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뇌가 야근 중인가요? 이제 그만 ‘로그아웃’ 하세요!
한방차와 4대 혈자리로 뇌의 과열 버튼 끄는 법

<필자 소개>
유덕주 유덕경희한의원 원장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한방재활의학을 전공, 학위를 취득했다.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전공의 과정을 수료했으며 대한한방재활의학과학회 평생회원 및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이자 통증 및 재활의학분야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유덕주 원장은 현재 경기 안양시 소재 유덕경희한의원 대표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편집자>
■ 들어가는 글
한밤중에 천장을 보며 양을 세다가, 결국 양들이 단체로 야근하고 급기야 사직서를 던지는 풍경까지 상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잠이 보약이다", "미인은 잠꾸러기다" 같은 말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막상 불을 끄고 누우면 눈이 번쩍 뜨이고 낮에는 죽어 있던 뇌세포들이 갑자기 야간 축제를 여는 듯한 경험은 참 괴롭기만 합니다. 피곤해 죽겠는데 정신은 맑아지는 이 기이한 역설 앞에서 우리는 매일 밤 무기력해지곤 하죠.
사실 현대인의 불면증은 단순히 '잠이 오지 않는 문제'를 넘어, 온종일 쉼 없이 돌아간 뇌와 과열된 마음이 미처 퇴근하지 못해 생기는 일종의 '오버히트' 상태입니다.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 내일 마감해야 하는 업무, 누군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를 곱씹다 보면 침대는 휴식의 공간이 아니라 또 다른 소리 없는 전쟁터가 되고 맙니다.
붉은 눈으로 아침을 맞이하는 이 시대의 모든 프로 뒤척러들을 위해, 이번 칼럼에서는 딱딱하고 지루한 의학적 훈계 대신 밤의 평화를 다정하고 스마트하게 되찾아줄 한의학의 힐링 처방전을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어렵고 전문적인 한약 처방 대신 일상에서 향긋하게 즐길 수 있는 '한방차'와, 침대 머리맡에서 내 손으로 꾹꾹 눌러 잠을 청할 수 있는 '스위치 혈자리' 이야기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불면증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기억해둘 만한 숨은 보석 같은 혈자리, ‘완골혈’도 자세히 짚어드릴 테니 눈을 크게 뜨고 따라와 주세요. 물론 침대에서는 눈을 부드럽게 감으셔야겠지만요.
■ 왜 우리는 밤마다 잠과 전쟁을 벌일까?
한의학에서는 불면증을 단순히 수면 호르몬이 부족해 생기는 문제로만 보지 않습니다. 핵심은 바로 ‘수승화강(水昇火降)’의 균형에 있습니다.
본래 자연의 섭리대로라면 차가운 기운인 수(水)는 위로 올라가 머리를 식혀주고, 따뜻한 기운인 화(火)는 아래로 내려가 복부와 발을 데워주어야 몸이 편안한 휴식 상태, 즉 잠에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낮 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장시간 바라본 컴퓨터 화면은 이러한 흐름을 정반대로 뒤집어 놓곤 합니다.
머리는 활활 타오르는 화(火) 기운으로 뜨거워지고 손발은 차가워지니, 컴퓨터에 비유하자면 ‘본체가 과열돼 강제 종료 버튼조차 먹히지 않는 먹통 상태’가 되는 셈입니다.
다행히 이렇게 과열된 머리의 열을 식히고, 위로 뜬 기운을 아래로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데 생각보다 큰 힘을 발휘하는 일상의 레시피들이 있습니다.
■ 침대로 가는 직행티켓, 맛있는 한방차 가이드
마트나 카페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한의학적으로 불면에 탁월한 효능을 가진 차 3가지를 소개합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는 행위 자체가 뇌에게 "이제 쉴 시간이야"라는 신호를 주는 훌륭한 의식이 됩니다.
1. 마음을 토닥이는 따뜻한 위로, '대추차'
한방에서 대추는 단순한 삼계탕 고명이 아니라 천연 신경안정제 역할을 합니다.
효능: 한의학에서 대추는 심장을 달래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양심안신(養心安神)'의 대표 주자입니다. 특히 (멧)대추씨(산조인)를 살짝 볶아서 끓인 차는 예로부터 불면증 처방의 핵심 약재로 쓰였습니다.
추천 타깃: 예민해서 작은 소리에도 잘 깨거나, 낮 동안 받은 스트레스로 밤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분들.

2. 머리의 열을 내리는 은은한 향기, '국화차'
낮 동안 모니터를 보며 머리를 쥐어짜냈다면 머리에 가득 찬 화(火) 기운을 내려주어야 합니다.
