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 각계가 뜯어말리는 약가 개편
'사면초가' 정부 약가개편안... 산·학·연 넘어 노동계까지 '반대 전선' 구축
제네릭 약가 대폭 인하 방침에 각계 우려 쏟아져... "산업 생태계 붕괴 및 고용 불안 초래"
입력 2026.01.30 06:00 수정 2026.01.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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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 개편안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당사자인 제약바이오 업계의 반발로 시작된 논란은 의료계와 학계를 거쳐, 이제는 제약 노동자들의 생존권 문제로 비화하며 노동계까지 가세하는 모양새다. 사실상 정부를 제외한 모든 이해관계자가 ‘반대 전선’을 구축함에 따라 정책 추진 동력이 크게 상실될 위기에 처했다.

"53% → 40%대 인하"... 재정 절감 명분에 흔들리는 산업 기반

논란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정부가 발표한 개편안이다. 정부는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 수준인 제네릭 약가 산정 기준을 40%대로 대폭 낮추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건보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였으나, 산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제약업계는 이번 개편안이 국내 제약산업의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약가 인하 폭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으며, 이로 인해 산업 생태계 붕괴는 물론 필수의약품 공급 불안정,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R&D 동력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특히 정책 수립 과정에서 업계와의 충분한 소통이 부재했다는 점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학계·의료계 "논리 부족하고 현실 외면한 정책" 질타

주목할 점은 제약업계의 호소가 단순한 '밥그릇 지키기'로 치부되지 않고, 전문가 집단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학계에서는 약가 인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의약품 급여정책 연구자 13명은 의견서를 통해 제네릭 산정률 인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과학적 근거 보완과 투명한 절차를 요구했다. 조정원 한국약제학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건보재정 절감만을 위해 제네릭 약가를 깎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며 "기업 이익 감소는 결국 인원 감축과 R&D 투자 축소라는 악순환을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료계의 시각도 다르지 않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정책이 국내 제약산업의 구조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의사회 측은 "다수의 중소 제약사에게 이번 정책은 성장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신호"라며 제약 생태계의 붕괴 가능성을 우려했다.

노동계 가세로 판 커졌다... “일방적 희생 강요 말라”

반대 여론은 노동계의 가세로 정점을 찍었다. 한국노총은 지난 29일 성명 발표와 피켓 시위를 통해 정부 정책을 강력히 규탄했다.

한국노총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약가 조정이 아닌 '노동 생존권'의 문제로 규정했다. 한국노총은 성명에서 "약가 정책은 수만 명 제약산업 노동자의 고용과 직결된 중대 사안"이라며 "정부가 약품비 증가의 구조적 원인 분석 없이 비용 부담을 산업계와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되는 일방통행식 행정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 것이다.

현재의 형국은 정부 약가 개편안이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이다. 제약사가 문을 닫고(산업계), 연구개발이 위축되며(학계), 중소기업이 도산하고(의료계),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는(노동계) 시나리오에 대해 각계가 한목소리로 경고음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 절감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해친다는 비판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정부의 정책 강행은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전망이다. 건보재정을 고갈시키지 않으면서도 산업 생태계를 보전할 수 있는 제3의 대안 모색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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