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 머크에 당근과 채찍 양동전략
손해배상 소송제기·원만한 타결 시도 전망도
입력 2006.06.14 16:58 수정 2006.06.1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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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엘 AG社가 13일 머크 KGaA社를 상대로 미국 뉴욕 지방법원에 손해배상(punitive damages)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제기의 사유는 머크측이 공시하지 않은 채 쉐링 AG社의 주식을 매입해 미국법을 어겼다는 것.

이로 인해 현재 진행 중인 공개매수(tender offer)에 차질을 유발하고, 쉐링 주주들이 상당한 프리미엄을 보장받으면서 지분을 처분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려는 머크측의 의도가 은폐되었다는 것이 소장(訴狀)에서 제시된 바이엘측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바이엘은 머크측이 보유한 쉐링 지분 21.8% 가운데 미국법에 저촉됨을 불사하고 최근 공격적으로 매입했던 몫을 처분토록 판결해 줄 것을 법원에 주문했다.

바이엘이 제기한 소송과 관련, 머크측은 뚜렷한 입장표명을 유보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바이엘측은 같은 날 내놓은 발표문에서 당초 제시했단 한 주당 86유로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쉐링株를 매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언급했다.

이와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바이엘측이 머크측과 협상에 나서고, 이를 통해 머크가 보유한 쉐링 지분을 좀 더 나은 조건으로 사들이는 방안을 시도할 수도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라 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머크측은 쉐링 지분 20.7%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인데, 이 중 상당수가 바이엘측이 쉐링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최근 수 일 동안 집중적으로 인수한 것이다. 실제로 바이엘과 머크 양측은 최근 3일 동안에만 총 62억 유로 상당의 쉐링 지분을 경쟁적으로 사들인 바 있다.

바이엘측의 경우 당초 인수합의의 조건으로 6월 14일까지 쉐링 지분 75%를 확보키로 약속했던 입장이다. 그러나 13일 현재까지 확보한 쉐링 지분은 60.15% 또는 61.52%에 불과한 상태라는 후문이다.

프랑크푸르트에 소재한 한 독일系 투자은행의 애널리스트는 "머크가 확보한 쉐링 지분을 사들이지 못할 경우 바이엘측이 75%의 지분률에 도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바이엘 경영진이 머크측과 모종의 합의를 시도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바이엘측이 한 주당 90유로 안팎의 조건을 제시하는 선에서 머크가 보유한 쉐링 지분을 인수받는 타결책을 모색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 주당 90유로 안팎이라면 바이엘측이 당초 합의했던 조건에서 6~7억 유로의 추가적인 부담을 감수하게 될 것임을 의미하는 액수이다.

한편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338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 최고(最古)의 제약기업 머크 KGaA社가 마치 헤지펀드와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는 최근 움직임의 배경에 상당한 궁금증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례가 이제껏 전무했을 만큼 유례없는 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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