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화장품 수출액이 지난해 기록을 넘어 110억 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2030년 150억 달러 목표를 향한 순조로운 출발이지만, 성장세 유지를 위한 과제는 남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1월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화장품 수출액은 103억6600만 달러로, 11월까지의 실적만으로 지난해 연간 수출액 101억78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연간 실적을 한 달 앞당겨 돌파하며 역대 화장품 수출액 최고치를 경신한 셈이다.

1~11월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92억6900만 달러) 대비 11.8% 증가했다. 이 성장률을 연간 기록에 단순 대입하면 올해 연간 화장품 수출액은 113억82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연간 110억 달러 돌파까진 6억3400만 달러가 남았다. 2020년 이후 5년간 12월 수출액은 코로나 여파로 가장 낮았던 2022년의 6억 달러를 제외하면 매년 6억3400만 달러를 넉넉히 웃돌았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8억7500만 달러였다. 따라서 연간 수출 110억 달러 돌파는 확정적이다.

11월 수출액은 9억4700만 달러로, 지난해 11월 9억800만 달러 대비 4.3% 증가했다. 지난해(+17.7%)에 비하면 증가폭은 대폭 줄어들었다.

4분기 들어 월별 수출 성장률이 둔화된 것은 9월 이전에 하반기 수출 물량이 앞당겨지면서 10월 이후 수출이 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간 관세 협상이 확정되기 전 불확실성을 감안해 수출 타이밍을 앞당긴 영향이 일부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통계에선 일부 월별 실적이 정정됐다. 10월 수출액은 기존 9억2300만 달러에서 9억2200만 달러로, 8월 수출액은 8억6500만 달러에서 8억6300만 달러로 각각 조정됐다.

정부가 지난달 27일 새로 제시한 화장품산업 수출 목표는 '2030년까지 연간 150억 달러 달성'이다. 앞으로 남은 5년간 연평균 6.4%의 성장률을 유지해야 달성할 수 있는 금액이다. 2020~2024년 5년간의 연평균 수출액 증가율은 7.7%로, 150억 달러 돌파가 무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지난 5년은 폭발적 확장기(2020년 +15.6%, 2021년 +21.3%)와 팬데믹으로 인한 역성장(2022년 -13.4%), 그 후 회복기(2023년 +6.4%, 2024년 +20.3%)가 모두 포함된 기간이다. 수출 규모가 커질수록 성장이 둔화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목표 달성을 위해선 정책적 지원과 시장 확장이 필수다. 올해처럼 미국과 중남미, 중동 지역 등 신흥시장에서의 성장세 역시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

한편, 11월 전 산업 수출은 반도체 랠리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8.4% 증가한 610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11월 기준 최대 실적이며, 일평균 수출도 27억1000만 달러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도체 수출은 172억6000만 달러(+39%)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월간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동차(+14%), 무선통신기기(+2%) 등 일부 품목도 증가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중국(+6.9%), 아세안(+6.3%), 중동(+33.1%) 등 주요 시장에서 수출이 확대됐고, 미국(–0.2%), 일본(–6.8%) 등 일부 지역은 보합 또는 감소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