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소포까지 빗장...K-뷰티 역직구 부담 커진다
美 800달러 이하 관세 확정...EU 150유로 이하 품목당 3유로
입력 2026.08.20 06:00 수정 2026.08.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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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시장의 관세 장벽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소액 소포에 대한 면세 혜택까지 잇따라 폐지하면서 국내 역직구 1위 품목인 화장품도 타격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법원은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800달러 이하 수입품의 소액면세를 철회할 권한이 있다고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2025년 중국·멕시코·캐나다산 소액 수입품 면세 철회 조치를 두고 미국 자동차부품 수입업체 디트로이트 액슬이 대통령의 권한을 벗어난 조치라고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 IEEPA가 대통령에게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부여한 것은 아니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관세 조치를 무효로 판단했다.

국제무역법원은 IEEPA를 근거로 새로운 관세를 만드는 것과 기존 면세 혜택의 적용을 중단하는 것은 다르다고 봤다. IEEPA가 대통령에게 수입을 규제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만큼, 저가 수입품에 적용되던 면세를 철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시행된 소액면세 중단 조치는 법적 근거를 인정받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큰 승리"라며 소액면세 제도를 "관세 회피자들을 위한 거대한 허점"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29일부터 국가와 운송 방식에 관계없이 800달러 이하 상업용 수입품의 소액면세를 전면 중단했다. 현재 한국에서 미국 소비자에게 발송되는 화장품 소포는 소액이라도 면세 대상이 아니며, 품목과 원산지에 따라 적용되는 관세와 통관 절차를 거쳐야 한다.

행정명령에 따른 현행 중단 조치와 별도로 미국 의회는 2027년 7월부터 소액면세의 법적 근거 자체를 폐지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현재는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면세가 중단돼 있으며, 2027년 7월부터는 대통령 조치와 관계없이 관세법상 소액면세 제도 자체가 사라진다.

미국 물류 전문매체 서플라이체인다이브(Supply Chain Dive)는 "소액 소포 면세는 전자상거래 판매자들이 상품을 더 낮은 비용으로 배송하는 데 활용해온 제도"라며, "이번 판결로 저가 수입업체들이 이용해온 소액면세의 부활 가능성이 차단됐다"고 평가했다.

미국에 이어 EU도 지난 7월 1일부터 역외에서 수입되는 150유로 이하 전자상거래 소포에 대한 관세 면제를 폐지했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2028년 7월까지 같은 품목분류와 원산지로 묶인 신고 항목마다 3유로의 임시 관세가 부과된다.

즉, 한 소포에 여러 상품이 들어 있어도 품목분류와 원산지가 같으면 3유로가 부과되지만, 서로 다른 품목분류에 해당하면 신고 항목마다 관세가 붙는다. 스킨케어와 립 제품 등 품목분류가 다른 화장품을 묶어 판매할 경우 단일 상품보다 관세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구조다.

EU는 지난 7월부터 제품 식별정보(PID)를 자율적으로 제출하도록 했으며 오는 11월부터 이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은 한국 화장품 수출을 이끄는 핵심 시장이자 국내 브랜드가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들 시장의 관세 장벽이 높아지면서 한국 화장품의 온라인 해외 직접판매 확대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소액 소포는 해외 소비자가 국내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직접 주문하고 한국에서 주문 건별로 배송받는 온라인 해외 직접판매, 즉 역직구의 주요 배송 방식이다.

그동안 미국은 800달러, EU는 150유로 이하 주문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아 중저가 제품을 소량 판매하기에 유리했지만, 면세 폐지로 해당 금액 이하 주문에도 관세가 붙게 됐다. 특히 EU는 주문금액과 관계없이 고정된 관세가 붙어  최종 결제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발표한 2026년 2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판매·구매 동향에 따르면 화장품 온라인 해외 직접판매액은 7458억원으로 전체 상품군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보다 45.9%, 전분기보다 17.8% 증가했으며 전체 온라인 해외 직접판매액 1조2032억원의 62.0%에 달했다. 2분기 평균환율을 적용하면 약 4억97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화장품 전체 수출액 39억달러의 약 12.7%에 해당한다.

K-뷰티 해외 유통을 맡고 있는 국내 업체 관계자는 "현재 역직구 주문은 중국 등 아시아권 비중이 커 당장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미국과 EU의 장벽 강화는 향후 시장 확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판매량이 많은 브랜드는 현지 물류로 전환할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 브랜드는 관세를 가격이나 배송비에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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