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정밀의료 핵심 NGS, 급여는 뒷걸음…유방암·난소암·혈액암 '검사 한계'
국회 토론회서 급여 격차 집중 제기…"폐암 50% vs 기타 암종 80% 구조 문제"
HRD·혈액암은 "표준 검사"…정부 "근거 축적" 현장 "접근성 없인 근거도 없다"
입력 2026.01.15 06:00 수정 2026.01.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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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암 정밀의료 향상을 위한 NGS 급여 확대’ 국회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암 정밀의료 시대에 맞춰 유방암·난소암·혈액암에서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검사 급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국회 토론회에서 집중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국회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대한암학회, 대한혈액학회와 함께 1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암 정밀의료 향상을 위한 NGS 급여 확대-유방암·난소암·혈액암 중심으로’ 국회 토론회를 열고, 2023년 말 선별급여 조정 이후 확대된 환자 본인부담과 암종 간 격차 문제를 논의했다.

현재 NGS 검사는 비소세포폐암을 제외한 다수 암종에서 본인부담률이 80% 수준으로 적용되며, 현장에서는 “치료 연계 가능성이 커졌는데 검사 문턱이 더 높아졌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날 토론회는 임상 현장과 환자, 산업계, 정부가 한자리에 모여 △암종별 임상 필요성 △‘치료 연계성’ 평가 기준 △신속평가 가능성 △근거 축적 방식 등을 놓고 쟁점을 점검했다. 

(왼쪽부터) 박경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이유영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정준원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교수.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정밀의료는 유전자 프로파일링에서 시작…치료효과·삶의 질·비용효율까지”

유방암 발제를 맡은 박경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정밀의료를 “암세포 유전자 프로파일링으로 특성을 파악해 환자에게 가장 잘 들 약을 선택하는 치료”로 정의하며, “치료 효과 향상은 물론 불필요한 치료와 부작용을 줄여 삶의 질과 효율을 높이고, 국가적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과거 단일 유전자 검사에서 NGS로 넘어오며 수백 개 유전자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게 된 점을 짚었다. “한 번의 검체로 통합 유전자 분석을 수행해 시간과 조직 소모를 줄이고, 기존 단일 검사로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변이를 통해 향후 신약·임상시험 기회까지 탐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유전성 암 유전자를 가진 환자(약 5% 전후)가 유전체 프로파일링을 통해 확인될 수 있어, 가족의 조기진단과 예방 전략에도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 교수는 유방암의 치료 연계 가능성이 이미 높아졌는데도 급여 구조가 이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비소세포폐암은 본인부담 50%가 유지되는 반면, 유방암은 대부분 80%가 적용돼 환자 부담이 크고(기관별로 약 140만원 내외), 급여 축소 이후 실제 검사 시행이 감소하면서 “정밀의료 구현이 검사 단계에서 막히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진행성 유방암에서는 치료의 첫걸음이 유전체 프로파일링이라는 점을 국제 진료지침이 공통적으로 강조한다”며, “유방암에서 선별급여 50% 수준 복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난소암 “표적치료-유전자검사는 한 세트…약은 급여인데 검사는 80%”

이유영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암이 연간 약 3000명 발생하는 질환으로, 진행성 단계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 난도가 높고 사망률 부담이 큰 암종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표적치료제 도입으로 성과가 개선되고 있는 만큼, 표적치료의 적용을 좌우하는 유전자검사 접근성이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난소암 치료를 △수술 △항암 △표적치료 △유전자검사로 제시하며, 이 가운데 “표적치료와 유전자검사는 하나의 큰 틀로 함께 움직인다”고 말했다. 난소암에서 핵심 지표인 HRD(상동재조합결핍)는 단일 유전자 변이 유무로 판단할 수 없고, 여러 유전적 특징을 종합해 알고리즘으로 점수화하는 구조라 “대부분 HRD는 NGS 기반 분석이며, 사실상 NGS 기반 HRD가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HRD를 타깃으로 하는 PARP 억제제는 이미 급여가 적용되고 있는데, 이를 처방하기 위한 전제 검사인 NGS 기반 HRD 검사는 높은 본인부담으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이 교수는 “HRD 양성은 난소암 환자의 약 절반에서 나타나며, PARP 억제제는 재발을 40~70%, 사망을 30~40% 줄이는 것으로 보고돼 환자 삶을 좌우할 수 있다”며 “약은 급여인데 검사가 80%라면 치료 기회가 검사 비용에서 끊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난소암에서도 본인부담을 50% 수준으로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혈액암 “NGS는 차세대 아닌 표준…진단·위험군·재발 확인의 출발점”

정준원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혈액암이 고형암과 달리 특정 장기에 종괴를 형성하지 않는 질환으로, 영상검사가 아닌 암세포 고유의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진단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백혈병의 경우 정상 세포와 암세포를 구분하는 기준 자체가 유전자 이상 여부이기 때문에, 진단 단계부터 유전자 분석이 필수라는 것이다.

