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생법 날개달다] '성공 바이오 1세대' 테고사이언스 “도약 마지막 퍼즐은 균형”
전세화 대표 “한국 첨단재생의료·바이오 산업, 도약 기회 놓칠 수 있다" 경고
TPX-115, 회전근개 부분파열 대상 동종유래 세포치료제…미국 2상 진입 성공
동종 세포 기술과 GMP·품질 시스템 고도화해 글로벌 3상, 기술이전 추진
입력 2025.12.02 06:00 수정 2025.12.0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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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세포치료제 역사의 첫 장을 연 테고사이언스가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20년 넘게 임상 현장에서 환자와 연구, 규제 사이의 간극을 버텨온 테고사이언스 전세화 대표는 “지금이 아니면 한국 첨단재생의료 및 바이오 산업의 도약 기회를 영영 놓칠 수 있다”고 절박함을 드러냈다. 기술은 충분히 성장했지만, 제도는 글로벌 흐름에 비해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뼈아픈 진단이다.

전 대표는 “첨생법은 한국이 바이오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 이상 우수한 기술이 규제에 발목이 잡혀 시장에서 외면받는 나라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다.

약업신문은 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 테고사이언스 본사에서 전세화 대표를 만났다. 전 대표에게 첨생법 시행 이후 연구개발과 임상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 테고사이언스가 추진하는 동종유래 세포치료제 개발 전략과 향후 로드맵을 물었다.

전세화 대표.©테고사이언스

올해 첨생법 개정안이 시행됐습니다. 세포치료제 선도 기업으로서 이번 제도 변화를 어떻게 보십니까?

첨생법 개정안은 그동안 제도 밖에서 이루어지던 세포치료 행위를 관리 체계 안으로 끌어와 환자의 안전성과 기술 신뢰도를 높이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재생의료 분야의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향이라는 점에서도 긍정적입니다.

다만, 실제 운용 과정에서는 우려가 함께 존재합니다. 첨단재생의료 기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 많습니다.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고가 치료에 절박한 환자들이 내몰릴 수 있고, 본래 기업이 감당해야 할 임상시험 비용을 ‘치료’라는 이름으로 환자에게 전가하는 구조가 될 위험도 있습니다. 

제도 취지는 좋더라도, 그 부담이 환자 개인에게 쏠려서는 안 된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세심하게 보완된다면 제도의 취지가 더욱 잘 살아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첨생법이 테고사이언스의 연구개발·임상·사업화 단계에도 영향을 주나요?

이번 개정안은 기본적으로 의약품(첨단바이오의약품)보다는 치료행위로서의 첨단재생의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테고사이언스의 기존 품목에 직접적인 변화는 크지 않습니다. 이미 식약처 품목허가 받은 제품이 대부분으로 이미 상용화돼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임상 전·초기 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에 대해서는 첨생법이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향후 전임상이나 개념검증(proof-of-concept) 단계에서 첨생법에 기반한 첨단재생의료로 접근할 수 있다면, 일부 적응증에서는 시장 진입 속도를 앞당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초기 개발 단계의 새로운 파이프라인에는 선택지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 전반에서 첨생법 재정 및 개정 과정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테고사이언스는 이미 약사법에 따라 3종의 세포치료제 품목허가를 확보한 상태였기 때문에, 첨생법 시행 이후 기존 제품들을 새 제도 기준에 맞춰 다시 재허가 받아야 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세포치료제 품목허가를 받은 회사인 만큼 준비해야 할 자료도 방대했고, 이에 따라 인력과 비용 부담이 상당했습니다.

물론 제도 취지 자체는 충분히 공감합니다. 다만 수년간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며 실제 임상 현장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온 기업들이 추가 규제 부담을 감당해야 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업계 전반에서 아쉬움이 제기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향후에는 이러한 경험이 반영돼, 혁신과 안전성을 모두 고려한 보다 균형 잡힌 제도 운영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첨생법이 실질적인 기업과 산업을 작동하기 위해 어떤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기존 제도 안에서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공급해 온 기업까지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잡힌 운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건강보험 약가는 지속적으로 인하되거나 사실상 수십 년 가까이 동결된 상태여서, 규제 부담과 경제적 보상 구조 간의 불균형이 더욱 가중됐습니다.

