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제약·바이오 산업에 유례없는 '규제 한파'가 불어닥쳤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7월 30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 전면 개편안'을 공포한 데 이어, 8월 1일을 기점으로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전격 시행하면서다.
이번 두 규제 개편을 관통하는 정부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타사 제품을 위탁생산(CMO)하거나 자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없이 영업망에만 의존해 제네릭을 팔아오던 과거의 수익 구조를 완전히 끊어내겠다는 것이다. 대신 여기서 절감된 건강보험 재정을 신약 연구개발(R&D)과 필수의약품 공급에 헌신하는 기업에 파격적으로 몰아주는 보상 체계를 가동했다.
정부가 약가 재산정 및 인증 기준 강화에 대해 1년에서 3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사실상 '시한부 선고'와 다름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4년 만의 규제 대수술 속에서 제약업계가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완수해야 할 '3대 체질 개선 전략'을 짚어봤다.
가장 시급하게 수술대에 올려야 할 부분은 수익성이 곤두박질친 제네릭 파이프라인의 구조조정이다. 8월 1일부터 시행된 개편안에 따라, 제네릭 의약품은 '자사 직접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수행'과 '식약처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이라는 두 가지 깐깐한 요건을 모두 충족하더라도 오리지널 최고가 대비 기본 상한금액이 기존 53.55%에서 45%로 주저앉았다. 요건을 1개만 충족하면 36%, 모두 미충족 시 29%로 약가가 수직 하락하며 이윤 방어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무엇보다 제약사들의 목을 조이는 것은 신설된 '다품목 등재 관리제'다. 결정신청일 익월 1일을 기준으로 신청 품목과 이미 등재된 동일제제의 수를 합쳐 14개 이상이 되는 다품목 시장에 진입하는 약제는, 1년의 가산 기간이 경과한 다음 날부터 산정금액의 85%만 적용받는 강력한 페널티를 받게 된다. 최고 요건을 충족해 45%를 받은 품목이라도 14개 이상 시장에서는 실질적으로 오리지널 대비 38.25% 수준으로 실효 가격이 추락하는 셈이다.
다만, 정부는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상속·합병이 아닌 품목 지위 승계(양도양수) 제품의 경우 '양도 제품'과 '동일회사 기등재 제품' 중 낮은 금액으로 산정하는 약가 재산정 규정 시행을 2027년 8월 1일로 1년 유예했다.
여기에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1년 안에 돈이 안 되는 품목을 서로 맞교환하거나 넘기라는 정부의 강한 압박”이라고 토로했다.
두 번째 생존 요건은 신약 R&D 역량의 비약적인 고도화다. 정부는 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여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받은 기업의 제품에는 산정된 금액에 약 33.3%의 파격적인 추가 가산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이에 준하는 투자를 이어가는 '준혁신형 제약기업'에도 약 11.1%의 우대 혜택을 부여한다.
하지만 이 파격적인 보상의 이면에는 'R&D 증명'이라는 묵직한 청구서가 붙었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위한 '의약품 매출액 대비 의약품 연구개발비 비율' 기준이 일괄적으로 2%p 상향되었기 때문이다. 매출 1,000억 원 미만 기업은 기존 7%에서 9%로, 1,000억 원 이상 기업은 5%에서 7%로 투자 의무 기준이 껑충 뛰었다.
시행일로부터 3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졌으나, 이 R&D 비용은 본사나 관계사가 아닌 '신청기업이 직접 부담·집행한 별도재무제표 상의 확정자료'만을 엄격히 인정한다. 꼼수를 부릴 여지가 원천 차단된 만큼, 실질적인 R&D 예산을 단기간에 대폭 늘려야만 한다.
업계 관계자는 "3년이라는 유예기간이 길어 보이지만, 신약 파이프라인을 하루아침에 구축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기준을 맞추기 위해 유망 바이오 벤처를 인수(M&A)하거나 오픈 이노베이션을 서두르는 기업들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 체질 개선의 방향은 '의약품 주권'과 '필수 의료' 분야로의 과감한 진출이다. 대중적인 블록버스터 제네릭을 좇던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남들이 가지 않는 험지를 개척하는 기업에 정부는 가장 높은 수준의 약가 가산(약 51.1%)을 약속했다.
국산 원료를 사용해 국가필수의약품을 만들거나, 화학적 변형 단계를 포함하여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품목허가권자가 직접 생산한 의약품이 그 대상이다. 이에 따라 해외 의존도가 높은 원료의약품 공급망을 내재화하고, 자사 직접 생산 비율을 높이는 과감한 시설 투자가 중장기적인 캐시카우 창출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수익성이 낮아 타사가 꺼리는 필수 약(퇴장방지의약품)을 자사 등재 약제 품목 수나 청구액 비중의 20% 이상 묵묵히 공급하는 '수급안정 선도기업'은 약 11.1%의 가산을 받게 된다. 더불어 투여경로·성분·제형이 동일한 회사가 3개 이하인 열악한 상황에서 100% 직접 생산하는 항생제 주사 및 소아용 약을 만드는 제약사에는 최고 우대(약 51.1%)가 적용된다.
8월부터 본격화된 제약업계의 생존 방정식은 '버릴 것은 빠르게 버리고(포트폴리오 재편), 진짜 혁신에 돈을 쓰며(R&D 고도화), 국가가 필요로 하는 약을 직접 만드는(공급망 국산화)' 3박자로 귀결된다.
변화된 룰에 적응하지 못한 채 머뭇거리는 기업은 시장에서 잊혀지겠지만, 위기를 기회 삼아 선제적인 체질 개선을 완수한 기업은 헬스케어 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도약할 것이다. 유예기간이 끝나는 1~3년 뒤, 재편된 제약 생태계에서 웃게 될 승자는 누가 될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민국 제약·바이오 산업에 유례없는 '규제 한파'가 불어닥쳤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7월 30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 전면 개편안'을 공포한 데 이어, 8월 1일을 기점으로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전격 시행하면서다.