효능: 국화는 상체와 머리로 몰린 열을 식혀주고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데 탁월합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가 띵하고 눈이 뻑뻑하면서 잠이 안 올 때 최고의 선택입니다.
추천 타깃: 퇴근 후에도 뇌가 계속 일하는 느낌이 들고, 잡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분들.
3. 기운을 아래로 든든하게 내려주는, '둥굴레차'
구수한 맛으로 친숙한 둥굴레 역시 훌륭한 수면 유도제입니다.
효능: 한방에서 '옥죽'이라 불리는 둥굴레는 체내의 진액을 보충하고 음기를 기르는 데 도움을 줍니다. 몸에 물(진액)이 부족해지면 상대적으로 불 기운이 세지는데, 이를 촉촉하게 달래어 수승화강을 돕습니다.
추천 타깃: 밤이 되면 은근히 몸이 더워지거나 뒤척임이 심한 분들.
■ 내 손안의 수면 스위치, 4대 힐링 혈자리
침대에 누워 무심코 인스타그램을 새로고침 하는 대신, 내 몸의 수면 스위치를 1~2분만 꾹 눌러보세요.
호흡을 깊게 마시고 내쉬며 혈자리를 지압하면 효과가 배가 됩니다.
1. 특별 추천: 머리의 과열을 끄는 메인 스위치, ‘완골혈 (完骨穴)’
이번 칼럼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자리가 바로 이 '완골혈'입니다. 불면증 환자분들의 뒷목을 만져보면 예외 없이 이 부분이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굳어있곤 합니다.
위치: 귀 뒤쪽을 만져보면 툭 튀어나온 큰 뼈(유양돌기)가 있습니다. 그 뼈의 바로 뒷부분으로 쏙 들어간 부위입니다. 왼쪽, 오른쪽 양쪽에 다 있습니다.
지압법: 양손 엄지손가락으로 완골혈을 잡고, 머리 무게를 실어 지시 방향(위쪽)으로 지긋이 3~5초간 밀어 올리듯 눌러줍니다. 5회 이상 반복해 주세요.
효과: 한의학에서 완골혈은 머리로 올라가는 기혈 순환의 통로이자, 대뇌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요충지입니다. 스트레스와 잡생각으로 가득 차 터질 것 같은 머리의 ' 압력 밸브'를 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곳을 풀어주면 신기하게도 뒷목의 긴장이 풀리면서 머리가 시원해지고, 눈이 스르륵 감기는 마법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목과 어깨 통증, 두통이 있으면서 잠을 못 자는 분들께는 그야말로 최고의 혈자리입니다.

2. 마음의 문을 열고 평온을 주는, '신문혈 (神門穴)'
위치: 손바닥을 하늘로 향했을 때, 새끼손가락 쪽 손목 주름 중간에 쏙 들어간 부위입니다. 힘줄 바로 안쪽입니다.
효과: 이름 그대로 '정신(神)이 드나드는 문(門)'이라는 뜻을 가진 혈자리입니다. 불안감을 가라앉히고 심장을 편안하게 해주어 쿵쾅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서서히 잠 기운이 밀려오도록 돕습니다.
3. 머리의 열을 발끝으로 내려주는, '용천혈 (湧泉穴)'
위치: 발바닥을 구부렸을 때 발가락 아래쪽으로 가장 움푹 들어가 'ㅅ'자 모양이 생기는 곳입니다.
효과: '생명 에너지가 샘물(泉)처럼 솟아나는(湧) 혈자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완골혈을 통해 머리의 열을 내렸다면, 용천혈은 그 열을 발바닥 가장 아래쪽으로 완벽하게 끌어내려 몸 전체의 '수승화강' 순환을 완성합니다. 잠들기 전 족욕을 하고 누르면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4. 불안과 초조함을 지우는 쉼표, '내관혈 (內關穴)'
위치: 손목 안쪽 주름의 정중앙에서 팔꿈치 방향으로 손가락 세 마디 정도 올라간 지점, 두 개의 힘줄 사이입니다.
효과: 자려고 누웠을 때 괜히 내일 일이 걱정되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스트레스가 치밀어 오를 때, 또는 구토감이나 멀미처럼 속이 울렁거릴 때 자율신경계를 안정시켜 주는 훌륭한 마음 소화제입니다.
