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유연계약'·8월 '제네릭 약가 인하'… 생존 공식 바뀌는 제약업계
6월 유연계약제·8월 제네릭 산정률 45%… 복지부 '약가 정책 연타'에 업계 전운
혁신형·수급안정 선도기업엔 파격 가산… R&D 및 필수의약품 중심으로 생태계 전면 재편
가산 혜택 세부안은 감감무소식에 '혼란' 가중… 연착륙 위한 세밀한 후속 조치 절실
입력 2026.05.21 06:00 수정 2026.05.21 06:01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스크랩하기
작게보기 크게보기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오는 6월 1일 '약가유연계약제' 확대와 8월 1일 '약가제도 개편안' 시행이 확정되면서 국내 제약업계가 거대한 격랑에 휩싸였다. 

제네릭 약가의 대폭 인하와 진입 장벽 상향 등 기업의 수익성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정책 연타가 예고된 가운데, 하반기 실적 방어를 위한 업계의 셈법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이번 정책 연타는 단순한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넘어, 수익 구조를 해체하고 신약 개발과 필수의약품 공급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이다.

내달 1일부터 본격 가동되는 약가유연계약제는 외부 고시 약가와 실제 건강보험 청구·지급 시 적용되는 실질 약가를 이원화하는 제도다.

제도의 핵심 목적은 환자의 편의성 제고다. 현행 약가환급제(위험분담제) 체제에서는 환자가 고시된 상한금액으로 우선 결제한 뒤 차액을 환급받아야 하는 행정적 번거로움과 초기 비용 부담이 컸다. 

약가유연계약제가 도입되면 심사평가원이 별도합의 상한금액을 요양기관에 안내하여, 청구 단계에서부터 이를 기준으로 약제 단가를 산정·수납하게 되므로 환자들의 불편이 대폭 해소된다. 약국 등의 구입약가 역시 분기별 가중평균가격이 별도합의 상한금액을 초과할 경우, 별도합의 상한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명확히 했다.

적용 대상은 신약, 자료보호의약품, 대조약, 희귀의약품,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 동등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 등으로 폭넓게 규정되었다. 다만, 현재 위험분담제 조건이 부과되어 이행 중인 약제는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된다. 

업계 입장에서는 특허 만료 오리지널이나 개량신약까지 적용 폭이 넓어지면서, 약가 인하 방어와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한 대정부 약가 협상 전략이 한층 다변화될 전망이다.

제약업계에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는 것은 8월 1일 시행을 앞둔 약가제도개편안이다. 핵심은 '제네릭 약가의 대폭 인하'와 '과다품목 진입 장벽 상향'이다.

가장 뼈아픈 조치는 제네릭 기본 산정률 하향이다. 기존 오리지널 대비 53.55%였던 최고 산정률이 45%로 일괄 조정된다. 자체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실시 및 식약처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이라는 제네릭 품질관리 기준 요건을 1개만 충족할 경우 36%, 모두 미충족할 경우 29%까지 약가가 추락하게 된다.

여기에 계단식 약가인하(다품목 관리) 기준도 대폭 강화됐다. 100% 산정 기준선이 기존 19개에서 '최초 2개 이상 12개 이하'로 대폭 좁혀졌다. 

13개 제품 이상 등재 시부터는 기 등재 최저가와 산정금액 중 낮은 금액의 85%로 인하되며, 신청제품과 기존 등재 품목 합이 14개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가산기간 경과 후 무조건 산정금액의 85%로 대폭 깎이게 된다. 이른바 '위탁생산(CMO)을 통한 묻지마식 후발 진입'이 사실상 원천 봉쇄되는 셈이다.

