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화장품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최근 크고 작은 업체들이 ‘천연’이라는 컨셉을 내세워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천연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 역시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기준이 존재하지 않아 이에 대한 제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천연화장품은 이미 20여 년 전부터 꾸준히 출시돼 왔으며, 천연 재료로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천연화장품이 결코 새로운 영역은 아니란 얘기다. 그러나 화학성분이 배제된, 안전하고 건강한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갈수록 더해지며 천연화장품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올해 초에 발표한 ‘국내외 천연화장품 산업동향’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천연화장품 시장은 매년 10억 달러 이상 성장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천연화장품 시장은 연평균 9%씩 확대, 올해 시장 규모는 2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 국내 천연화장품 시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낫츠, 미구하라, 미네랄바이오, 시드물, 스와니코코, 퓨어힐스, 아이소이, 스킨큐어, 플레음 등 천연화장품을 전면에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업체들은 수십 곳에 이르며, 천연화장품 재료를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도 줄잡아 10개가 넘는다. 지난달 이마트는 엔프라니와 손잡고 천연화장품 브랜드 솔루시안 라이브를 런칭했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천연화장품도 속속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경상북도는 우엉씨 추출물로 만든 화장품을 개발·판매 중이며, 제주도는 감귤을 활용한 로션과 팩 등 다양한 화장품을 개발해 제주화장품 공동 매장인 코시롱하우스에서 판매한다. 이밖에 충청북도와 전라북도, 경기도 등 여타 지자체들도 천연화장품 시장 진입 및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데 천연화장품이 붐을 이루고 있는 데에는 사실 다른 이유도 있다. 유기농화장품과 함께 대중적인 호감도가 높은 반면 제조 과정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천연화장품과 유기농화장품은 모두 자연 재료를 원료로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천연화장품은 화학 비료와 농약을 사용해 재배한 식물성 원료를 화학용제 등으로 가공해 제조한다. 하지만 유기농화장품은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원료를 화학적 방법이 아닌 무공해 가공법으로 제조해야 한다. 원료의 재배, 가공 단계에서부터 화학성분이 들어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배제하며, 화장품 제조에 적용되는 물조차도 유기농으로 재배된 원료에서 추출한 물을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유기농화장품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이 전부이지만 해외에서는 에코서트, 코스메비오, USDA, 바이오-시겔, BDIH, AIAB, ACO 등 유기농 관련 기관의 인증이 필수적이다.
천연화장품 역시 선진국에서는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그 기준은 유기농화장품에 비하면 까다롭지 않은 수준이다. 일례로 유럽의 평가기관 나트루(NaTrue)는 천연화장품(Natural Cosmetics), 유기농 함유 천연화장품(Natural Cosmetics with Organic Portion), 유기농화장품(Organic Cosmetics) 등 세 종류의 인증 마크를 부여하고 있는데, 천연화장품은 ‘천연 및 천연에 가까운 원료를 사용한다’는 규정을 통과하면 된다. 반면 유기농화장품은 ‘95% 이상이 유기농법으로 재배되었거나 엄격한 검사를 통해 채취된 원료를 사용한다’는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한편 에코서트는 ‘천연화장품은 최소한 50% 이상의 식물성 원료를 함유하고 있어야 하며, 전체 성분 중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성분이 5%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갖고 있다.
