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진료비 논의…"비용 통제보다 환자 보호 중심 접근 필요"
'자동차보험 진료비 위탁심사 제도 개선 국회 토론회' 4일 개최
경상환자 치료 제한 논의에 "의학적 근거·환자 중심 제도 필요"
입력 2026.03.05 06:00 수정 2026.03.05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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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홍석철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이태연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송인선 대한한의사협회 보험이사, 임지훈 현대해상화재보험 상무, 김애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동차보험심사센터장, 백선영 국토교통부 자동차운영보험과 팀장,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자동차보험 진료비 관리 정책을 둘러싸고 비용 통제 중심 접근보다 교통사고 피해자 보호와 의료 서비스 질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경상환자 치료 기간 제한 등 제도 개선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자동차보험 제도의 목적과 의료 이용 구조를 고려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남인순·복기왕·송기헌·김선민 의원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자동차보험 진료비 위탁심사 평가 및 제도 개선 토론회’를 개최하고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홍석철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자동차보험 진료비 증가 문제를 특정 의료기관이나 진료행위의 문제로 단순화하기보다 보험 제도 구조와 의료 이용 체계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자동차보험이 환자 본인부담이 없는 구조로 일반 의료시장과 달리 의료 이용 확대 유인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제도 개선 방안으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개정을 통한 심평원 심사 권한 명확화 △진료수가 체계와 의료 이용 구조를 고려한 관리 시스템 구축 △진료 적정성 평가와 환자경험 평가 도입 등을 제시했다.

또 자동차보험 관리 체계와 관련해 물적 손해는 국토교통부가, 인적 손해와 의료비 관리는 보건복지부가 함께 관여하는 이원화 관리 체계 필요성을 제안하며, 단기적으로는 국토교통부와 보건복지부의 공동 고시 방식으로 진료비 관리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자동차보험 진료비 관리 방향과 제도 개선 방안을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태연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가 심평원에 위탁되기 전에는 의료기관과 보험사 간 진료비 분쟁과 소송이 빈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보험 진료비 구조 변화도 언급했다. 과거 자동차보험 진료비에서 한의 진료 비중은 약 4%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약 60% 수준까지 확대됐으며, 최근 5년간 사고 건수와 경상 환자가 감소했음에도 한의 진료비는 약 6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송인선 대한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자동차보험에서 한의 진료비 비중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과잉진료로 단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보험연구원 연구를 인용하며 척추 염좌나 단순 타박상 환자의 자동차보험 진료일수는 한의과와 의과 모두 건강보험 환자의 약 두 배 수준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송 이사는 “건강보험이 제한된 재정 안에서 적정 진료를 관리하는 제도라면 자동차보험은 교통사고 피해자의 원상회복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라며 두 제도를 동일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보험은 환자 본인부담이 없고 비급여 진료까지 보장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비용보다 치료 효과 중심으로 의료기관을 선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빈도 진료 제한이나 심사 기준 강화와 같은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진료비 관리 중심 접근은 환자의 상태에 따른 개별 진료를 제한할 우려가 있다”며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라는 제도의 목적을 고려한 균형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 위탁 제도의 필요성과 한계를 함께 언급했다. 

임지훈 현대해상화재보험 상무는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 위탁 제도가 보험사와 의료기관 간 진료비 분쟁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진료비를 심사하는 구조에서는 전문성이나 기준 차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공적 기관의 객관적인 심사 체계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다만 심평원이 위탁심사를 맡더라도 진료수가나 심사 기준을 직접 결정할 권한이 없어 제도 개선 속도가 기대보다 느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심평원 심사 위탁의 법적 안정성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강제 위탁 방식으로 전환될 경우 재원 부담 방식 등 세부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단체에서는 비용 통제 중심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며 의료 서비스 평가 체계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자동차보험 진료비 관리 논의에서 객관적인 의료 평가 기준이 부족한 상태에서 진료 제한 정책이 논의되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경상환자 치료 기간 제한 등 제도 개선 논의와 관련해 “현재 논의되는 기준이 과연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경험적으로 치료 기간을 정하는 방식은 충분한 근거 기반 정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단순히 진료 기간이나 진료량을 제한하는 방식은 풍선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자동차보험에서도 의료 서비스의 적정성과 효과성을 평가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특히 비급여 진료 관리 문제도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비급여 진료는 자동차보험뿐 아니라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재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구조인 만큼 전체 의료 체계 차원에서 관리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심평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권한과 기능이 부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자동차보험 진료비 위탁심사 제도 개선 국회 토론회’가 개최됐다.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정부와 심사기관은 제도 운영 현황과 개선 방향을 설명했다. 

백선영 국토교통부 자동차운영보험과 팀장은 자동차보험이 교통사고라는 사건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제도인 만큼 건강보험과 구조적으로 다른 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보험은 교통사고 피해 보상을 목적으로 하며 대인 치료뿐 아니라 대물 보상과 보험 상품 구조 등이 함께 고려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동차보험 제도는 대인과 대물 보상을 함께 관리하는 국토교통부가 총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김애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동차보험심사센터장은 심평원이 2013년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 업무를 위탁받은 이후 연간 약 2천만 건, 2조8000억 원 규모의 진료비를 심사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5년간 자동차보험 진료비 증가율이 연평균 3.59%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현재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 수수료가 민간 보험사와 계약 방식으로 운영되는 구조에 대해 심사 독립성과 중립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며 부담금 형태로 재원을 마련하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심사 인력 확충과 함께 심평원이 심사 기준 마련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동차보험에서도 환자 경험 평가 등 의료 서비스 적정성 평가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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