또한, 품목 양도·양수 시 상속이나 합병을 제외하고 단순 지위 승계를 통해 삭제된 제품과 동일제제를 다시 등재할 경우, 삭제된 제품의 기존 상한액과 새로운 산정 금액 중 낮은 금액이 적용되어 고가 제네릭 시장을 우회 공략하던 전략이 전면 차단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개편안이 제네릭의 순기능을 지나치게 평가절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네릭은 단순히 특허 만료 약을 베낀 제품이 아니다. 고가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대체하며 건강보험 재정 절감과 환자의 의료 접근성 향상에 막대한 기여를 해왔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감기약 대란에서 증명됐듯, 국내 제약사들의 탄탄한 제네릭 자체 생산 역량은 국민 건강을 지키는 보건안보와 의약품 수급 안정화의 핵심 축이다.

무엇보다 제네릭은 국내 제약산업이 글로벌 신약 개발로 나아가기 위한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블록버스터급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과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현실에서, 제네릭 판매로 창출된 안정적인 수익은 R&D 투자의 핵심 '시드머니'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릭으로 번 수익을 쪼개 신약 파이프라인 임상에 투자하며 버티고 있는데, 당장 주력 품목의 약가가 떨어지면 R&D 동력 자체가 상실될 수밖에 없다"며 "산업 체질 개선이라는 명분은 이해하지만,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 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무조건적인 규제가 아니라며 당근책도 함께 제시했다. 요건을 충족한 혁신형 제약기업에는 60% 수준의 약가 가산을 부여한다. 

새롭게 신설되는 '준혁신형 제약기업' 및 '수급안정 선도기업'에는 국내 생산 시 최대 4년(1+3년)간 50%의 가산을 부여하며, 원료 직접 생산, 국산 원료를 사용한 국가필수의약품은 물론 요건을 충족하는 항생주사제와 소아용 의약품에도 68%의 파격적 우대율을 보장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시행 시점의 불일치에서 오는 제도적 공백이다. 약가 인하 기전과 신규 제네릭 산정률 인하는 8월 1일부터 당장 작동하는 반면,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준혁신형 제약기업'의 세부 지정이나 기 등재 의약품의 재평가 논의 등은 제도 시행 일정과 맞물려 있어 현장의 혼란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은 "약가 인하가 8월에 시행되면서 정작 이를 방어할 우대 조건 인증은 언제 될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책의 앞뒤가 맞지 않아 하반기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며, 사업 계획 자체를 전면 수정해야 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제약업계는 혜택을 증명할 제도가 온전히 정비되지 않은 과도기 동안 인하된 약가를 감내해야 하는 '이중고'에 놓였다. 정책의 본래 취지인 R&D 역량 강화와 필수의약품 수급 안정화로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가산 혜택 적용의 공백기를 최소화하는 보건복지부의 신속하고 정교한 후속 행정 조치가 절실하다.

약업신문 공식 SNS 채널 구독
전체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인기기사 더보기 +
인터뷰 더보기 +
“NMN 암세포 키운다?” 로킷헬스케어 “실험서 확인 안 돼…추측보다 데이터 봐야”
차현준 하이텍팜 신임 대표 "단 하나의 목표 '최고 품질'… 글로벌 초격차 이어갈 것"
"위기를 전문성 강화 기회로"…인천약사 팜페어가 던진 변화 메시지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산업]6월 '유연계약'·8월 '제네릭 약가 인하'… 생존 공식 바뀌는 제약업계
아이콘 개인정보 수집 · 이용에 관한 사항 (필수)
  - 개인정보 이용 목적 : 콘텐츠 발송
- 개인정보 수집 항목 : 받는분 이메일, 보내는 분 이름, 이메일 정보
-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 기간 : 이메일 발송 후 1일내 파기
받는 사람 이메일
* 받는 사람이 여러사람일 경우 Enter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 (최대 5명까지 가능)
보낼 메세지
(선택사항)
보내는 사람 이름
보내는 사람 이메일
@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산업]6월 '유연계약'·8월 '제네릭 약가 인하'… 생존 공식 바뀌는 제약업계
이 정보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
스크랩한 정보는 마이페이지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