■ 의외로 가장 중요한 것은 '잠드는 습관'
한방차나 혈자리도 중요하지만, 생활습관이 함께 바뀌지 않으면 효과가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불면증이 있는 분들에게 가장 먼저 권하는 습관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늦은 시간 카페인과 음주 피하기 - 자기 전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 일정한 시간에 자리에 눕고, 기상하기 - ★★★잠이 오지 않는다고 눈을 뜨거나 계속 시간을 확인하지 않기★★★ - 침실은 어둡게 하고, 침대에서는 눈을 감고 잠만 자기
이 때, 가장 중요하게 유념할 것은 ‘눈을 감고만 있어도 어느정도 부분은 실제로 수면을 취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잠 드는 것과 달리 눈을 뜨고 감는 것은 나의 의지로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눈을 아침이 올 때까지 계속 감고 있으면서 ‘나는 어느 정도는 자고 있다’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의외로 잠이 빨리 찾아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도 못 자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자체가 몸을 긴장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잠을 억지로 청하여 기다리기보다 마음을 평온하게 가지면서 몸이 자연스럽게 잠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에도 불면증이 지속된다면 참지 마시고 치료와 같은 보다 적극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일주일 정도 잠을 설쳤다고 큰 병은 아니지만, 한 달 이상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고, 낮 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의원에서는 환자의 체질과 원인을 함께 살펴 침 치료와 한약 치료를 시행하며, 생활습관과 수면 습관까지 함께 교정해 보다 근본적인 회복을 돕습니다.
■ 칼럼을 마무리하며: 오늘 밤은 자신에게 '로그아웃' 하세요
불면증을 겪는 많은 분이 "오늘 밤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자야 해"라는 압박감이라는 또 다른 숙제를 안고 침대에 눕습니다. 하지만 잠은 잡으려고 쫓아갈수록 저 멀리 달아나는 청개구리 같은 친구입니다.
오늘 밤에는 '자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따뜻한 대추차 한 잔의 온기를 온전히 음미해 보는 건 어떨까요? 침대에 누워서는 오늘 밤의 주인공이었던 뒷목의 '완골혈'과 손발의 혈자리들을 다정하게 꾹꾹 눌러주면서 말이죠. 몸과 마음의 긴장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한의학의 지혜와 함께, 오늘 밤은 부디 아무런 방해도 없이 깊고 평온한 밤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치열하게 살아낸 당신, 이제 안전하게 로그아웃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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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뇌가 야근 중인가요? 이제 그만 ‘로그아웃’ 하세요!
한방차와 4대 혈자리로 뇌의 과열 버튼 끄는 법

<필자 소개>
유덕주 유덕경희한의원 원장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한방재활의학을 전공, 학위를 취득했다.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전공의 과정을 수료했으며 대한한방재활의학과학회 평생회원 및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이자 통증 및 재활의학분야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유덕주 원장은 현재 경기 안양시 소재 유덕경희한의원 대표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편집자>
■ 들어가는 글
한밤중에 천장을 보며 양을 세다가, 결국 양들이 단체로 야근하고 급기야 사직서를 던지는 풍경까지 상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잠이 보약이다", "미인은 잠꾸러기다" 같은 말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막상 불을 끄고 누우면 눈이 번쩍 뜨이고 낮에는 죽어 있던 뇌세포들이 갑자기 야간 축제를 여는 듯한 경험은 참 괴롭기만 합니다. 피곤해 죽겠는데 정신은 맑아지는 이 기이한 역설 앞에서 우리는 매일 밤 무기력해지곤 하죠.
사실 현대인의 불면증은 단순히 '잠이 오지 않는 문제'를 넘어, 온종일 쉼 없이 돌아간 뇌와 과열된 마음이 미처 퇴근하지 못해 생기는 일종의 '오버히트' 상태입니다.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 내일 마감해야 하는 업무, 누군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를 곱씹다 보면 침대는 휴식의 공간이 아니라 또 다른 소리 없는 전쟁터가 되고 맙니다.
붉은 눈으로 아침을 맞이하는 이 시대의 모든 프로 뒤척러들을 위해, 이번 칼럼에서는 딱딱하고 지루한 의학적 훈계 대신 밤의 평화를 다정하고 스마트하게 되찾아줄 한의학의 힐링 처방전을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어렵고 전문적인 한약 처방 대신 일상에서 향긋하게 즐길 수 있는 '한방차'와, 침대 머리맡에서 내 손으로 꾹꾹 눌러 잠을 청할 수 있는 '스위치 혈자리' 이야기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불면증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기억해둘 만한 숨은 보석 같은 혈자리, ‘완골혈’도 자세히 짚어드릴 테니 눈을 크게 뜨고 따라와 주세요. 물론 침대에서는 눈을 부드럽게 감으셔야겠지만요.