이번 두 규제 개편을 관통하는 정부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타사 제품을 위탁생산(CMO)하거나 자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없이 영업망에만 의존해 제네릭을 팔아오던 과거의 수익 구조를 완전히 끊어내겠다는 것이다. 대신 여기서 절감된 건강보험 재정을 신약 연구개발(R&D)과 필수의약품 공급에 헌신하는 기업에 파격적으로 몰아주는 보상 체계를 가동했다.
정부가 약가 재산정 및 인증 기준 강화에 대해 1년에서 3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사실상 '시한부 선고'와 다름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4년 만의 규제 대수술 속에서 제약업계가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완수해야 할 '3대 체질 개선 전략'을 짚어봤다.
가장 시급하게 수술대에 올려야 할 부분은 수익성이 곤두박질친 제네릭 파이프라인의 구조조정이다. 8월 1일부터 시행된 개편안에 따라, 제네릭 의약품은 '자사 직접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수행'과 '식약처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이라는 두 가지 깐깐한 요건을 모두 충족하더라도 오리지널 최고가 대비 기본 상한금액이 기존 53.55%에서 45%로 주저앉았다. 요건을 1개만 충족하면 36%, 모두 미충족 시 29%로 약가가 수직 하락하며 이윤 방어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무엇보다 제약사들의 목을 조이는 것은 신설된 '다품목 등재 관리제'다. 결정신청일 익월 1일을 기준으로 신청 품목과 이미 등재된 동일제제의 수를 합쳐 14개 이상이 되는 다품목 시장에 진입하는 약제는, 1년의 가산 기간이 경과한 다음 날부터 산정금액의 85%만 적용받는 강력한 페널티를 받게 된다. 최고 요건을 충족해 45%를 받은 품목이라도 14개 이상 시장에서는 실질적으로 오리지널 대비 38.25% 수준으로 실효 가격이 추락하는 셈이다.
다만, 정부는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상속·합병이 아닌 품목 지위 승계(양도양수) 제품의 경우 '양도 제품'과 '동일회사 기등재 제품' 중 낮은 금액으로 산정하는 약가 재산정 규정 시행을 2027년 8월 1일로 1년 유예했다.
여기에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1년 안에 돈이 안 되는 품목을 서로 맞교환하거나 넘기라는 정부의 강한 압박”이라고 토로했다.
두 번째 생존 요건은 신약 R&D 역량의 비약적인 고도화다. 정부는 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여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받은 기업의 제품에는 산정된 금액에 약 33.3%의 파격적인 추가 가산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이에 준하는 투자를 이어가는 '준혁신형 제약기업'에도 약 11.1%의 우대 혜택을 부여한다.
하지만 이 파격적인 보상의 이면에는 'R&D 증명'이라는 묵직한 청구서가 붙었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위한 '의약품 매출액 대비 의약품 연구개발비 비율' 기준이 일괄적으로 2%p 상향되었기 때문이다. 매출 1,000억 원 미만 기업은 기존 7%에서 9%로, 1,000억 원 이상 기업은 5%에서 7%로 투자 의무 기준이 껑충 뛰었다.
시행일로부터 3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졌으나, 이 R&D 비용은 본사나 관계사가 아닌 '신청기업이 직접 부담·집행한 별도재무제표 상의 확정자료'만을 엄격히 인정한다. 꼼수를 부릴 여지가 원천 차단된 만큼, 실질적인 R&D 예산을 단기간에 대폭 늘려야만 한다.
업계 관계자는 "3년이라는 유예기간이 길어 보이지만, 신약 파이프라인을 하루아침에 구축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기준을 맞추기 위해 유망 바이오 벤처를 인수(M&A)하거나 오픈 이노베이션을 서두르는 기업들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 체질 개선의 방향은 '의약품 주권'과 '필수 의료' 분야로의 과감한 진출이다. 대중적인 블록버스터 제네릭을 좇던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남들이 가지 않는 험지를 개척하는 기업에 정부는 가장 높은 수준의 약가 가산(약 51.1%)을 약속했다.
국산 원료를 사용해 국가필수의약품을 만들거나, 화학적 변형 단계를 포함하여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품목허가권자가 직접 생산한 의약품이 그 대상이다. 이에 따라 해외 의존도가 높은 원료의약품 공급망을 내재화하고, 자사 직접 생산 비율을 높이는 과감한 시설 투자가 중장기적인 캐시카우 창출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수익성이 낮아 타사가 꺼리는 필수 약(퇴장방지의약품)을 자사 등재 약제 품목 수나 청구액 비중의 20% 이상 묵묵히 공급하는 '수급안정 선도기업'은 약 11.1%의 가산을 받게 된다. 더불어 투여경로·성분·제형이 동일한 회사가 3개 이하인 열악한 상황에서 100% 직접 생산하는 항생제 주사 및 소아용 약을 만드는 제약사에는 최고 우대(약 51.1%)가 적용된다.
8월부터 본격화된 제약업계의 생존 방정식은 '버릴 것은 빠르게 버리고(포트폴리오 재편), 진짜 혁신에 돈을 쓰며(R&D 고도화), 국가가 필요로 하는 약을 직접 만드는(공급망 국산화)' 3박자로 귀결된다.
변화된 룰에 적응하지 못한 채 머뭇거리는 기업은 시장에서 잊혀지겠지만, 위기를 기회 삼아 선제적인 체질 개선을 완수한 기업은 헬스케어 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도약할 것이다. 유예기간이 끝나는 1~3년 뒤, 재편된 제약 생태계에서 웃게 될 승자는 누가 될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