혈액암에서는 병기(1~4기) 개념 대신 유전자 돌연변이에 따른 위험군 분류가 치료 전략과 예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정 교수는 “고형암에서 CT·PET으로 병기를 판단하듯, 혈액암에서는 NGS를 통해 유전자 변이를 확인한 뒤 위험군을 결정하고 치료 방침을 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세대염기서열검사(NGS)는 더 이상 ‘차세대’도 ‘정밀의료’도 아닌, 혈액암에서 가장 기본적인 표준 검사”라며, 용어 때문에 과도한 검사로 오해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NGS는 임상적으로 의미가 입증된 여러 유전자를 패널 형태로 한 번에 분석하는 검사로, 과거 단일 유전자 검사를 대체한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혈액암에서는 분자유전학적 수준에서의 조기 재발 확인(MRD 평가)이 이미 치료 판단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유전자 자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들도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혈액암에서 NGS는 정확한 진단과 최적 치료 선택, 재발 확인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검사”라며, “접근성이 제한될 경우 치료 자체가 시작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과 대한암학회·대한혈액학회가 공동 주최한 ‘암 정밀의료 향상을 위한 NGS 급여 확대’ 국회 토론회 전경.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산업계 “치료 연계성 기준, ‘급여 여부’가 아니라 ‘허가 후 실제 접근성’으로 전환해야”

토론에서는 NGS 선별급여 재평가 과정에서 적용되는 ‘치료 연계성’ 평가 기준과 선별급여 재평가 시점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체외진단위원회 임지은 보험정책분과장은 “유방암의 경우 2023년 NGS 선별급여 축소 이후에도 신규 표적치료제가 잇따라 허가되면서 NGS 검사 결과와 연계된 치료 옵션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며 “반면 환자를 선별하기 위한 NGS 검사 문턱은 높아지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분과장은 2023년 이후 비소세포폐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종에서 NGS 선별급여 본인부담률이 50%에서 80%로 상향되면서, 암종 간 부담 격차가 구조적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실제 NGS 검사를 받은 환자가 전체 암 환자의 2% 미만에 머물고 있으며, 그는 “검사 접근성 제한은 근거 축적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급여 축소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만든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유방암·난소암·혈액암에 대해서는 선별급여 본인부담률을 비소세포폐암과 동일한 50%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올해 안에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임 분과장은 현행 제도가 ‘치료 연계성’을 급여 적용된 치료제의 개수로만 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임상 현장에서는 급여 전 단계의 치료제라도 환자지원프로그램 등을 통해 실제 처방과 치료가 이미 이뤄지고 있다”며, “치료 연계성은 약제의 급여 여부가 아니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이후 환자가 실제로 치료에 접근 가능한 시점을 기준으로 재설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단체 “왜 선별급여인가…치료 출발선에서 밀려나지 않게 해달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은영 이사는 “NGS 검사가 왜 여전히 선별급여인지, 이미 필수 검사 단계에 와 있는데 급여로 전환돼야 하는 것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2023년 NGS 선별급여 본인부담률 상향이 △치료 연계 근거의 제한 △비용 증가 대비 치료 효과성 입증 부족 등을 이유로 결정됐으며, 당시 여러 차례의 전문가 회의가 진행됐다는 점을 언급했다. 다만 그는 “당시 결정은 NGS의 임상적 가능성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근거 축적을 전제로 향후 재조정 가능성을 열어둔 ‘관리 강화형 선별급여’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NGS는 단순히 검사를 하나 더 시행하는 문제가 아니라, 어떤 치료를 선택할 수 있는지,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는지, 나아가 임상시험 참여 여부까지 결정하는 치료의 출발점”이라며, “본인부담률 상향 이후 접근성이 눈에 띄게 낮아지면서 같은 질환을 앓고 있음에도 검사 접근성에 따라 치료 선택의 폭이 달라지는 현실은 환자 입장에서 매우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최소한 선별급여 본인부담률을 50%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히는 한편, 이날 논의된 유방암·난소암·혈액암에 대해서는 “선별급여를 넘어 필수급여 전환까지도 함께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왼쪽부터) 김도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 사무관, 김미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전략실 부장.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정부·심평원 “근거 기반 평가 필요”…2028년 재검토 계획 제시

정부 측 토론자로 참석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 김도한 사무관은 “오늘 논의에서는 NGS가 더 이상 연구 단계가 아니라 필수적인 표준 검사로 인식되는 패러다임 변화가 제기됐다”면서도, 선별급여 제도는 본인부담률을 통해 접근성을 조절하는 구조인 만큼 치료 효과성과 비용효율성에 대한 근거 확보가 평가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적합성 평가를 통한 NGS 급여 체계의 전체 재검토가 2028년에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전략실 김미선 부장은 NGS가 현재 조건부 선별급여로 관리되는 “유일한 항목”이라고 전제하며, 기관·인력·장비 등 사전에 정해진 실시 요건을 충족한 의료기관만 검사를 시행하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GS 시행기관은 2017년 43개소에서 현재 83개소로 확대됐으며, 수가 수준은 적용 기준에 따라 상급종합병원 기준 약 80만원에서 최대 195만원 범위로 책정돼 있다고 밝혔다.

심평원은 2024년부터 치료 연계성을 보다 명확히 확인하기 위한 데이터 체계를 개선해 축적 중이며, 2026년에는 고형암과 혈액암 분야를 구분한 위탁연구를 추진해 NGS의 임상적 가치와 치료 효과에 대한 근거 생산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좌장을 맡은 라선영 대한암학회 이사장은 “5년 주기인 2028년 재검토까지 기다리기에는 정밀의료 환경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신속평가 체계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검사 접근성이 낮아 실제 치료로 이어지지 못하면 레지스트리 기반 근거 축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국내 자료뿐 아니라 글로벌 임상 근거와 실제 진단·치료 현황을 제도 평가에 보다 유연하게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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