■ 왜 우리는 밤마다 잠과 전쟁을 벌일까?
한의학에서는 불면증을 단순히 수면 호르몬이 부족해 생기는 문제로만 보지 않습니다. 핵심은 바로 ‘수승화강(水昇火降)’의 균형에 있습니다.
본래 자연의 섭리대로라면 차가운 기운인 수(水)는 위로 올라가 머리를 식혀주고, 따뜻한 기운인 화(火)는 아래로 내려가 복부와 발을 데워주어야 몸이 편안한 휴식 상태, 즉 잠에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낮 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장시간 바라본 컴퓨터 화면은 이러한 흐름을 정반대로 뒤집어 놓곤 합니다.
머리는 활활 타오르는 화(火) 기운으로 뜨거워지고 손발은 차가워지니, 컴퓨터에 비유하자면 ‘본체가 과열돼 강제 종료 버튼조차 먹히지 않는 먹통 상태’가 되는 셈입니다.
다행히 이렇게 과열된 머리의 열을 식히고, 위로 뜬 기운을 아래로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데 생각보다 큰 힘을 발휘하는 일상의 레시피들이 있습니다.
■ 침대로 가는 직행티켓, 맛있는 한방차 가이드
마트나 카페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한의학적으로 불면에 탁월한 효능을 가진 차 3가지를 소개합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는 행위 자체가 뇌에게 "이제 쉴 시간이야"라는 신호를 주는 훌륭한 의식이 됩니다.
1. 마음을 토닥이는 따뜻한 위로, '대추차'
한방에서 대추는 단순한 삼계탕 고명이 아니라 천연 신경안정제 역할을 합니다.
효능: 한의학에서 대추는 심장을 달래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양심안신(養心安神)'의 대표 주자입니다. 특히 (멧)대추씨(산조인)를 살짝 볶아서 끓인 차는 예로부터 불면증 처방의 핵심 약재로 쓰였습니다.
추천 타깃: 예민해서 작은 소리에도 잘 깨거나, 낮 동안 받은 스트레스로 밤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분들.

2. 머리의 열을 내리는 은은한 향기, '국화차'
낮 동안 모니터를 보며 머리를 쥐어짜냈다면 머리에 가득 찬 화(火) 기운을 내려주어야 합니다.
효능: 국화는 상체와 머리로 몰린 열을 식혀주고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데 탁월합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가 띵하고 눈이 뻑뻑하면서 잠이 안 올 때 최고의 선택입니다.
추천 타깃: 퇴근 후에도 뇌가 계속 일하는 느낌이 들고, 잡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분들.
3. 기운을 아래로 든든하게 내려주는, '둥굴레차'
구수한 맛으로 친숙한 둥굴레 역시 훌륭한 수면 유도제입니다.
효능: 한방에서 '옥죽'이라 불리는 둥굴레는 체내의 진액을 보충하고 음기를 기르는 데 도움을 줍니다. 몸에 물(진액)이 부족해지면 상대적으로 불 기운이 세지는데, 이를 촉촉하게 달래어 수승화강을 돕습니다.
추천 타깃: 밤이 되면 은근히 몸이 더워지거나 뒤척임이 심한 분들.
■ 내 손안의 수면 스위치, 4대 힐링 혈자리
침대에 누워 무심코 인스타그램을 새로고침 하는 대신, 내 몸의 수면 스위치를 1~2분만 꾹 눌러보세요.
호흡을 깊게 마시고 내쉬며 혈자리를 지압하면 효과가 배가 됩니다.
1. 특별 추천: 머리의 과열을 끄는 메인 스위치, ‘완골혈 (完骨穴)’
이번 칼럼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자리가 바로 이 '완골혈'입니다. 불면증 환자분들의 뒷목을 만져보면 예외 없이 이 부분이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굳어있곤 합니다.
위치: 귀 뒤쪽을 만져보면 툭 튀어나온 큰 뼈(유양돌기)가 있습니다. 그 뼈의 바로 뒷부분으로 쏙 들어간 부위입니다. 왼쪽, 오른쪽 양쪽에 다 있습니다.
지압법: 양손 엄지손가락으로 완골혈을 잡고, 머리 무게를 실어 지시 방향(위쪽)으로 지긋이 3~5초간 밀어 올리듯 눌러줍니다. 5회 이상 반복해 주세요.
