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중소형 의약품도매업소와 미래
최근 2년간의 의약품 시장 성장률을 보면, 의약분업으로 인한 도매업계의 호황은 이미 종결되어 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2008년 말, 의약품 도매업소 수는 1,245개 처로, 이는 2000년 6월 ‘도매시설 면적 실평수 영업소 10평·창고 80평 이상 의무제도’가 폐지된 후 2001년부터 2006년까지 6년간 연평균 15.1%(단순평균)씩 급증하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2006년까지 급증하던 도매업소는 2007년 2.1%, 2008년 3.0% 증가하는데 그치는 등, 도매업소 증가 추세는 정상 안정 상태를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 의약품도매업소(일반종합도매) 수가 초 과밀상태라 하지만, 도매업계의 매출 규모별 시장점유 분포 상태는 소수의 대형업체가 도매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8년, 연매출 500억 원이 넘는 중대형 도매업체는 1,245개 사 중 63개 사로 5.1%에 불과하지만 도매시장 점유율은 67.3%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대로 연매출 100억 원 미만의 소형 도매업체들은 무려 1,128개 사로 전체 도매업체 수의 91%나 되지만 도매시장 점유율은 불과 18.7% 밖에 되지 않는다. 또, 도매마진율도 2000년 9.4%에서 갈수록 감소, 2008년에는 7.5%까지 떨어졌다.
도매마진율이 하락하는 주요인은 제약회사들의 경영개선과 약가 안정 등을 도모하려는 의도적인 도매 저마진 전략, 도매마진율이 비교적 낮은 전문의약품의 유통비중 증가, 보험의약품에 대한 실거래가상환제도 시행, 당국의 빈번한 보험약가(약제급여상한금액)인하 등을 꼽을 수 있다.
한번 떨어진 도매마진율을 상향 조정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도매업계가 경영 개선을 하기 위해서는 도매시장의 확대(매출확대)와 원가 절감 시책 등 다방면으로 대책을 강구할 필요성이 있다. 통계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이 현재 의약품도매 유통업계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종합병원유통일원화제도 일몰, 실거래가상환제도 변경 등 도매업계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매유통업계가 추구하는 발전이나 선진화 목표는 수익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춰 정해져야 할 것이다. 도매시장규모 확대, 사업영역 다각화, 품질경영, 준법정신 확립 등 다양한 과제들이 있겠지만, 이런 과제들을 소형 도매업체 혼자 힘으로 할 수는 있겠지만 많은 문제점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반면 대다수의 우리나라 도매업체들은 동업경험이 없고 경영요소의 한 분야라도 타 도매업체와 함께 하는 것에 대해 미지의 두려움과 번거로움 등으로 제휴 사례가 아주 드믄 실정이다. 따라서 동업 혹은 다양한 전략적 제휴의 장점 등을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게 하여 풀라인(Full-Line)도매와 소형 쇼트라인(Short-Line)도매 간의 전략적 공생을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 시점에서 고민을 함께 나누며 동업 혹은 전략적 제휴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고, 중소도매발전협의회 구성 등이 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협의회를 구성하고 이것이 발전해 ‘의약품 유통포럼’으로 발전하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고민하고 있는 많은 중소형 도매업소들의 앞날도 부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본다.
2010-03-09 1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