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일본기업의 '2010년 문제' 해법
지난해말부터 다께다, 아스텔라스, 다이이찌산쿄, 에자이 등 일본 상위제약이 줄줄이 해외의 바이오기업을 인수했다. 주력제품의 해외 특허만료가 시작되는 소위 '2010년문제'의 해법으로 선택한 것이 '바이오기업의 인수'인 듯하다.
각사의 미국시장 특허만료시기를 보면 다께다의 난소화성궤양치료제 '다케프론'이 2009년11월, 당뇨병약 '액토스'가 2011년1월, 아스텔라스의 면역억제제 '프로그라푸'가 올해4월, 배뇨장애개선제 '하르날'이 2009년10월, 다이이찌산쿄의 항균제 '크라비트'가 2010년12월, 에자이의 알츠하이머치매치료제 '아리셉트'가 2010년11월, 소화성궤양치료제 '파리에트'가 2013년5월 등이다.
이들 제품은 각사를 지탱해주는 기둥역할을 해온 만큼 특허만료가 실적에 미칠 영향은 실로 크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를 대신할 만한 신약의 개발이 더딘 것도 상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제약이 선택한 것이 저분자의약품에 비해 개발기간이 짧고 암, 류마티즘, 아토피 등 아직 치료만족도가 낮은 질환영역의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위한 해외 바이오벤처의 인수다.
최근 일본기업의 해외 바이오 관련기업 인수사례를 열거하면 우선 지난해 11월27일에 아스텔라스제약이 미국의 아젠시스를 약400억엔에 인수할 것을 발표했다. 이어 12월10일에는 에자이가 MGI파마를 약4,300억엔에 인수키로 했고, 이후 2월에는 다께다가 암젠의 인수를 4월 10일에는 밀레니엄의 인수를 발표했다. 그후 5월21일에는 다이이찌산쿄가 독일의 바이오기업 'U3파마AG'를 인수키로 했다.
상위4개사중 특히 거액의 투자를 하고 있는 곳은 다께다와 에자이. 그러나 다께다의 밀레니엄, 에자이의 MGI파마의 인수를 바라보는 일본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양사의 주가(株價)는 지난해말부터 하향곡선을 긋고 있다. 거액투자에 대한 성과에 강한 의구심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찌됐건 이처럼 과감한 투자를 하는 일본기업들의 용기에 일단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또 이같은 용단이 오늘날 미국시장에서 메이드인 재팬 신약을 유통시키는 힘이 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
최선례
2008-06-25 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