문제는 국내의 경우 천연화장품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법제처 관계자는 “화장품법 제2조에 따르면 천연화장품이란 원료 구성 중 일부가 식물 추출물이거나 식물 오일 등 천연 성분을 사용한 화장품을 말한다”면서 “그런데 이것이 전부일 뿐 명확한 기준이나 세부적인 정의가 내려져 있지 않아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 천연주의를 표방한 화장품과 혼동하거나 허위표시 및 과대광고에 노출될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업계 관계자는 “최근 피부에 순하다는 이유로, 또 부작용이 적다는 이유로 천연화장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데, 엄밀히 말해 천연화장품은 효능적으로 오랜 연구 기간을 거쳐 탄생한 화학 기반의 기존 화장품에 못 미치는 경우도 많다”며 “천연화장품을 무분별하게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관행은 지양하고,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천연화장품 시장을 정착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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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화장품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최근 크고 작은 업체들이 ‘천연’이라는 컨셉을 내세워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천연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 역시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기준이 존재하지 않아 이에 대한 제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천연화장품은 이미 20여 년 전부터 꾸준히 출시돼 왔으며, 천연 재료로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천연화장품이 결코 새로운 영역은 아니란 얘기다. 그러나 화학성분이 배제된, 안전하고 건강한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갈수록 더해지며 천연화장품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올해 초에 발표한 ‘국내외 천연화장품 산업동향’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천연화장품 시장은 매년 10억 달러 이상 성장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천연화장품 시장은 연평균 9%씩 확대, 올해 시장 규모는 2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 국내 천연화장품 시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낫츠, 미구하라, 미네랄바이오, 시드물, 스와니코코, 퓨어힐스, 아이소이, 스킨큐어, 플레음 등 천연화장품을 전면에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업체들은 수십 곳에 이르며, 천연화장품 재료를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도 줄잡아 10개가 넘는다. 지난달 이마트는 엔프라니와 손잡고 천연화장품 브랜드 솔루시안 라이브를 런칭했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천연화장품도 속속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경상북도는 우엉씨 추출물로 만든 화장품을 개발·판매 중이며, 제주도는 감귤을 활용한 로션과 팩 등 다양한 화장품을 개발해 제주화장품 공동 매장인 코시롱하우스에서 판매한다. 이밖에 충청북도와 전라북도, 경기도 등 여타 지자체들도 천연화장품 시장 진입 및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데 천연화장품이 붐을 이루고 있는 데에는 사실 다른 이유도 있다. 유기농화장품과 함께 대중적인 호감도가 높은 반면 제조 과정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천연화장품과 유기농화장품은 모두 자연 재료를 원료로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천연화장품은 화학 비료와 농약을 사용해 재배한 식물성 원료를 화학용제 등으로 가공해 제조한다. 하지만 유기농화장품은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원료를 화학적 방법이 아닌 무공해 가공법으로 제조해야 한다. 원료의 재배, 가공 단계에서부터 화학성분이 들어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배제하며, 화장품 제조에 적용되는 물조차도 유기농으로 재배된 원료에서 추출한 물을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유기농화장품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이 전부이지만 해외에서는 에코서트, 코스메비오, USDA, 바이오-시겔, BDIH, AIAB, ACO 등 유기농 관련 기관의 인증이 필수적이다.
천연화장품 역시 선진국에서는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그 기준은 유기농화장품에 비하면 까다롭지 않은 수준이다. 일례로 유럽의 평가기관 나트루(NaTrue)는 천연화장품(Natural Cosmetics), 유기농 함유 천연화장품(Natural Cosmetics with Organic Portion), 유기농화장품(Organic Cosmetics) 등 세 종류의 인증 마크를 부여하고 있는데, 천연화장품은 ‘천연 및 천연에 가까운 원료를 사용한다’는 규정을 통과하면 된다. 반면 유기농화장품은 ‘95% 이상이 유기농법으로 재배되었거나 엄격한 검사를 통해 채취된 원료를 사용한다’는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한편 에코서트는 ‘천연화장품은 최소한 50% 이상의 식물성 원료를 함유하고 있어야 하며, 전체 성분 중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성분이 5%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갖고 있다.
문제는 국내의 경우 천연화장품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법제처 관계자는 “화장품법 제2조에 따르면 천연화장품이란 원료 구성 중 일부가 식물 추출물이거나 식물 오일 등 천연 성분을 사용한 화장품을 말한다”면서 “그런데 이것이 전부일 뿐 명확한 기준이나 세부적인 정의가 내려져 있지 않아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 천연주의를 표방한 화장품과 혼동하거나 허위표시 및 과대광고에 노출될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업계 관계자는 “최근 피부에 순하다는 이유로, 또 부작용이 적다는 이유로 천연화장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데, 엄밀히 말해 천연화장품은 효능적으로 오랜 연구 기간을 거쳐 탄생한 화학 기반의 기존 화장품에 못 미치는 경우도 많다”며 “천연화장품을 무분별하게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관행은 지양하고,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천연화장품 시장을 정착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