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미 유래 엑소좀으로 글로벌 공략 나선다
엑소코바이오 김지혜 부장, 이지윤 대리
입력 2025.11.17 06:00 수정 2025.11.17 06:01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스크랩하기
작게보기 크게보기

엑소좀은 최근 몇 년 사이 화장품 업계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신소재 중 하나다. 피부 재생과 항염을 기반으로 미백, 탄력 증진 등의 효과가 있어 업계에선 '차세대 먹거리'로 통한다. 피부과나 에스테틱에선 물광주사, 샤넬주사를 잇는 '4세대 스킨부스터' 소재로도 각광받고 있다. 다만 그 인지도나 인기에 비해 이를 상용화해 선보이는 브랜드는 국내에 35곳 정도로, 드문 편이다.

국내에 처음으로 엑소좀 화장품을 선보인 엑소코바이오는 엑소좀이 개발 초기단계에 있는 만큼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분야라고 말한다. 병원과 에스테틱에서 주로 쓰이던 엑소좀을 일반 소비자용 화장품에까지 이식해온 이들에게 엑소좀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서울 금천구 엑소코바이오 본사에서  지난 11일 김지혜 부장, 이지윤 대리와 함께 했다.

엑소코바이오 김지혜 부장(왼쪽)과 이지윤 대리가 엑소좀 화장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엑소코바이오는 어떤 회사인가

투자 업계에 있던 조병성 대표가 2017년 설립한 엑소코바이오는 엑소좀을 기반으로 의약, 에스테틱, 화장품 분야를 아우르는 바이오 기업이다. 피부과 에스테틱 등에서 사용하는 엑소좀 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2019년 병원용 엑소좀 화장품을 선보이는 브랜드 'ASCE plus'를  론칭했다. 현재 국내 엑소좀 시장 점유율 1위로 확고한 입지를 점하고 있다. 해외 수출도 활발하며, 지난해에는 미국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인 '베네브(Benev)'를 인수했다. 글로벌 사업 확장을 본격적으로 준비 중이다.

 

엑소좀을 핵심 소재로 삼은 이유는

조 대표가 투자자 시절 메디톡스 등에 국내 최초로 투자를 결정하면서 바이오와 화장품 소재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중 엑소좀이란 신소재를 접하고 엑소좀 권위자인 싱가포르의 사이키앙 림(Sai-Kiang Lim) 교수를 직접 만난 후 그 가능성에 확신을 얻고, 상용화하기로 했다.

엑소좀은 우리 몸의 모든 세포가 분비하는 세포 간 신호전달 물질이다. 줄기세포에서 나오는 엑소좀은 줄기세포가 가진 재생 능력과 항염 작용을 다른 세포에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 엑소코바이오가 처음 개발하고 소재 사업에 사용하던 엑소좀은 인체 지방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것이다.

 

독자 기술 'ExoSCRT™'은 무엇인가

국제 기준에 따르면 엑소좀은 30~200㎚ 크기다. 줄기세포 배양액에는 이보다 크거나 작은 다양한 불순물이 섞여 있으며, 그중 일부는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는 물질일 수도 있어 고순도 정제가 필요하다. ExoSCRT™ 기술은 입자 크기와 성분을 정밀하게 걸러내 엑소좀만 선택적으로 분리해내는 엑소코바이오만의 특허 기술이다. 이 기술을 통해 만든 엑소좀에는 1000 가지 이상의 단백질과 성장인자, 600여종의 마이크로 RNA, 400여종의 지질 성분이 포함돼 있다.

 

기존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과 차이는 

배양액 기반 화장품은 줄기세포가 자란 액체에서 엑소좀을 분리하지 않고 그대로 말려 만든 경우가 많다. ExoSCRT™ 기술을 적용하면 순도나 효능 면에서 차별화되기 때문에, 항염이나 재생 효능 면에서 더 뛰어난 성과를 보인다. 흡수력이나 안정성 면에서 소비자 반응도 좋다. 해외에선 의사들이 자신의 얼굴에 반반 테스트를 하기도 했다. 한쪽은 엑소코바이오의 엑소좀, 다른 쪽은 타사 제품을 사용하고 직접 데이터를 분석한 뒤 국제 학회에서 그 차별화된 효과에 대해 발표한 사례도 있다.

 

국내선 엑소좀 사용 제약이 많다던데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엑소좀이란 단어를 표기한 모든 패키지 광고 등을 삭제하고 폐기하라는 공문이 왔다. 엑소좀은 식약처 고시 등록 성분이 아니기 때문에 ‘엑소좀’ 단독 표기가 불가능하다. 대체해서 표현할 수 있는 '인체 유래 줄기세포' 등의 광고 표기도 올해 금지됐다. 지금 출시돼 있는 제품들은 성분명만 기재한다.