효과: 한의학에서 완골혈은 머리로 올라가는 기혈 순환의 통로이자, 대뇌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요충지입니다. 스트레스와 잡생각으로 가득 차 터질 것 같은 머리의 ' 압력 밸브'를 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곳을 풀어주면 신기하게도 뒷목의 긴장이 풀리면서 머리가 시원해지고, 눈이 스르륵 감기는 마법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목과 어깨 통증, 두통이 있으면서 잠을 못 자는 분들께는 그야말로 최고의 혈자리입니다.

2. 마음의 문을 열고 평온을 주는, '신문혈 (神門穴)'
위치: 손바닥을 하늘로 향했을 때, 새끼손가락 쪽 손목 주름 중간에 쏙 들어간 부위입니다. 힘줄 바로 안쪽입니다.
효과: 이름 그대로 '정신(神)이 드나드는 문(門)'이라는 뜻을 가진 혈자리입니다. 불안감을 가라앉히고 심장을 편안하게 해주어 쿵쾅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서서히 잠 기운이 밀려오도록 돕습니다.
3. 머리의 열을 발끝으로 내려주는, '용천혈 (湧泉穴)'
위치: 발바닥을 구부렸을 때 발가락 아래쪽으로 가장 움푹 들어가 'ㅅ'자 모양이 생기는 곳입니다.
효과: '생명 에너지가 샘물(泉)처럼 솟아나는(湧) 혈자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완골혈을 통해 머리의 열을 내렸다면, 용천혈은 그 열을 발바닥 가장 아래쪽으로 완벽하게 끌어내려 몸 전체의 '수승화강' 순환을 완성합니다. 잠들기 전 족욕을 하고 누르면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4. 불안과 초조함을 지우는 쉼표, '내관혈 (內關穴)'
위치: 손목 안쪽 주름의 정중앙에서 팔꿈치 방향으로 손가락 세 마디 정도 올라간 지점, 두 개의 힘줄 사이입니다.
효과: 자려고 누웠을 때 괜히 내일 일이 걱정되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스트레스가 치밀어 오를 때, 또는 구토감이나 멀미처럼 속이 울렁거릴 때 자율신경계를 안정시켜 주는 훌륭한 마음 소화제입니다.
■ 의외로 가장 중요한 것은 '잠드는 습관'
한방차나 혈자리도 중요하지만, 생활습관이 함께 바뀌지 않으면 효과가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불면증이 있는 분들에게 가장 먼저 권하는 습관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늦은 시간 카페인과 음주 피하기 - 자기 전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 일정한 시간에 자리에 눕고, 기상하기 - ★★★잠이 오지 않는다고 눈을 뜨거나 계속 시간을 확인하지 않기★★★ - 침실은 어둡게 하고, 침대에서는 눈을 감고 잠만 자기
이 때, 가장 중요하게 유념할 것은 ‘눈을 감고만 있어도 어느정도 부분은 실제로 수면을 취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잠 드는 것과 달리 눈을 뜨고 감는 것은 나의 의지로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눈을 아침이 올 때까지 계속 감고 있으면서 ‘나는 어느 정도는 자고 있다’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의외로 잠이 빨리 찾아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도 못 자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자체가 몸을 긴장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잠을 억지로 청하여 기다리기보다 마음을 평온하게 가지면서 몸이 자연스럽게 잠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에도 불면증이 지속된다면 참지 마시고 치료와 같은 보다 적극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일주일 정도 잠을 설쳤다고 큰 병은 아니지만, 한 달 이상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고, 낮 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의원에서는 환자의 체질과 원인을 함께 살펴 침 치료와 한약 치료를 시행하며, 생활습관과 수면 습관까지 함께 교정해 보다 근본적인 회복을 돕습니다.
■ 칼럼을 마무리하며: 오늘 밤은 자신에게 '로그아웃' 하세요
불면증을 겪는 많은 분이 "오늘 밤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자야 해"라는 압박감이라는 또 다른 숙제를 안고 침대에 눕습니다. 하지만 잠은 잡으려고 쫓아갈수록 저 멀리 달아나는 청개구리 같은 친구입니다.
오늘 밤에는 '자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따뜻한 대추차 한 잔의 온기를 온전히 음미해 보는 건 어떨까요? 침대에 누워서는 오늘 밤의 주인공이었던 뒷목의 '완골혈'과 손발의 혈자리들을 다정하게 꾹꾹 눌러주면서 말이죠. 몸과 마음의 긴장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한의학의 지혜와 함께, 오늘 밤은 부디 아무런 방해도 없이 깊고 평온한 밤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치열하게 살아낸 당신, 이제 안전하게 로그아웃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