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J&J, 제약·생명공학 사업부 구조조정
헬스케어 분야의 미국계 공룡그룹 존슨&존슨社(J&J)가 제약·생명공학 사업부문을 대상으로 비용절감과 인력감원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향후 신약개발에 소요될 재원을 마련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어 프로젝트명도 '미래 성장을 위한 펀딩전략'(The Funding Our Future Strategy)으로 명명된 이번 구조조정은 5개 제약·생명공학 관련 사업부에 중앙집권화(centralizing) 비즈니스 모델을 이식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아울러 영업인력의 효율성 제고방안, 물류비용의 절감대책 등을 포함하고 있다.
J&J는 이에 앞서 2주 전에도 뉴저지州 노스브런스윅 소재 컨슈머 프로덕트 생산공장을 내년 중으로 폐쇄하고, 재직인력 490명은 정리 또는 해외공장으로 이동배치할 계획임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계열사인 에치콘社(Ethicon)가 55세 이상·10년 이상 재직자들을 대상으로 조기퇴직 프로그램에 착수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었다.
이와 관련, J&J는 그 동안 지나치게 지방분권화된(decentralized)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 J&J의 제약·생명공학 사업부문은 뉴저지州에 소재한 올소-맥네일 파마슈티컬社(Ortho-McNeil)·올소 바이오텍 프로덕트社(Ortho Biothech)·얀센 파마슈티카 프로덕트社·올소 온콜로지&스페셜티 테라퓨틱스社(Ortho Oncology & Speciality)와 펜실베이니아州에 있는 센토코社(Centocor)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J&J의 덕 아베스펠드 대변인은 "이들 5개 제약·생명공학 사업부들의 인사, 재무, 정보관리 등의 기능이 통합될 2개 조직 중 한곳으로 집중되는 체제로 개편될 것"이라고 19일 설명했다. 즉, 현재의 5개 사업부가 올소-맥네일&얀센, 그리고 나머지 3개 부문을 총괄하는 생명공학 사업부 등으로 재편되리라는 것.
구체적인 감원규모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그 수위가 결정된 바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중폭(modest)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아베스펠드 대변인은 전망했다. 지난달 머크社가 4,,400명을, 쉐링푸라우社가 1,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음이 떠올려지게 하는 대목인 셈.
이 같은 내용은 대부분의 제약기업들과 달리 전문의약품 및 일반의약품에서부터 의료기기, 콘택트 렌즈, 스킨케어, 베이비케어 등에 이르기까지 워낙 폭넓은 제품들을 취급하고 있는 J&J가 각각 별도의 경영팀과 상당 수준의 자체적 권한을 확보한 총 197개의 세분화된 소회사 체제로 운영되어 왔음을 감안할 때 매우 주목되는 것이다.
아베스펠드 대변인은 "북미지역의 제약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데이비드 노튼 회장과 생명공학 부문을 관장하는 조 스코다리 회장의 공동명의로 작성된 새로운 전략에 대한 안내문이 5개 사업부에 재직 중인 10,000여명의 임직원들에게 17일 일제히 전달됐다"고 밝혔다.
이 안내문은 그룹 내부의 고위경영진들에게는 이미 지난달 전달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스펠드 대변인에 따르면 이 안내문은 "최근 제약·생명공학업계 전반의 성장세가 위축일로를 치닫는 가운데서도 J&J의 발전속도는 눈에 띄는 수준의 것이라 자부할 수 있음에도 불구, 추진력이 둔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따라서 신약개발을 위한 자금확보와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HKS&컴퍼니社의 제약담당 애널리스트 헤만트 샤흐는 "구조조정으로 통합성이 강화되고, 조직 전반의 슬림화가 구축될 경우 J&J는 경쟁력을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J&J 특유의 분권화된 비즈니스 조직모델이 지난 10여년 동안 회사의 성장을 견인한 원동력으로 작용해 왔지만, 갖가지 도전요인들이 속속 불거지고 있는 최근의 상황에 미루어 볼 때 앞으로 10년 동안에는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라는 것.
샤흐 애널리스트는 그 같은 도전요인들로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의 특허만료, 신약개발 비용의 급증, 제네릭 제형들과의 경쟁심화, 정부와 소비자단체의 약가인하 압력 등을 꼽았다.
한편 노튼 회장과 스코다리 회장은 안내문에서 "향후 수 개월 동안 조직의 통합성을 강화하는 전략이 실행에 옮겨질 것임에도 불구, J&J 특유의 분권화된 비즈니스 모델의 기본골격은 여전히 확고하게 유지될 것"이라 덧붙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세월동안 뛰어난 경영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근간이 바로 분권화된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들이 제시한 이유였다는 설명이다.
이덕규
2003.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