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위고비 출시 효과 '와우!'…먹는 GLP-1 시대 개막
먹는 고비 돌풍…GLP-1 비만 치료 시장 판도 흔든다…초기 처방 급증 속 국내 시장 파급 효과 주목
환자 접근성 개선에 국내 처방 환경도 영향…글로벌 확산이 한국 GLP-1 시장 자극
입력 2026.01.26 06:00 수정 2026.01.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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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형 GLP-1 비만 치료제 위고비 제품 이미지. © 노보 노디스크

노보 노디스크가 경구용 GLP-1 비만 치료제 ‘위고비 정제’ 출시 초반부터 빠른 처방 확산을 기록하며 비만 치료 시장에서 다시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주사제 중심이었던 GLP-1 시장에 ‘먹는 비만약’이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향후 치료 접근성과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가 인용한 IMS 데이터에 따르면, 웨고비 정제 출시 2주 차(1월 16일 종료 기준) 누적 처방 건수는 약 1만 8400건으로 집계됐다. 다른 추적 자료에서는 같은 기간 처방 규모가 2만 건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가들은 이러한 수치가 기존 주사형 위고비와 경쟁 약물 대비 초기 확산 속도가 빠르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주사형 위고비는 출시 첫 2주 동안 약 1600건, 일라이 릴리의 경쟁 약물 젭바운드(국내 제품명 마운자로)는 약 7300건 수준의 처방을 기록한 바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해 말 위고비 정제로는 처음으로 비만 적응증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확보했다. 해당 제품은 하루 한 번 복용하는 경구 제형으로, 유지 용량은 최대 25mg까지 설정돼 있으며 체중 감량뿐 아니라 심혈관 위험 감소 적응증도 함께 승인받았다.

회사는 승인 직후인 1월 5일부터 본격적인 상업 출시를 시작했다. 현금 결제 환자의 경우 초기 1.5mg 용량 기준 월 149달러로 가격이 책정됐고, 보험 가입자가 노보의 절감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월 25달러 수준까지 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초기 성과가 노보 노디스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는 지난해 릴리에 비만 치료 시장 점유율 일부를 내준 이후 성장 속도가 둔화되며 주가 변동성을 겪어 왔다. 그러나 웨고비 정제 출시 이후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연초 대비 20% 이상 상승하며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중장기 기준에서는 여전히 이전 고점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버코어 ISI의 우머 라파트(Umer Raffat) 애널리스트 팀은 위고비 정제의 초기 성과를 “그 자체로 하나의 헤드라인”이라고 표현하며, 기존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제품인 리벨서스(Rybelsus)와 비교 분석을 제시했다.

리벨서스는 14mg 용량으로 제2형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고 있으며, 주당 평균 처방량은 약 5만 건 수준이다. 라파트 팀에 따르면 위고비 정제는 출시 직후 약 2만 건의 처방을 기록해, 이미 리벨서스 주간 물량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에 도달했다. 일부에서는 리벨서스의 제한적인 확산을 근거로 경구형 위고비의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해 왔으나, 초기 데이터는 이러한 우려가 그대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번 흐름은 릴리가 개발 중인 경구용 GLP-1 후보물질 ‘오르포글리프론’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제프리스 분석가들은 위고비 정제의 빠른 확산이 경구형 GLP-1 전반에 대한 시장 수용도를 높일 수 있다며, 릴리가 올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오르포글리프론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릴리의 주사형 젭바운드는 이중 GIP/GLP-1 기전을 바탕으로 한 효능과 안전성, 그리고 백악관과 체결한 최혜국(MFN) 약가 계약 이후 낮아진 가격 구조를 앞세워, 향후에도 비만 치료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에서는 위고비 정제의 초기 성과가 단순한 제품 출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보고 있다. 주사제 중심이던 GLP-1 비만 치료 시장에 경구 제형이 본격 진입하면서, 환자 접근성과 처방 패턴이 달라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주사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나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운 환자군에게는 경구 치료제가 새로운 선택지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제형 경쟁은 GLP-1 계열 내에서 새로운 차별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에는 체중 감량 효과와 안전성, 공급 안정성이 주요 경쟁 변수였다면, 앞으로는 복용 편의성과 가격 전략, 보험 적용 범위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접근성이 시장 점유율을 좌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위고비 정제의 빠른 초기 확산은 이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 정제를 통해 비만 치료 포트폴리오를 주사제와 경구제 양축으로 확장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향후 실제 유지 치료 단계에서의 환자 지속 복용률, 보험 커버리지 확대 속도, 그리고 릴리의 경구 GLP-1 출시 이후 경쟁 구도가 위고비 정제의 중장기 성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다. 출시 초기의 강한 반응이 향후 구조적 성장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내 GLP-1 비만 치료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
위고비 정제의 미국 내 빠른 확산은 국내 GLP-1 비만 치료 시장에도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국내에서는 주사형 위고비와 마운자로(젭바운드)가 비급여 중심으로 처방되고 있으며, 주사제 특성상 초기 진입 장벽이 존재해 왔다. 경구 제형이 본격 도입될 경우, 의료기관 방문 부담과 주사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낮아지면서 잠재 환자군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국내 비만 치료 시장은 미용 목적 수요와 의학적 치료 수요가 혼재돼 있는 구조로, 복용 편의성이 개선될 경우 1차 의료기관과 비만 클리닉 중심의 처방 확산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기존 주사제 중심 처방 패턴을 변화시키는 동시에, 처방 대상 환자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경구 GLP-1의 등장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개발 전략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현재 일부 국내 기업들이 경구 펩타이드 전달 기술, 장기 지속형 제형, 차세대 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경구 GLP-1의 상업적 가능성이 입증될 경우 관련 플랫폼 기술과 후보물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보험 급여 논의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 국내 GLP-1 비만 치료제는 대부분 비급여 영역에 머물러 있지만, 경구 제형이 보편화되고 장기 복용 데이터가 축적될 경우 비용 대비 효과성에 대한 재평가 요구가 커질 수 있다는 것. 이는 향후 급여 적용 범위나 단계적 본인부담 모델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위고비 정제의 초기 성과는 단일 제품의 성공을 넘어, 국내 비만 치료 시장의 접근 방식과 경쟁 구도를 동시에 자극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주사 중심에서 경구 중심으로의 전환 가능성, 환자 저변 확대, 국내 개발 전략 변화가 맞물리면서, GLP-1 기반 비만 치료 시장은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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