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배송’ 불허한 비대면진료 개편안, 의료계는 ‘허용’ 필요성 강조
서울성모병원 김헌성 교수 “비대면진료 확대 시행해도 미해결 쟁점 많다” 지적
입력 2024.01.30 06:00 수정 2024.01.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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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김헌성 교수는 ‘원격의료 도입의 논의와 쟁점’ 기고문을 통해 약 배송의 허용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비대면진료 시 약 배송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료계 전문가 의견이 또다시 제시됐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헌성 교수는 29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보건산업정책연구 PERSPECTIVE’에 게재한 ‘원격의료 도입의 논의와 쟁점’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비대면진료는 지난해 6월 시범사업이 실시됐으며, 지난달 시범사업 범위가 확대돼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초‧재진 구분 기준은 삭제됐고, 야간‧휴일‧공휴일 비대면진료는 전면 허용됐다. 그럼에도 불구, 보건복지부는 환자들이 약국으로 직접 조제약을 찾으러 가야 하는 불편함에 공감하면서도 약 배송은 불가하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김 교수는 “비대면진료는 특정 장소, 시간, 상황으로 인해 대면진료가 어려운 경우 진행된다”며 “환자가 비대면진료를 통해 처방된 약을 약국에 직접 방문해 수령하는 건 모순적인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는 약 배송이 비대면진료 개정안에는 제외됐으나, 현실적으로 비대면진료의 약 수령이 목적인 취약계층을 위해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만성질환 환자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 등은 동일한 약을 장기간 복용하는 일이 많은 만큼, 이들에게만이라도 약 배송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도 지난 11일 약 배송 허용이 필요하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의료정책연구원이 지난해 7월24일부터 8월6일까지 약 2주간 온라인을 통해 의사 회원 6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과반이 넘는 52.4%가 “약 배송은 허용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다만 심층면접에선 “약 배송은 약사들의 영역으로 정부와 약사회의 협의 결정 사안이며, 정책 효과 측면에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나왔다. 이 조사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현황과 개선방안 연구’ 정책현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전해졌다.

김 교수는 약 배송에 대해 “비대면진료가 병원과 연결이 되더라도 약국과 연결되지 않으면 비대면이라는 근본적 취지에 어긋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비대면진료에 따른 약물 오남용 방지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비대면진료 시 처방하는 약물은 대면진료로 처방하는 약물과 다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동일 질환을 비대면으로 진료할 경우, 동일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처방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비대면진료가 환자 상태의 정확한 파악이 대면보다 떨어지므로 약제의 중복처방이나 다약제 복용 등 약물 오남용 가능성이 늘 존재한다고 봤다. 그는 ”비대면진료의 처방 시스템을 악용해 탈모약, 사후피임약 등과 같은 약물 오남용 우려도 여전하다"면서 "부작용 이슈가 높은 약물은 처방을 자제하고, 수면제‧항생제‧스테로이드 등 약물 남용 가능성이 있는 약물 처방은 대면진료를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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