제도의 본래 목적이 첨단재생의료와 첨단바이오의약품 산업을 육성하는 데 있다면, 세포치료제의 특수성을 반영한 별도의 급여·약가 평가 체계가 필요합니다. 또 장기간 임상 경험이 축적된 기허가 제품에 대한 합리적 경과 규정, 일정 기준을 충족한 장기 사용 제품의 규제 부담 완화 등 보다 정교한 지원 방안이 함께 논의되기를 희망합니다.

산업 전반적으로도 초기 연구자 임상이나 비제도권 치료 행위를 제도권으로 편입시키는 데만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이미 허가를 받고 투명하게 데이터를 축적해온 기업들의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고 지속 가능한 가격·보상 체계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 중심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첨생법·건강보험 구조와 맞물려, 세포치료제 약가 및 급여 문제도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칼로덤·홀로덤 사례를 통해 본 현실은 어떻습니까?

칼로덤과 홀로덤의 치료 효과와 임상적 신뢰도는 매우 높습니다. 그러나 시장에서의 평가나 제도적 지원 수준을 보면, 기대치와 현실 간의 간극이 여전히 큽니다.

칼로덤은 과거 화상 질환이 산정 특례에 포함되면서 임상적 필요성이 큰 고가 세포치료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화상이 산정특례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매출 감소가 상당했고, 환자 접근성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홀로덤 역시 2002년 허가를 받아 산재보험에는 등재됐지만, 건강보험 급여 적용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산재 환자가 아닌 일반 환자는 사실상 사용이 어려운 상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칼로덤은 급여 품목이지만, 보험이 인정하는 투여 수량이 제한적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광범위 화상 환자에게 임상적으로 더 많은 양이 필요하더라도, 정해진 수량을 초과하면 비급여로 전환됩니다. 특정 개수 이상을 제한해야 한다는 과학적·임상적 근거가 존재하는 것도 아닌데, 재정 부담과 책임 회피 논리가 먼저 작동하다 보니 환자 중심의 접근성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반대로 수억~수십억 원에 달하는 고가 항암제는 비교적 적극적으로 급여 등재가 이뤄지는 사례도 많습니다. 물론 질환 특성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지만, 화상 환자의 흉터·기능 장애 개선과 사회 복귀 역시 사회적 가치가 매우 큽니다. 

그럼에도 세포치료제에 대해서는 기존의 급여 기준과 심사 관행을 거의 그대로 적용하는 경향이 강해, 혁신적 치료제의 임상적 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점이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왼쪽부터)칼로덤, 홀로덤 제품 이미지.©테고사이언스

파이프라인 중 첨생법을 활용한 치료를 계획하고 있는 제품이 있을까요?

테고사이언스 파이프라인을 현재 첨생법의 범주에 대입해 보면, 적용이 가능한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이 나뉩니다. 첨생법은 기본적으로 세포를 채취해 배양한 뒤 다시 환자에게 투여하는 방식의 재생의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테고사이언스가 현재 R&D에서 집중하고 있는 차세대 파이프라인은 유전자 교정을 수반하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에 가깝습니다. 

테고사이언스는 표피박리수포증 등 유전적 결함으로 발생하는 희귀 피부질환을 대상으로 CRISPR-Cas9 기술을 활용해 변이 유전자 부위를 교정하고, 이렇게 수정된 세포로 ‘홀로덤’ ‘칼로덤’과 유사한 형태의 제품을 개발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현행 첨생법이 상정하는 ‘전통적 세포치료’ 범위를 넘어서는 영역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저희는 첨생법이 향후 기술적 특성, 위험도, 작용 방식, 투여 경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유전자 변형이 포함됐으니 더 위험하다’는 이분법적 접근이 아니라, ‘어떤 질환에 어떤 메커니즘으로 적용되는지’라는 전문적 판단 기준이 마련된다면 혁신적 CGT 기업에도 실질적인 제도적 지원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이는 다양한 기술의 접근성을 높이고 개발 속도를 가속화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글로벌 파트너십이나 기술이전(L/O) 협상에서 첨생법이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보십니까?

간접적인 효과는 기대할 수 있습니다. 첨생법이 국내 임상을 빠르게 설계·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허가 절차를 효율화해준다면, 국내 임상 데이터의 양과 질이 모두 좋아질 수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가 쌓이면 글로벌 빅파마 입장에서도 한국에서 이미 이런 수준의 임상이 진행됐고, 허가까지 받았다는 점이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됩니다.

첨생법의 역할은 직접 협상력을 높여주는 도구라기보다는, 국내 임상과 허가 환경을 개선해 글로벌이 인정할 수 있는 데이터와 레퍼런스를 만들어주는 인프라에 가깝다고 보는 편이 맞겠습니다.

