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 대의원 "선출 위임하면 의미 퇴색"
[선출 절차 바꿉시다 (下) ] '구체적 방식 규정에 반영하자' 의견 제시
입력 2016.02.24 12:00 수정 2016.02.2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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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약사회 파견 대의원으로 추천할 분이 있으면 지금 추천해 주십시오."

지난 2월 13일 제주도약사회관.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대한약사회에 파견할 대의원을 선출했다. 선출된 대의원은 모두 4명. 당연직 2명을 제외한 4명의 선출직 대의원이 모두 정기총회에서 결정됐다.

주목할 부분은 선출직 대의원의 결정 과정이다. 제주도약사회는 상급회인 대한약사회 파견 대의원 추천을 총회에 참석한 제주도약사회 대의원들에게 물었다. 관례적으로 추천돼 온 여약사 담당 부회장과 제주시약사회장을 파견 대의원으로 결정하는 것에 대해 대의원들이 동의했고, 나머지 2명의 대의원도 추천 절차를 거쳐 확정했다.

특히 1명의 대의원은 강원호 제주도약사회장이 '대의원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젊은 회원이 있다'며 실명을 공개하며 동의를 구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이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대의원 선출을 마무리했다.

전국 16개 시·도 약사회 가운데 대한약사회 파견 대의원 명단을 정기총회에서 마무리하는 것은 제주도약사회가 거의 유일한 사례다. 나머지 시·도 약사회의 경우 총회의장이나 회장에게 위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일한 제주도약사회의 사례가 부각되는 이유는 다른 시·도 약사회의 대의원 선출방식에 대한 부정적인 단면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대의원 선출 권한이 위임되는 총회의장이 경선으로 선출되고, 정기총회가 세(勢) 대결 양상으로 변질되는 문제가 대두된다. 또, 대의원 추천이 파벌을 만들고, 약사사회를 양분하는 도구로 전락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총회의장과 회장에게 대의원 선출을 위임하는 방식은 민의를 수용하는 대의원총회의 의미를 퇴색하게 하는 것"이라며 "제주도약사회의 사례가 숫자가 많지 않아 가능한 일이라며 비중을 두지 않을 수도 있지만, 타지역에도 다른 방식으로 적용이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대의원 선출방식을 구체적으로 규정에 담을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만 파벌이나 양분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들은 대의원총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판단을 가능한 배제하고, 대의원들의 소신있는 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한약사회 파견 대의원 선출 방식을 규정으로 구체화하자는 제안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부분은 가능한 직접 대의원을 선출하는 방식의 도입이다. 대의원총회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 적어도 지금의 관행적 선출방식은 극복하자는 취지에서다. 일정 자격을 갖춘 대의원이나 회원이 사전에 후보로 등록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

그래서 대의원 선출을 총회의장이나 회장에게 위임할 수 없도록  규정에 반영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대의원이 정치적 입김에서 벗어나 회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총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자유로운 판단을 할 수 있게 하자는 의미다.

또 하나의 방식은 지역 할당제다. 시·군·구로 구분되는 지역별로 대의원 숫자를 비례해 선출하는 방식이다. 큰 틀에서 변화를 주지 않고 선출 규정에 관련 조항을 삽입하는 수준에서 결론을 낼 수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당연직 대의원 규정도 손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너무 광범위해 지역별 안배를 한다 하더라도 당연직을 고려하면 사실상 안배를 할 수 없는 상황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정치적 입김에 따라 대의원이 총회에서 단순히 거수기 역할만 한다면 회원이나 조직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며 "규정을 명확하게 해야만 그나마 대의원으로서 제대로 된 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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