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가는 센시오닉스 ‘에버센스365’ FDA 승인
환자 급여화 강조 및 다이어트 목적 변질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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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국민의 16.7%가 앓고 있다는 당뇨병. 전세계 인구의 7%인 5억3700만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등 당뇨병 인구가 계속 늘어나면서 혈당 관리와 치료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최장 1년까지 착용이 가능한 제품이 미국 FDA 승인을 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반면 비 당뇨인의 무분별한 다이어트에 활용되는 점은 우려를 낳고 있다.CGM은 피부 아래에 삽입한 센서를 통해 세포 간질액에서 포도당 농도를 측정, 전용 수신기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혈당 값을 보여주는 기기다. 한 번 부착하면 7~14일간 작동하며, 외래혈당프로필(Ambulatory Glucose Profile, AGP)을 통해 환자와 의료진이 시각화된 혈당 추세를 볼 수 있다. 매번 혈액 샘플 채취를 위해 손가락을 바늘로 찔러야 하는 기존 자가혈당측정법(Self-Monitoring Blood Glucose Tests, SMBGs)의 불편함을 개선했다. 또 당뇨병 환자들은 잠재적인 저혈당증, 야간 저혈당 및 고혈당 상태를 초기에 알 수 있어 빠른 대처가 가능하고 혈당 관리를 더 쉽고 정확히 할 수 있다.이에 따라 국내에선 연속혈당측정기(CGM)가 혈당 관리와 치료율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시장조사기관 모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CGM 시장 규모는 올해 82억1000만달러에서 매년 연평균 10.52%씩 성장해 2029년 135억400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에서는 1년 가는 CGM센서로 센시오닉스의 에버센스 365가 FDA 승인을 받아 주목을 받았다. 에버센스 365는 쌀알 만한 상완부 피하 이식 센서와 피부 부착 전송기, 모바일 앱으로 이뤄졌으며, 18세 이상 1‧2형 당뇨 환자에 대해 허가받았다. 혈당 데이터는 5분마다 스마트폰 앱으로 전송되며, 혈당이 높거나 낮을 때 진동 알림이 제공된다. 다만 14일 후에는 손가락 끝 혈당 측정을 통한 보정이 1주일에 1회 필요하다.앞서 CGM의 유효성은 유럽 23개 연구기관에서 1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IMPACT 임상시험 결과에서 입증된 바 있다. CGM군은 당화혈색소 수치 증가 없이 저혈당 상태에 있는 기간이 38% 감소하고, 자가혈당측정기군 대비 응급실 방문 38%, 구급차 이송 85%, 입원율 38%, 입원일수 92%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유럽 26개 연구기관에서 2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REPLACE 임상시험에서는 CGM군의 당화혈색소가 유의미하게 감소했고, 저혈당 상태에 있는 기간은 43%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현재 국내에는 카카오헬스케어가 마켓컬리, 이마트몰 등 온라인 유통플랫폼을 통해 판매하는 ‘덱스콤 G7’과, 대웅제약이 미국 애보트와 판권 계약을 맺은 ‘프리스타일 리브레’, 한독의 ‘바로잰핏’ 등이 대표적인 CGM 제품이다. 특히 카카오헬스케어의 경우 당뇨 발병 위험이 큰 전당뇨 고객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그러나 일각에선 이같은 시장 확대가 부적절한 혈당 관리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제기한다. CGM은 당초 실시간 혈당 관리가 필요한 1‧2형 당뇨병 환자 관리를 위해 출시된 의료기기이지만, 최근 블로그나 SNS를 중심으로 비 당뇨인들의 다이어트 수단으로 무분별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실제로 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 3월 성명을 통해 “당뇨병이 없는 사람의 체중 감량을 위한 CGM 사용은 적절치 않다”며 “비만 관리 목적으로 CGM을 사용하는 것은 객관적인 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경고했다.특히 우리나라에서는 CGM 제품을 일반인도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는 반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이 없는 점과, 환자용 제품이어도 1·2형에 따라 급여기준이 다른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현재 CGM은 1형 당뇨병 환자에게만 급여가 적용되고 있으며, 급여 역시 사비로 관련 제품을 구입 후 이를 증빙해 공단에 청구하는 방식이어서 절차가 다소 번거로운 편이다.관련 학회 및 환자단체는 1형 희귀질환 등재를 통한 급여화가 필요하며, 늘어나는 만성질환자 관리를 위해 2형 당뇨병까지 CGM 급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