이번 첨생법 개정이 테고사이언스에게 어떤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

제도가 점차 정교화되면 첨단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더 넓은 적응증과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입니다. 테고사이언스 역시 오랜 기간 축적한 세포치료제 개발·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재생의료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국내외 시장 환경이 개선되고, 첨생법이 혁신 기술과 기존 제품이 조화롭게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더 많은 세포치료제가 상용화되고 국내외 매출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TPX-115(회전근개 부분파열 동종유래 세포치료제)는 국내 1/2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바로 2b/3상에 진입했습니다. 임상 전략과 그 의미를 설명해주신다면요?

TPX-115의 미국 개발 전략은 한마디로 ‘국내 데이터 기반의 글로벌 직행 모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테고사이언스는 국내 1/2상 데이터를 토대로 FDA와 여러 차례 프리-IND 미팅을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안전성과 초기 유효성 신호를 충분히 설명해 드릴 수 있었습니다.

FDA가 1상을 생략하고 2상 진입을 허용한 것은 TPX-115의 우수성과 국내 임상 데이터의 품질과 신뢰도가 과거보다 크게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당사 입장에서도 매우 고무적인 결과였습니다.

현재 TPX-115 미국 2b상은 FDA 승인 후 약 7개월간 글로벌 CRO와 개시 준비를 진행해 왔으며, 플로리다·시카고·캘리포니아 3개 기관에서 개시 모임이 모두 끝났고 첫 환자 등록까지 완료된 상태입니다. 2027년 11월 임상 종료를 목표로 운영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이번 미국 2상은 단순히 하나의 임상시험이 아니라, 향후 글로벌 진출 전략의 핵심입니다. 국내에서는 2b/3상이 진행 중이며, 미국 2상 데이터까지 확보하게 되면 두 지역의 데이터를 종합해 임상 3상 설계를 확정하고, RMAT 지정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회전근개 부분파열이라는 영역에서 글로벌 최초의 동종유래 세포치료제라는 점을 고려할 때, RMAT은 현실적으로 충분히 도전 가능한 목표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 글로벌 임상 진입을 계기로 내부적으로는 GMP 생산과 품질관리 체계를 글로벌 기준에 맞게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미국 임상에서 요구되는 수준의 제조·품질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향후 3상 준비와 글로벌 상업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단계입니다.

TPX-115 국내 1/2상에서 확인된 핵심 결과를 소개해 주신다면요?

국내 1/2상에서는 안전성과 초기 유효성 모두에서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었습니다. 안전성은 전 구간에서 특별한 이슈 없이 안정적으로 확인됐고, 통증 감소·기능 회복과 같은 유효성 지표에서도 명확한 개선 신호가 나왔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환자 스스로 평가한 만족도 지표가 매우 높았다는 것입니다. TPX-115가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세포치료제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명확히 보여준 중요한 데이터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2b상이 종료되면 확보된 데이터로 3상 환자 수를 정확히 산출해, 지체 없이 3상에 직행하는 전략을 세워 놓은 상태입니다. 국내 2b상도 마무리 단계로, 이제 마지막 환자만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TPX-115 글로벌 기술이전(L/O)이나 공동 연구개발 계획은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가요?

TPX-115는 기술이전과 공동개발에 문을 모두 열어두고, 임상 개발과 파트너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국 2상을 시작한 시점부터 글로벌 제약사들과 비공식 미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고, 여러 회사로부터 구체적인 후속 상담도 요청받고 있습니다.

파트너링에서 가장 큰 강점은 ‘전 세계 최초의 동종유래 세포치료제 기반 회전근개 부분파열 치료제’라는 포지션입니다. 이 적응증은 수술·재활 부담이 큰 영역에서 임상의와 환자 모두가 체감하는 미충족 수요가 매우 뚜렷합니다. 즉, 효과만 입증되면 글로벌 최초·유일한 표준옵션이 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글로벌 빅파마는 ‘첫 제품(first-in-class)’과 ‘대체 불가능성’을 크게 평가합니다. TPX-115는 이 두 요소를 모두 갖춘 드문 세포치료제입니다. 확신할 수 있는 임상 데이터를 제시하면, “이 영역은 이 제품으로 정리된다”는 판단이 글로벌 기업 내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해외 파트너링에도 매진하고 있습니다. 주요 글로벌 컨퍼런스는 모두 참여하고 있고, TPX-115의 프로파일을 이해한 회사들은 후속 미팅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습니다. 어느 시점에 어떤 형태(L/O·공동 연구·공동 상업화)로 결론이 날지는 시장의 반응에 달렸지만, 테고사이언스는 언제든 빠르게 실행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TPX-115는 정확한 적응증과 글로벌 유일성을 모두 잡은 파이프라인입니다. 임상 데이터만 확정적으로 갖춰지면, 기술이전이나 공동 개발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TPX-114(자가유래 회전근개 치료제)의 개발 계획은 어떻게 가져가고 계신가요?