엑소좀 자체에 대한 국내 가이드라인도 없다. 자체적으로 해외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제도 정비 및 기준 마련이 꼭 필요하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이를 대비해 국제 학술행사 개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장미 유래 엑소좀 개발 배경은

인체유래 엑소좀은 국내뿐 아니라 유럽, 남미,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화장품 원료로 사용하거나 표기하는 데 제약이 많다. 대체할 수 있는 식물 유래 엑소좀 개발이 필요했고, 장미를 비롯해 에델바이스, 치자, 사과, 캐모마일  등 5개 식물 줄기세포 엑소좀을 연구했다. 그중 장미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이 인체유래 엑소좀과 가장 유사한 마이크로 RNA 26종을 가지고 있고, 항염 및 재생 효과도 유사하다는 점에 근거해 화장품 원료로 채택했다. 원료 수급이 용이하고 대중성도 높은 원료라는 점도 한몫했다.

 

ASCE plus는 어떤 브랜드인가

병원에서 엑소좀 시술을 받은 후 ‘집에서도 엑소좀으로 케어 하고 싶다’는 소비자들을 위해 만든 브랜드다. 병원·에스테틱 전용라인이 기본이며, 최근 일반 리테일 라인으로도 확장해 신제품 출시가 이달 말로 예정돼 있다.

주요 제품은 동결건조된 엑소좀 분말과 이를 녹이는 리퀴드 앰플의 2제형 구조다. 엑소좀은 수분이 닿는 순간 활성화되기 때문에, 동결건조 제형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스킨·두피· 여성 케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일반 소비자용 라인은 두 제형을 섞는 방식이 번거로울 수 있어, 엑소좀을 사전 혼합한 형태로 출시된다. 미스트, 크림, 선 쿠션, 마스크팩 등으로 구성됐다. 가격대는 병원용보다 한 단계 낮춘 중상급 가격대를 생각 중이다. 이달 말 일본을 시작으로 연말엔 미국 아마존 입점을 앞두고 있으며, 국내엔 자사몰 정비가 마무리되는 내년 초 론칭할 예정이다.

 

향후 확장 전략은

지난해 약 5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 해외 매출이 약 60% 수준이다. 병원 전용 파이프라인을 통해 병원용 화장품을 중심으로 50여국에 수출하고 있다. 일본 동남아시아 미국이 주 시장이다. 화장품은 미국 수출 요건에 맞춰 포장 또는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ISO 인증은 완료했다.

앞으로는 식물유래 엑소좀을 중심으로 일반 소비자용 제품의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다. 특히 일본과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B2C 확장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일본은 식물유래 콘셉트에 대한 선호도와 엑소좀에 대한 소비자 이해도가 높아 테스트 마켓으로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엑소좀 기술의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엑소코바이오는 엑소좀을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장기적인 플랫폼 기술로 보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제도적 기반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초기 단계지만, 실제 병원 현장에선 피부 재생이나 항염 효과에 대한 피드백이 꾸준히 축적되고 있다. 향후에는 엑소좀 단일 물질을 넘어서, 목적에 따라 유효 성분을 추가하거나 구조를 조절하는 방식으로도 확장이 가능하다고 본다.

회사 차원에선 동물용 창상피복제, 항암물질 전달체 등의 연구를 병행하고 있으며, 엑소좀을 기반으로 한 의약품 분야 진출도 장기 과제로 삼고 있다.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전체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인기기사 더보기 +
인터뷰 더보기 +
“LDL-C는 가능한 낮게, 가능한 빠르게…심혈관질환 예방 핵심”
[첨생법 날개달다] 차바이오텍 “준비는 끝났다…이제 세계 무대서 승부할 것”
[첨생법 날개달다] 김선진 대표 “코오롱생명, 유전자치료제로 또 한 번 글로벌 간다"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산업][인터뷰] 장미 유래 엑소좀으로 글로벌 공략 나선다
아이콘 개인정보 수집 · 이용에 관한 사항 (필수)
  - 개인정보 이용 목적 : 콘텐츠 발송
- 개인정보 수집 항목 : 받는분 이메일, 보내는 분 이름, 이메일 정보
-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 기간 : 이메일 발송 후 1일내 파기
받는 사람 이메일
* 받는 사람이 여러사람일 경우 Enter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 (최대 5명까지 가능)
보낼 메세지
(선택사항)
보내는 사람 이름
보내는 사람 이메일
@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산업][인터뷰] 장미 유래 엑소좀으로 글로벌 공략 나선다
이 정보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
스크랩한 정보는 마이페이지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