문제, 성장 지연 등 복합적 비발작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
국내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1.2~6.5명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를 환산하면 최대 수천 명 규모의 환자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이 질환이 소아 초기 뇌 발달의 결정적 시기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강 교수는 “영유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형성되는 신경 발달은 평생을 좌우한다”며 “이 시기에 발작이 잦거나 한 번에 30분 이상 지속되는 중첩발작이 반복되면 비가역적 뇌 손상이 누적돼 인지 기능 저하가 가속화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대한 위험 요소는 돌연사(SUDEP, 뇌전증 환자에게서 발작 중 또는 발작 직후 특별한 다른 원인 없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현상)다. 정확한 기전은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나트륨 채널 이상이 뇌뿐 아니라 심장 리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 장시간 경련에 따른 전신 합병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임상에서는 발작 중 익수, 화상 등 사고 위험도 동반돼 사망률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제시된다.
강 교수는 현재 국내 치료 환경의 구조적 한계도 짚었다. 기존 항뇌전증약, 케톤 생성 식이요법, 미주신경자극술 등 다양한 접근이 활용되고 있지만, 상당수 환자에서 발작 완전 조절은 여전히 어렵다.
특히 드라벳 증후군에서는 일부 나트륨 채널 차단 계열 약물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약물 선택이 까다롭다. 이로 인해 환아는 다제 병용에도 불구하고 발작이 지속되고, 보호자는 상시 감시와 반복 입원, 경제적 부담, 심리적 소진을 겪게 된다.
강 교수는 “드라벳 증후군 치료 목표는 단순히 발작 횟수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비발작 동반 질환을 함께 관리하며 장기적 인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조기 진단과 조기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치료 옵션만으로는 이러한 목표를 충분히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보다 근본적인 병태생리 경로에 작용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강 교수는 SCN1A 기반 유전자 치료 등 근본 치료를 향한 연구가 국내에서도 국가 과제로 추진되고 있으나, 단기간 내 임상 적용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 환아의 발작과 발달 손상을 동시에 완화할 수 있는 약물적 대안의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영유아기에 형성되지 못한 신경 기능은 성인이 된 뒤 회복하기 어렵다”며 “초기 치료 창을 놓치지 않는 것이 환아의 평생 예후를 좌우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핀테플라, 드라벳 증후군 치료 지형 바꿀 수 있는 근거 제시”
‘핀테플라 허가의 임상 및 치료적 가치’를 주제로 발표한 김헌민 교수(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는 핀테플라의 작용 기전과 핵심 임상 데이터를 중심으로, 국내 드라벳 증후군 치료 환경에서 기대되는 실제적 변화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김 교수는 먼저 핀테플라가 기존 항뇌전증약과 차별화된 이중 기전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부분의 기존 치료제가 나트륨·칼슘 등 이온 채널을 직접 억제하거나 GABA 활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반면, 핀테플라는 세로토닌 분비를 증가시키는 동시에 시그마-1 수용체에 작용해 흥분성 신경전달(글루타메이트)을 낮추고 억제성 신경전달(GABA)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뇌 신경 흥분–억제 균형을 회복시키는 접근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세로토닌 경로는 단순 발작 억제를 넘어 인지와 정서 영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축이며, 시그마 수용체는 세포 항상성과 신경 보호에 관여하는 비교적 새로운 표적”이라며, 이러한 복합 작용이 핀테플라의 임상적 차별점이라고 짚었다.
허가 근거가 된 3건의 무작위배정 위약대조 3상 임상시험에서 핀테플라는 치료 12~15주 동안 월평균 경련성 발작 빈도(MCSF)를 위약 대비 약 54~65% 감소시켰다.
김 교수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기준인 50% 이상 발작 감소에 도달한 환자 비율이 핀테플라 투여군에서 현저히 높았고, 일부 환자에서는 수개월간 발작이 거의 소실되는 ‘near-seizure freedom’이 관찰됐다”며 “다제 병용에도 반응이 미미했던 드라벳 환자군 특성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Study 1과 Study 3에서는 각각 약 25%, 29%의 환자가 이러한 상태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됐다.
김 교수는 발작 감소뿐 아니라 전반적 임상 상태의 개선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상시험에서 의료진이 환자의 전체 상태를 평가하는 CGI-I(Global Clinical Impression-Improvement) 지표에서 ‘뚜렷한 호전’을 보인 비율이 핀테플라군에서 약 40~60%에 달했으며, 보호자 설문과 행동·실행기능 평가(BRIEF 등)에서도 주의력, 과잉행동, 일상 수행 능력과 같은 비발작 영역의 개선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드라벳 증후군은 발작 시간 자체보다도, 평생 지속되는 행동·인지 문제와 돌봄 부담이 더 큰 질환”이라며 “이러한 2차적 기능 지표의 개선은 가족의 삶의 질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가장 흔한 이상반응으로 식욕 감소가 보고됐으나, 장기 공개연장연구(open-label extension)에서 발작 억제 효과는 수년간 유지되면서도 새로운 중대한 안전성 신호는 관찰되지 않았다. 과거 고용량 펜플루라민이 비만 치료제로 사용되던 시절 제기됐던 폐동맥 고혈압이나 심장 판막 이상에 대해서도, 현재 드라벳 적응증에서 사용되는 저용량 범위와 엄격한 심장 모니터링 체계 하에서는 임상시험 및 장기 추적에서 의미 있는 발생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임상 개발 과정에서는 정기적 심장초음파를 포함한 위험관리 프로그램이 병행됐으며, 이를 통해 잠재적 심혈관 이상을 조기에 발견·대응하는 구조가 마련돼 있다는 점도 소개됐다.
김 교수는 특히 돌연사(SUDEP, 뇌전증 환자에게서 발작 중 또는 발작 직후 특별한 다른 원인 없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현상)와 전체 사망률 감소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역사적 코호트와 비교했을 때 핀테플라 치료군에서 SUDEP 발생률과 모든 원인 사망률이 낮게 관찰됐다”며 “표본 규모의 한계는 있지만, 장기 관리가 필요한 중증 뇌전증에서 생존 지표 개선 신호가 확인됐다는 점은 임상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더불어 보호자 조사에서 스트레스 감소, 가족 관계 개선, 돌봄 부담 완화가 보고된 점을 언급하며 “환아의 발작 빈도가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보호자는 24시간 지속되던 불안을 내려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교수는 “드라벳 증후군은 여러 기전의 약물을 병합해야 하는 대표적 난치성 뇌전증으로, 서로 다른 작용 경로를 가진 치료 옵션이 추가될수록 맞춤형 전략의 폭이 넓어진다”며 “핀테플라는 발작 감소, 전반적 기능 개선, 장기 내약성, 그리고 생존 지표까지 아우르는 근거를 제시한 치료제로, 국내 진료 현장에서 환아와 가족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