TPX-114는 자가유래 세포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테고사이언스 역사와 기술적 정체성이 담긴 파이프라인입니다. 임상적 가치도 분명합니다. 다만 중장기 전략 측면에서 보면, 동종유래 세포치료제의 생산성과 확장성이 훨씬 크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환자마다 세포를 채취·배양해야 하는 자가 방식과 달리, 동종유래 제품은 레디메이드(ready-made) 형태로 공급할 수 있어 글로벌 사업화와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 데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전략적 우선순위로 현재 TPX-115의 한국·미국 임상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TPX-114의 3상은 일시적으로 보류한 상태입니다. 실제 TPX-114 임상을 진행했던 의료진들은 재개를 기대하는 목소리를 꾸준히 주고 계시고, 저희도 그 가치를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TPX-115의 진행 속도, 글로벌 파트너링 결과, 재무·생산 인프라 여건을 모두 고려해 TPX-114를 어떤 시점에, 어떤 형태로 다시 가져가는 것이 최적인지 계속 검토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접어둔 것이 아니라, 장기 포트폴리오 안에서 중요한 옵션으로 남아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희귀 유전성 피부질환을 타깃으로 한 CRISPR 기반 유전자교정 세포치료제를 준비 중이십니다. 이런 새로운 CGT는 첨생법과 어떻게 맞물린다고 보십니까?

차세대 후보물질 중 하나는 유전적 결함으로 발생하는 희귀 피부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CRISPR 기반 유전자교정 세포치료제입니다. 변이 유전자를 정확히 절단하고 정상 서열을 삽입한 뒤, 교정된 세포를 배양해 국소 패치 형태로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조직 재생 관점에서 상당히 혁신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런 유형의 치료제는 현행 첨생법이 상정하는 범위와는 완전히 일치하지 않습니다. 지금 제도는 기본적으로 세포를 배양해 환자에게 다시 주입하는 구조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습니다. 여기에 유전자 변형이 포함되면 자동으로 고위험 카테고리로 분류되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임상적 위험도를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전신으로 투여되는 세포치료제와 비교하면, 국소 패치 형태의 치료가 오히려 전신 노출이 제한되어 안전성이 높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유전자 변형이 포함됐다는 이유만으로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과학적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첨생법이 앞으로는 △질환의 중증도 △투여 경로와 적용 부위 △유전자 변형의 범위와 기전 △모니터링 및 사후 관리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더 전문화된 체계로 발전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방향으로 제도가 정교화되면, 새로운 CGT 개발이 위축되지 않고 안전성과 혁신성을 함께 확보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첨단 재생의료·바이오 산업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 정부와 시장, 기업에 어떤 변화를 제안하고 싶으신가요?

세 가지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인허가와 평가 체계의 전문성 강화입니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기존 의약품과 성격이 다릅니다. 규정 해석보다 기술과 임상적 맥락을 이해하는 전문 인력이 더 필요합니다. 합리적 판단이 가능한 체계가 갖춰져야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둘째, 유행이 아닌 실질적 경쟁력 중심의 정책·투자입니다. 비만약, CAR-T처럼 특정 분야가 부각되면 시장이 한 방향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산업의 기반에는 임상과 허가를 묵묵히 수행하며 데이터를 축적해온 기업들이 있습니다. 이들에게도 정책적·재정적 지원이 돌아가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셋째, ‘제품을 만드는 기업’ 중심의 생태계 재정비입니다. 허가 제품, 장기 데이터, 견고한 제조·품질시스템을 가진 회사가 산업의 신뢰를 만들어갑니다. 단기적인 펀딩 규모나 화제성보다 실제 환자 치료에 기여한 성과가 더 평가받기를 희망합니다.

한국이 첨단 재생의료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이제는 형식과 유행을 넘어, 과학과 데이터 기반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히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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